아티스트(Artist‧연예인) 한 명에 울고 웃는 엔터주의 모습에 일각에선 ‘포괄 공시 제도’를 본격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티스트 활동 내용을 투명하게 공시해야 한단 주장이다.
주가가 연일 내린 탓에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Price earning ratio)은 ▲하이브(대표 박지원) 34.8배 ▲JYP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욱) 25.19배 ▲SM엔터테인먼트(대표 장철혁) 21.58배에 한참 못 미치는 16.46배를 나타내고 있다. 시가총액 역시 1조572억원으로 몸집이 가장 작다.
YG 주가가 급락한 데는 블랙핑크 전속 계약 종료가 영향을 미쳤다.
멤버 전원 이적설 등 현재 온갖 소문이 나도는 상황에서 YG는 확실한 답을 내놓고 있지 않다.
로제만 재계약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 시각이지만, 로제 또한 YG를 떠날 거란 새로운 소식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기훈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연구원은 “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몇 년간 빅뱅 재계약 여부, 최대 주주 이슈(Issue‧문제), 그리고 블랙핑크 재계약까지 인적 리스크(Risk‧위험)가 지속해서 부각되고 있다”고 평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연구원도 “두 달째 블랙핑크 재계약 관련 공식 발표가 없어 시장 불신이 극대화되는 중”이라며 “향후 어떤 시나리오(Scenario‧각본)든 공식 입장 발표 시 불확실성 해소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대표 최병철닫기최병철기사 모아보기) 연구원은 “블랙핑크 재계약과 관련된 현시점 시나리오는 전원 재계약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3인 재계약의 경우, 블랙핑크 매출은 기존 70~80%로 유지될 것이나, 그 미만의 경우엔 50% 미만으로 급감한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 분석했다.
투자자들 또한 업종의 성장성과 무관하게 대표 연예인에 따라 흔들리는 엔터주에 답답함을 호소한다.
올해 2분기, 전년 대비 209% 넘게 성장한 289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YG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목소리다.
금융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대표 김군호‧이철순)에 의하면 YG는 올 3분기 영업이익도 2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13% 오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엔터주 관련 ‘포괄 공시 제도 도입’을 요구한다. 포괄 공시는 상장법인이 중요 정보를 판단해 시장에 자발적으로 알리는 제도다.
포괄 공시 제도 도입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아티스트 한 명의 불투명한 소식에 회사 전체가 휘청이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지드래곤 계약 만료 소식이 처음 전해질 당시에도 YG 주가가 크게 낮아진 적 있다.
이웃 회사 ‘하이브’도 마찬가지였다.
1년 전 방탄소년단(BTS)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완전체 활동 휴식을 선언하자 바로 다음 날 주가가 무려 24% 빠졌다.
멤버들의 일부 발언이 단체 활동 중단으로 해석되면서다. 당시 시가총액은 2조원 가까이가 하루아침에 증발했다.
뒤늦게 “BTS 단체 활동 일정이 정리되지 않았을 뿐 없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음에도 반등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엔터사들은 아티스트 관련 사안이 음반·공연·광고 등과 엮여있어 공시에 넣는 데 난색을 나타내지만, 거래소는 지금 규정만으로도 엔터사 공시 문제를 다룰 수 있단 입장이다.
특정 아티스트의 활동 여부 등 엔터테인먼트사 정보를 미리 아는 회사 직원들이 주식 매매 등으로 수익을 낸 사례마저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현재 포괄 공시 가이드라인(Guideline‧안내 지침서)을 두고 있다. ‘매출과 수익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 연예인과 전속 매니지먼트(Management‧관리) 계약이 중도 해지되면 공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한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는 “‘상당한 영향’이라는 표현이 추상적이긴 하나, 일반 상장법인이 보통 매출액 10% 이상 변동이 생길 때 수시 공시한다는 점을 비춰보면 대략적인 기준 파악이 가능하다”며 “포괄 공시 제도가 향후 하나의 정식 제도로 뿌리내릴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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