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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당일배송? 아니요”…당일 ‘배달’ 나선 이유는

기사입력 : 2023-06-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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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에 주문하면 오후 6시까지 배송
배달비 무료, 고객 '락인효과' 노린다

컬리가 전개하는 미식딜리버리 서비스. /사진=마켓컬리 앱 이미지 확대보기
컬리가 전개하는 미식딜리버리 서비스. /사진=마켓컬리 앱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컬리가 당일 저녁 배송에 나섰다. 사실상 당일 배송이 아니라 ‘배달’ 개념이다. 고객이 유명 맛집의 간편식 세트를 점심시간에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까지 이륜차로 배달해준다. 아직까진 ‘시범 운영 기간’이다. 컬리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고 향후 정식 서비스 론칭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새벽배송 플레이어인 컬리가 갑작스레 당일 ‘배달’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컬리 관계자는 “직매입 구조에 특성화된 큐레이션 서비스 등의 장점을 살려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간편식 2~3개 메뉴와 음료 등 한 끼 메뉴를 빠르게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추후 고객의 리뷰를 살펴보고 계속 운영할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식 딜리버리’란 이름으로 운영되는 이 서비스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선보이는 당일배송 서비스와는 살짝 다르다. 신선식품이나 공산품 등을 대상으로 4륜차로 배송하는 게 아니라, 그날 먹을 밀키트 상품을 이륜차로 배달하는 일종의 배달서비스다.

가장 유사한 모델은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라고 볼 수 있다. B마트는 배달의민족이 직매입한 상품을 도심형 물류센터 MFC(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를 통해 20~30분 이내 배달하는 서비스다. 배달시간에서 다소 차이가 나긴 하지만 이륜차를 통한 당일 배송 서비스란 면에서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다.

업계는 이커머스 업체들 간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자 차별화를 두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상장 재추진을 준비 중인 컬리는 외연 확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컬리는 배달비 부담없는 딜리버리 서비스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마켓컬리 앱 이미지 확대보기
컬리는 배달비 부담없는 딜리버리 서비스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마켓컬리 앱
컬리가 시범 운영 중인 ‘미식 딜리버리’는 마켓컬리 베스트셀러 메뉴를 매일 다른 구성으로 선보이며 배달비는 무료다. 메뉴 구성은 조리 시간 15분 내에 완성할 수 있는 메인 요리부터 디저트, 음료까지 다양한 제품들로 구성했다. 컬리는 메뉴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리뷰를 제공하기 위해 매일 오전 11시에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다만, ‘미식 딜리버리’가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지가 미지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무료배송이면 수익보단 고객유치에 집중한 서비스로 보인다”라며 “컬리 특성상 충성고객이 두텁기는 하지만 객단가가 높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맛집 메뉴는 아니더라도 쿠팡이나 B마트에서도 밀키트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 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컬리가 2주간만 시범운영을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컬리는 다양한 서비스로 소비자의 반응을 보는 한편, 다른 방면에서 수익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물류센터 효율화 작업과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통해서다. 송파물류센터와 화도, 죽전, 곤지암 등이 문을 닫고, 대신 김포 물류센터와 경기 평택 등이 업무를 진행해 배송 효율화에 나섰으며 지난 4월에는 경남 창원 물류센터가 문을 열면서 비수도권 배송 서비스를 강화했다. 판관비는 181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8% 가량 줄였다.

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 효과는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096억원, 영업손실 305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0.6%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1% 개선됐다.

이 외에도 컬리는 차별화를 위해 오프라인에서 운영하는 문화체험공간 ‘오프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7월에는 오프라인 행사 ‘2023 컬리 푸드 페스타’를 연다. 온·오프라인을 연계해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앞서 버티컬 서비스 ‘뷰티컬리’와 간편결제 서비스 ‘컬리페이’ 등을 론칭해 매출액 증대와 고객 ‘락인효과’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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