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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이석기‧박봉권 ‘양손잡이 경영’… “CFD‧PF 우려 지우고 DT로”

기사입력 : 2023-07-31 00:00

(최종수정 2023-07-3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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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 이하 자산 비율 0.3%…‘증권사 2위’
디지털 전환 가속화 위해 ‘DT 전략부 신설’

교보증권 이석기‧박봉권 ‘양손잡이 경영’… “CFD‧PF 우려 지우고 DT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교보증권의 쌍두마차 이석기‧박봉권 대표의 ‘양손잡이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양손잡이 경영이란 기존 핵심사업의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신생 창업기업처럼 혁신 사업에 도전하는 경영 방식을 의미한다.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Societe Generale)증권 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서 ‘차액 결제거래’(CFD‧Contact For Difference)가 가장 많은 증권사로 꼽히며 미수채권 우려를 낳았지만, 증거금률 상향과 같은 선제 조치로 논란을 피해 갔다. 하반기 경제 뇌관으로 거론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에 있어서도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석기‧박봉권 대표는 안정적 경영에 기반해 하반기엔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 속도를 더 높일 계획이다.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토큰 증권 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 사업 등에 박차를 가하고자 ‘DT 전략부’도 신설했다.

시장 우려 불식시킨 상반기

교보증권 상반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시장 우려 불식’이다. 지난 5월 기준 CFD 관련 미수채권 규모는 50억원 미만으로 집계됐다. 2016년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CFD를 도입한 교보증권은 1분기 기준으로 CFD 거래 잔액이 증권사 중 가장 컸다. 하지만 미수 채권 규모는 우려만큼 크지 않았다. 같은 기간 매수채권 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증권사가 6곳이었던 점에 비하면 양호하다.

교보증권 측은 이에 관해 ‘선제적 리스크(Risk·위험) 관리’ 덕분이라 설명했다. SG 사태 전부터 종목별 증거금률을 상향하고 비대면 계좌 개설을 제한하는 등 조치에 발 빠르게 나선 결과라는 것이다. 또한 SG증권이 아니라 싱가포르계 증권사 ‘CGS-CIMB’와 해지 계약을 맺고 있는 점도 피해를 줄이는데 한몫했다.

부동산 PF도 양호한 건전성을 유지하는 중이다. 지난 1분기 교보증권의 연체 3개월 이상 고정 이하 자산(부실채권)은 전 분기 대비 38%(59억원) 감소한 95억원으로 확인됐다. 부실 자산 비중을 의미하는 고정 이하 자산 비율은 0.3%였다. 수치가 낮을수록 자산 건전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보증권의 고정 이하 자산 비율은 20대 증권사 중 키움증권(0.1%) 다음인 2위를 차지했다.

교보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은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2019년 79.6%에서 2020년 65%, 2021년 66.3%로 내렸다. 지난 1분기엔 56.5%를 기록했다. 경쟁사들이 많게는 80%까지 치솟는 상황과 비교했을 때 안정적 경영이라 볼 수 있다.

재무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순자본 비율(NCR·Net Capital Ratio)은 무려 677.4%에 달한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00%를 6배 이상 웃돈다. NCR은 자기자본에서 비유동성 자산 등을 뺀 영업용 순자본을 위험투자액(손실 예상액)으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표기한 지표다. NCR이 높다는 건 재무위기 대응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뜻한다.

신용 분석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로 꼽히는 유동성 비율은 129.1%로 나타났다. 이 역시 당국 규제치 100%를 큰 폭 상회한다. 유동성 비율은 만기 3개월 이내 자산을 부채로 나눈 값이다.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 능력, 또는 신용 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사용된다. 금융당국이 증권사 유동성 비율 권고치를 100%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보증권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리스크 관리에 주력한 결과 자기자본은 불었다. 올 1분기 자기자본 규모는 1조615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7%(2082억원) 증가했다. 현재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이 8800억원으로 높은 편이라 지적받긴 하나,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분양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어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는 게 교보증권 측 입장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교보증권은 ‘리스크 관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다 보면 시장이 좋아질 때 수익 창출력이 다른 증권사보다 낮아질 순 있지만, 지금처럼 시장이 어려울 땐 손실 폭도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객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에 힘쓸 것”이라 덧붙였다.

‘양손잡이 경영’ 이어가는 하반기

이석기‧박봉권 대표는 하반기에도 양손잡이 경영을 이어갈 방침이다. 특유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지속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겠단 각오다.

이석기 대표는 지난 4일 여의도 교보증권 본사 비전 홀에서 열린 소비자 중심 경영(CCM·Consumer Centered Management) 선포식에서 주요 임직원들과 함께 “앞으로 모든 경영 활동을 소비자 관점, 소비자 중심에서 하겠다”고 다짐했다. 고객 관련 현안을 전담하고 책임지는 최고 고객 책임자(CCO‧Chief Customer Officer)에 김철우 금융소비자 보호 총괄 책임자 직무대행을 임명하는 한 수도 뒀다.

김철우 CCO는 “고객 중심이 핵심 가치임을 인식하고 최상의 금융상품 제공과 서비스로 소비자 이익 증진에 기여하고자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소비자 권익 증대를 위해 다각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해 소비자 만족을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CCM은 기업이 하는 모든 활동을 소비자 관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관련 경영 활동을 계속 지속해서 개선하는지를 한국소비자원(원장 장덕진)에서 평가하고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에서 인증하는 국가 인증 제도다.

교보증권은 올해까지 CCM 체계를 구축하고 내년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CCM 인증을 획득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각 조직 부서장과 실무책임자로 구성된 CCM 추진 협의체를 통해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소비자 중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또한 소비자 피해 예방에 앞장서고자 제도와 서비스 등을 지속해서 개선하려 한다.

혁신 방안으론 DT에 힘을 더 기울일 계획이다. 교보증권은 지난 25일,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눈에 띄는 건 ‘DT 전략부 신설’이다. 디지털 혁신 가속화와 디지털 신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부서로, 미래 성장 동력인 STO, 본인 신용 정보 관리업(Mydata), 디지털 플랫폼 등을 전담한다. 디지털 마케팅 파트도 신설했다. 비대면 영업 활성화와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해서다. DT 전략부는 오준혁 부서장이, 디지털 마케팅 파트는 박성제 파트장이 이끌어간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 혁신 가속화로 변화가 필요한 만큼 조직 개편을 통해 새로운 고객 저변 확장을 시도했다”며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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