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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맨’ 한채양·박주형, 경력 도합 60년 “위기의 신세계를 구하라”

기사입력 : 2023-09-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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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 '칼 빼들었다'
전통 '신세계맨' 한채양·박주형, 실적 개선 숙제

박주형(왼쪽)대표와 한채양 대표가 각각 신세계,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이사와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이미지 확대보기
박주형(왼쪽)대표와 한채양 대표가 각각 신세계,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이사와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신세계그룹이 칼을 빼 들었다. 예년보다 빠른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계열사 대표 40% 가량을 한꺼번에 교체했다.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파격적인 결정이다. 신상필벌을 원칙으로 한 이번 인사에서 ‘정용진의 남자’라고 불리던 강희석닫기강희석기사 모아보기 이마트·SSG닷컴 대표이사와 손영식 신세계 대표는 동시에 해임됐다. 대신 전통 ‘신세계맨’ 한채양, 박주형 대표가 수장자리에 올랐다.

이번 인사는 신세계 그룹 창사 이래 역대 최대로 인사 폭이 컸다. 신세계는 “변화와 쇄신, 시너지 강화, 성과총력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회사의 경쟁력 전반을 재정비함과 동시에 경영환경을 정면돌파하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실행력 강한 조직 진용을 새롭게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이명희닫기이명희기사 모아보기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출범한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데다 적자 폭 확대 등 지속적인 실적악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2분기 연속 이마트 매출을 추월하면서 유통업계 지각변동이 생긴 것 역시 영향을 끼쳤을 거란 추측이 나온다.

올해 2분기 실적으로만 보면 이마트는 연결기준 올 2분기 매출액은 7조 27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7%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530억원으로 전년 동기간(영업손실 123억원) 보다 적자가 확대됐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액 62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0.8%로 소폭 늘었고, 영업이익은 92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3.9% 감소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혁신할 기회는 여러 번 있었지만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취한 게 아니었나 싶다”며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도 새로움 보다는 결국 있는 걸 활용한 정도였기 때문에 매력도가 떨어진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이번 인사에서 오프라인 유통 부문에 가장 큰 변화를 줬다. 급변하는 유통업계에서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그 중에서도 여러 계열사를 겸직하는 형태로 인사를 단행한 점과 신세계 DNA를 가진 인물들을 수장 자리에 앉힌 점이 눈에 띈다.

신세계 대표이사에는 신세계센트럴시티 박주형 대표를 내정했다. 박주형 대표는 신세계와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한다.

박주형 대표는 전통 ‘신세계 맨’이다. 1959년생인 박 대표는 동국대 회계학과 출신으로, 1985년 신세계에 입사해 38년간 근무한 인물이다. 인사과로 입사한 그는 ▲91년 경영기획실 ▲99년 경영관리팀 ▲04년 경영지원실 상무 ▲06년 백화점 지원본부장(상무) ▲07년 백화점부문 지원본부장 부사장 ▲11년 이마트부문 전략경영본부장 부사장 ▲12년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 ▲13년 신세계 지원본부장 부사장 ▲14년 신세계지원본부장 겸 신규사업본부장 부사장 ▲15년 신세계 지원본부장 부사장 ▲16년 센트럴시티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은 ‘One 대표체제’로 전환하고,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인 한채양 대표를 내정했다.

한채양 대표는 1965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신세계그룹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09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기획관리담당 상무보 ▲11년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기획관리담당 상무보 ▲13년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팀 상무 ▲15년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보 ▲16년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총괄 부사장보 ▲18년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총괄 부사장 ▲19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신세계그룹은 “통합대표체제 운영을 통해 조직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와 성과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지속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해결해야 할 숙제는 많다. 하지만 박 대표와 한 대표 모두 각각이 맡았던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고, 누구보다 신세계 속사정을 잘 아는 인물인 만큼 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쇄신, 강화하고, 새로운 성과창출 및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성과능력주의 인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 준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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