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정부의 신탁방식 정비사업 활성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신탁업계가 위축된 분위기다. 특히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이하 책준형)’ 수주가 급감하면서 관련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일 한국신용평가가 발간한 ‘2025년 부동산신탁업 Peer Report’에 따르면, 책임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한 사업장이 증가하면서 신탁사가 PF대주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1심에서 패소한 사례도 늘고 있다.
KIS등급 대상 6개 주요 신탁사(교보·대신·대토신·코람코·한투)의 경우, 2024년 말 기준 신탁계정대 잔액 중 책준형 사업 관련 비중이 51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해 소송 충당부채 또는 공탁금 납부 부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14개 신탁사 중 6곳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된다.
부동산신탁사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직접 수탁해 시행·관리하는 특수한 전업 신탁회사로, 금융계열과 비금융계열로 나뉜다. 신탁방식 개발은 '차입형'과 '책준형'으로 나뉘는데, 차입형은 신탁사가 직접 사업비를 조달해 시행하는 구조로 리스크가 큰 반면 수익성도 높다.
반면, 책준형은 시공사가 책임준공을 확약하는 구조로 비교적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평가돼 왔다. 다만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공사원가 상승, 시공사의 부도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며 책준형의 ‘안전성’도 리스크가 되고 있다.
책준형 사업장의 분양률 및 공정률도 차입형 대비 열위에 머물고 있다. 차입형은 일반적으로 신탁사의 책임준공 기한 관련 의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입주 지연 리스크 외에는 공정률과 관련한 부담이 제한적이다. 책준형은 비주거 비중이 높고, 참여 시공사의 시공능력이 낮은 경우가 많아 준공 지연·분양 부진이라는 리스크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책준형 상품 리스크가 현실화되며 신규 수주실적이 급감하고 있다. 국내 신탁사들은 지난 2021년 5779억원의 책준형 신규 신탁수주 실적을 기록했으나, 2022년에는 4006억원으로 1700여억원 줄었다. 이후 2023년 878억원, 2024년 75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책준형에 의존하던 신탁업계가 사업 다각화와 수익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다. 일부 신탁사는 차입형 개발신탁 수주로 선회하며 대응하고 있으나, 이 역시 분양성과에 따라 재무 리스크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평가된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금융1실 수석연구원은 “신탁업계가 부동산 경기 저하로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고려할 때 신탁업 수익성 회복에는 시일이 필요해 보인다”며 “지난해는 차입형·책준형 현안사업장 관련 재무부담 발생·정리가 주요 쟁점이었다면, 올해에는 책임준공 기한 미준수 사업장 관련 주요 리스크요인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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