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법사금융, 보이스피싱 등 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민생금융범죄에 총력 대응한다.
이날 간담회는 김 처장의 지난 5월 취임 후 첫 번째 공개행사다. 김 처장은 금감원 설립 후 첫 내부출신 여성 부원장으로, 서울여상 졸업 후 한국은행에 입행해 금감원 부원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2021년 불법금융대응단장으로 보이스피싱 단속 및 대응 업무를 담당할 때 '김미영 잡는 김미영'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날 김 처장은 금융소비자보호 부문 중점 추진과제를 설명하고 금융회사의 협력과 동참을 당부하는 한편, 업계 및 소비자단체 의견을 청취했다.
소비자보호가 각 금융회사의 조직문화로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대규모 소비자 피해 사건을 수습하고 제도적 장치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근본적인 대응보다는 개별 현안 처리에 치우친 측면이 있었고 소비자보호를 비용요인이나 리스크요인으로만 인식하여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향도 있었다고 지목했다.
김 처장은 "앞으로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업무 전반에 걸쳐서 소비자 중심의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금융회사도 소비자보호가 장기적 수익창출과 성장의 기반이 되는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함께 노력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실제 금융상품의 개발, 판매, 사후관리 등 전 단계에서 이러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소간의 의문이 있다"며 "특히 금소법상 설명의무가 대폭 강화되었으나 소비자의 실질적인 이해를 돕기보다는 형식적으로 필요한 서명을 받는데 중점을 두는 등 오히려 금융회사의 면책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및 업계와 함께 소비자의 행동편향이나 정보수용능력 등을 고려한 소비자 친화적인 설명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또 김 처장은 "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 있어서도 소비자보호 장치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지를 보다 심도 있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금소처와 각 업권별 감독, 검사부서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 처장은 "금소처의 민원 및 판매분석 정보를 적시에 공유해 감독·검사업무 등에 반영되도록 하고, 소비자보호와 관련한 이사회나 경영진 면담 또는 현장점검도 공동으로 실시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금융회사도 소비자보호 체계 작동 여부를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하는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제시했다.
불법사금융, 보이스피싱 등 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민생금융범죄에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고금리, 고물가 등 어려운 경제상황을 악용한 금융사기나 불법사금융으로 국민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범죄는 취약계층의 삶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어 무엇보다 피해구제와 예방이 중요하고, 이러한 불법행위가 금융시스템을 매개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금융업계와 관계기관 모두 시급히 대처해야 할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김 처장은 "금감원은 금년 10월까지 '불법사금융 특별근절기간'을 운영하여 불법사금융 피해를 신속하게 수사의뢰하고 피해자에게 법률과 금융지원 제도를 안내하는 등 소비자 피해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또 '가상자산 연계 투자사기 신고센터'를 설치해 제도 공백기를 틈탄 코인 관련 투자사기에 수사기관과 함께 신속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필요 시 소비자경보 발령 등을 통해 피해 확산을 차단하는 한편, 피해현황이나 피해발생의 양태 등을 파악하고 유관부서와 공유해 향후 가상자산 관련 감독·검사업무에도 반영되도록 하기로 했다.
금융회사나 임직원을 사칭하는 광고 등 불법행위에 대해 적극 수사를 의뢰하는 등 금융회사에도 당사자로서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근원적 금융분쟁 감축을 위한 사전 예방 활동 강화, 금융의 디지털 전환에 대응한 소비자보호 강화도 과제로 제시했다.
이날 참석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비자가 금융기관에 가장 바라는 바는 무엇보다 믿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는 것"이라며 "민원이나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면 그런 불만이 왜 제기되었는지를 소비자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태도를 가져준다면 소비자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지현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위원은 "기업들이 ESG 이슈를 대할 때와 같이, 금융회사도 소비자보호를 바라볼 때 ‘비용이 들어가는 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앞으로는 소비자보호에 얼마나 적극적인지가 우수한 금융기관을 구분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소비자보호에 힘써줄 것"을 제시했다.
6개 금융협회 소비자보호 담당 임원들이 각 업권을 대표해서 "금융업계도 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소비자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 정착을 위하여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 금소법에 따른 소비자보호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자율 점검하고 미흡사항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협회는 "감독당국도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필요한 가이드라인이나 해석을 제공하는 등 업계를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 직후 열린 기자브리핑 자리에서 김 처장은 "금융회사들과 소비자보호를 조직문화로 내재화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금소법이 힘들게 제정돼 소비자보호의 엄청난 진전을 이룰 것 같았지만 여전히 분쟁과 민원이 다수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보호 체계 기본적인 틀은 어느 정도 갖췄지만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측면에 따라 영업현장 직원들 마음 속에 소비자보호가 조직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점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특정 금융업권에 대한 당부가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 김 처장은 "전 권역이 모인 만큼 (특정 권역에 대해) 그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처장은 "작년 실손보험 관련 민원이 두 배 이상 급증해 빅이슈였던 만큼 보험사에 민원 감축 노력을 당부했다"며 "민원 예방을 위한 탐지 기능과 신속 공유 체계 구축 필요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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