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김형일 기자] 삼성전자(대표이사 한종희·경계현)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지분을 일부 매각하며 3조 원 규모 현금을 확보한 가운데 이 자금을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6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ASML 보유 주식은 올해 1분기 629만7787주에서 2분기 275만72주로 354만7715주 줄었다. 지분 가치는 같은 기간 5조5970억원에서 2조6010억원으로 줄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2조9960억원 가량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이번 지분 매각이 이르면 올 연말 도래하는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평택 메모리반도체·파운드리, 충남 천안 패키징 라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등에 짓고 있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에 필요한 비용 확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올초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빌려 올 상반기 반도체 사업에 역대 최대 규모인 23조2473억원을 쏟아부었다.
서병훈 삼성전자 IR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말 실적발표회에서 “인프라와 연구개발(R&D), 패키징 투자를 지속해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이 불황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선두를 수성하는 '초격차' 전략을 구사해 왔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지난 1분기 4조5800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4조360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과거 금융위기로 2008년 4분기 6900억원, 2009년 1분기 7100억원 적자를 낸 후 14년 만이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적 판단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며 “이유를 명확하게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적인 전략적 판단은 내부에서 이뤄지며 대외비”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가 투자금 확보를 위해 현재 보유 중인 기업 지분 중 일부를 추가로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ASML뿐만 아니라 보유 중이던 1000억원 규모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 주식 238만주, 500억원 규모 국내 종합 장비 회사 에스에프에이(SFA) 154만4000주도 각각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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