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감 일주일 전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비용-편익(B/C) 분석 결과가 왜곡되고 자의적으로 해석됐다며 포문을 열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역으로 민주당이 자의적이고 왜곡된 해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국민의힘은 최근 감사원이 제기한 전임 문재인정부의 부동산통계조작 논란을 거론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 양평고속도로 B/C분석 결과 신뢰 논란, 야당은 로데이터 제출 요구
10일 국토위 국감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이었다. 앞서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국토부가 김 여사 일가에 특혜를 주고자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2년 전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해당 노선이 지난 5월에 갑자기 변경됐고, 변경된 노선의 종점인 양평군 강상면에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국토부는 국감을 5일여 앞둔 지난 5일 해당 사업의 B/C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국토부는 대안노선이 종점구간 예타 반영노선에 비해 사업비가 더 많이 들지만(약 3% 수준) 교통량이 더 크게 증가(약 22% 수준)하기 때문에 B/C 값이 더 높다고 밝혔다.
원희룡 장관은 국감장에서 “관련 자료를 모두 국회에 제출했다”고 말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해당 자료들이 로데이터(가공 전 원본 통계) 없이 국토부에 의해 자의적으로 해석된 내용들이라며 로데이터 제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B/C 결과를 민주당 입장에서만 재해석해 왜곡·조작이라고 한다"며 "민생 현안이 많은데도 오로지 정쟁으로 이끄는 양평 고속도로만 문제삼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인구 25만명인 3기 신도시가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유발하는 수요가 하루 1천대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 결과, 해당 고속도로가 인구 60만명인 서울 송파구와 연결되면 교통량이 4천대 증가한다는 국토부 자료를 제시했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양평군 종점을 옮기는 것만으로 교통량이 6천대 늘어날 것이라는 국토부의 용역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원희룡 장관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도로 통행에 관한 전문적 분석 경험을 가진 분들이 답변하는 게 책임 있는 답변일 것”이라며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 유경준 의원, 文정부 통계조작에 재건축조합 1조원대 피해 주장
야당의 공세가 양평고속도로에 집중됐다면, 여당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통계조작 논란에 대해 집중적인 공세를 펼치며 방어에 나섰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통계 조작으로 주택 가격 변동률을 낮게 만들어 전국 24개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 내지 않아도 될 부담금 약 1조원을 더 내게 됐다"고 주장했다.
재건축 부담금은 재건축으로 인한 집값 상승분 일부를 조합이 정부에 내는 것이다. 재건축 종료 시점 주택가액(준공 시 집값)에서 재건축 개시 시점의 주택가액과 개발 비용을 제외한 뒤 정상 집값 상승분(정기예금 이자율 또는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 중 높은 비율 선택)을 빼 산출한다.
유경준 의원이 부동산원에서 '재건축부담금 예정액 검증보고서'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받은 51개 단지의 부담금은 총 1조86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KB국민은행 통계를 적용해면 부담금이 9600억원으로 낮아진다는 것이 유 의원의 주장이다.
원희룡 장관은 "(재건축 부담금 산출식의) 정상 집값 상승분은 신뢰할 수 있는 통계에 근거해야 부담하는 국민이 수용하게 될 것"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보고 그 내용에 따라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원 장관은 “(집값 통계 조작은) 민주주의 근본을 허물고 국민의 국가에 대한 신뢰와 존재 이유를 스스로 무너뜨린,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 날 국감에서는 또 다른 민생현안인 대규모 전세사기에 대한 대응방안 등은 집중적으로 거론되지 못했다. 이 같은 현안들은 16일 있을 LH 국감과 19일 있을 HUG 국감 등에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LH 아파트의 부실감리 및 시공 문제는 맹성규 민주당 의원과 허종식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하며 대책을 촉구했고, 원희룡 장관과 이한준 LH사장 등이 적극적 대응을 약속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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