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공개매수제도가 부활하게 되면 인수합병(M&A) 관련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새 수익처로 각광받고 있다. 또 공개매수를 계기로 파생 딜(Deal)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도 만들 수 있다.
어깨 펴는 공개매수에 인수금융 ‘방긋’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2023년 현재 공개매수 주관 및 인수금융 실적으로 오스템임플란트, 한세실업, 루트로닉 등 기업들이 있다. 2022년까지 범위를 넓히면 그레이트리치과기유한공사, 맘스터치앤컴퍼니, 한화솔루션 등이 추가된다.NH투자증권은 최근 투자업계에서 공개매수 관련해 최다(最多) 트랙레코드를 기록한 증권사로 꼽히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에스테틱 의료기기 전문기업 루트로닉 지분을 확보하는 공개매수 사무취급 대리와 브릿지론 금융주선을 모두 맡았다. 루트로닉 공개매수는 오는 7월 14일까지다. 거래가 성공하면 NH투자증권은 공개매수 수수료로 33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단일 공개매수 계약 건 기준으로 수수료 수준이 높다. 여기에 NH투자증권은 총 6172억원 규모 브릿지론을 주선하기로 했는데, 2023년 7월 12일부터 6개월 간 최소고정금리 6.5%가 적용된 이자수입을 더할 수 있다.
1차 공개매수에서 11억원의 매수 수수료가 책정됐고, 특히 역대급의 1조7000억원의 브릿지론(최저고정금리 연 6.5%) 제공이 주목받았다. 이어 NH투자증권은 2차 공개매수에서도 매수 수수료 2억2000만원, 2495억원(최저고정금리 연 7%) 규모 브릿지론을 주선했다.
NH투자증권은 초대형 IB(투자은행) 대형 증권사로, 2023년 1분기 연결 기준 자기자본이 7조2512억원 규모다. 올해 1분기 연결 순영업수익(4848억원) 가운데 인수주선, M&A 자문, 채무보증 관련 등 IB 부문 수익 비중은 368억원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초읽기’ 의무공개매수제도 촉매제
M&A 시장이 활기를 띠고 증권가 IB 부문도 반색하고 있다. 공개매수는 증권사들에게 수익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대형 증권사는 전국적인 지점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공개매수 수행에 용이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부활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1997년 처음 도입됐으나,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여파로 기업 간 M&A를 어렵게 해서 구조조정을 지연시킨다는 이유로 1년 만에 폐지된 바 있다. 그리고 일반주주의 권리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다시 부활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국민의힘 의원은 2023년 5월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도입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법안에 따르면, M&A 과정에서 지분 25% 이상을 보유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잔여 주주를 대상으로 총 지분의 50%+1주 이상을 공개매수 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M&A 과정에서 대주주에게만 프리미엄을 챙겨주던 관행을 깨고 일반주주 지분도 동일한 가격으로 매수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정책적 지원사격도 있다. 의무공개매수제도 부활에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3년 4월 1일자로 공개매수 사전 자금확보 부담 완화 방안을 시행했다.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이 위축된 가운데 인수금융에서 IB 사업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공개매수 주관부터 인수금융까지 패키지 서비스로 종합 솔루션을 내걸고 있다.
증권업계 IB 관계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로서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향후 IPO(기업공개) 등까지 이를 수 있도록 아우르는 종합금융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금융자문뿐만 아니라 공개매수 주관, 인수금융 자금 조달까지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2차, 3차로 추가되는 거래까지 초점을 맞출 수 있어서 먹거리 확대를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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