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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남성 독차지 석화 임원에 여성 발탁 [여기 어때? (21)]

기사입력 : 2023-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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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부회장 ‘과학 비전’ 연장선
탈탄소 강화 R&D 여성 비율 32%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미지 확대보기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20%를 넘어섰다.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는 기업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여성의 경쟁력이 기업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는 과연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인가. 〈편집자 주〉

‘탈탄소‘라는 시대적 흐름을 앞당기려는 LG화학(대표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을 이끄는 한 축이 여성 R&D(연구개발) 인재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기업 특유의 남성 중심 기업 문화도 변하고 있다.

LG화학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국내 임직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15%(2216명)이다. 남성 직원 대비 여성 평균 기본급은 관리직 93%, 비관리직 76% 수준이다.

국내 기업 평균은 60%로 남녀 임금격차가 적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임금격차는 남성 직원이 근속년수가 많기 때문에 발생한다.

LG화학이 전통적으로 남성이 많은 석유화학 업계에 속해 있으면서도 이전부터 배터리 소재·바이오 등으로 사업 전환을 발빠르게 준비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 LG화학 R&D 관련 부서에서 여성 직원 비율은 32%(962명)로 전체 보다 더 높다.

LG화학은 여성 친화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여성 사외이사도 적극 확대했다. 지난해 LG화학은 이현주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사외이사진 4명 가운데 절반을 여성으로 채운 것이다. 자산 2조원이 넘는 상장 기업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1명 이상 두도록 하는 법 개정도 있었지만 법적 요건을 넘기며 단순히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 적극적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성 사외이사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추진하는 ‘화학 기업에서 과학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비전에도 부합한다. 이들이 기술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현주 교수는 바이오매스·탄소중립·친환경 분야 등을 폭넓게 연구하고 있다. LG화학이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된 석유화학 공정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바꾸려는 만큼 관련 기술 정책에 조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화순 교수는 미래 거버넌스를 정치와 과학기술 관점에서 연구해 온 학자다. 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에 속할 정도로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조예가 깊다.

LG화학은 여성 직원들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마련해 커리어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여성 인재 프로그램은 여성 리더로서 커리어 비전과 로드맵 수립을 돕는다. 지난해에도 54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또 사내 인트라넷에 우먼 라운지 사이트를 개설해 성희롱·괴롭힘 신고센터, 심리상담, 법률·재무 관련 컨설팅을 제공한다.

그 결과는 여성 임원 확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2020년 6명에 불과하던 LG화학 여성 임원은 지난해 10명으로 확대됐다. 상대적으로 여성 인재풀이 많았던 바이오·경영지원 계열 임원 외에도 석유화학 관련 임원이 다수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장영래 분석연구소장 상무, 안정헌 석유화학연구소 신소재개발담당 상무, 정지후 LGCCI(중국) 석유화학 광주영업담당, 주은정 LGCHZ(중국)법인장 등이다.

이밖에도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기업문화 증진을 위한 복지 제도를 대기업 수준 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LG화학은 6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직원에 법정 육아휴직(1년) 보다 많은 최대 2년을 보장한다. 난임치료, 종합검진 등 의료비, 심리상담 등 신체·정신적 건강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지난 2018년부터는 퇴근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 ‘플렉스타임’을 모든 사무·기술직에 전면 도입했다. 플렉스타임제를 신청한 직원은 하루 8시간 근무를 채울 수 있는 출·퇴근 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 가령 오전 7시에 출근하면 오후 4시에 퇴근할 수 있는 식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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