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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성공에 ‘우주 ETF’ 주목… 미소 띤 한화운용 권희백

기사입력 : 2023-06-05 00:00

(최종수정 2023-06-0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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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누리호 총괄
우주 항공·UAM 담아낸 ETF ‘성과’

▲ 권희백 한화자산운용 대표이미지 확대보기
▲ 권희백 한화자산운용 대표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의 첫 실전 발사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지난 25일 실용위성을 목표 궤도에 올려놓은 것이다.

반면 31일 북한이 쏘아 올린 ‘우주발사체’는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하고 말았다. 기술적‧구조적 차이가 상반된 결과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자체 기술로 위성을 우주 궤도에 보낼 수 있을 만큼 성장하는 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표 손재일‧김동관)가 있었다. 한화그룹(회장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의 대표 계열사다. 누리호 엔진(Engine‧동력기)과 핵심 부품인 터보펌프 등을 제작‧총괄했다.

아니나 다를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최근 3개월간 15.5% 뛰었다. 누리호 성공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늘면서다.

이를 예견하고 일찌감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우주 관련 종목을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로 담아낸 운용사 대표는 방긋 웃었다. 한화자산운용 대표 ‘권희백’이다.

일찌감치 ‘우주·항공’에 집중하더니 일냈다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아먹듯 ‘우주‧항공’에 선도적으로 집중한 한화자산운용이 일을 냈다. 최근 우주‧항공이 성장할 것이란 투자심리가 반영되면서 ‘ARIRANG 우주항공&UAM iSelect ETF’가 높은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김은총‧고한준 운용역이 운용하는 해당 ETF의 1일 기준 최근 6개월간 수익률은 9.68%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며 차익을 실현한 이들이 자금을 빼면서 수익률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다. 4월 초만 해도 20% 넘는 수익률을 보였었다.

이 ETF는 ▲한화 11.06% ▲현대위아(대표 정재욱) 10.59%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0.15% ▲현대자동차(대표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장재훈‧이동석) 9.95% ▲LIG넥스원(대표 김지찬) 9.94% 등에 큰 비중으로 투자한다.

한화자산운용은 줄곧 ‘우주‧항공‧UAM’을 올해 가장 주목할 상품으로 뽑아왔다. ETF 사업본부를 이끄는 김성훈 본부장은 올 1월 ‘ARIRANG K방산Fn ETF’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저희가 신규 상품 상장 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장기 성장 가능성’”이라며 “올해 주목하는 메가트렌드(Megatrend‧시대적 흐름) 중 하나가 ‘우주‧항공‧UAM’”이라 말했었다.

자신감 배경엔 ‘정책적 수혜’와 ‘국제 정세’가 있다. 지난해 이미 누리호 2차 발사를 세계 7번째로 성공한 데다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가 ‘세계 7대 우주 강국 도약’이라는 이유다. 우주‧항공 산업을 두고 전 세계 각국이 패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 역시 상승세를 이끌 요소라 봤다. 당시 김성훈 본부장 말을 듣고 해당 ETF를 샀다면 10%에 가까운 수익이 가능했다.

‘ARIRANG 우주항공&UAM iSelect ETF’ 상승세는 기관이 이끌었다. 연초부터 누리호 발사 하루 전인 5월 24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7억5000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은 약 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누리호 발사가 예정됐던 지난 한 달 동안만 기관은 3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집어넣었다.

김은총 ETF 운용역은 1일 <한국금융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우주‧항공과 방산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서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며 “해당 분야 시가총액 1위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는 상황인 만큼 하반기에도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정부 주도의 우주 산업… ‘장밋빛’ 그려져
앞으로 우주 산업은 어떻게 될까? 증권가는 장밋빛 전망을 그리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대표 홍원식닫기홍원식기사 모아보기) 연구원은 “국내 우주 산업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번 누리호 성공은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준 것”이라 전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대표 임태중) 연구원은 “우주 산업이 향후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란 인식은 진영과 관계없이 공통적”이라며 “우주 산업 상승세는 국방과 연계돼 군용 위성 통신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가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평했다.

장기적으로 정책적 수혜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전히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제4차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에 맞춰 달려가고 있다.

오는 2032년 ‘달 착륙 완수’ 2045년 ‘화성 탐사’가 목표다. 이를 위해 독자적인 우주 기술 확보에 한창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는 올해 50억원을 우주 분야 모태펀드에 출자하기로 했다. 민간 우주 스타트업(Startup‧신생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전용 펀드를 100억원 규모로 조성하려 한다.

미래가 환한 만큼 우주를 둘러싼 펀드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4월 한국투자신탁운용(대표 배재규)은 ‘한국투자 글로벌 우주 경제 펀드’를 출시했다. 위성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사소통), 우주 과학 등 7개 테마(Thema‧주제)별 대표성을 띤 300개 종목과 ETF에 투자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대표 임동순)은 1년 전인 2022년 5월, 국내외 산업을 포괄하는 ‘NH-Amundi 글로벌 우주항공 펀드’를 선보였다. 세계적인 금융 정보 제공 업체 ‘팩트셋’(FactSet‧대표 필 스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우주‧항공 정비, 인공위성 산업 등에 걸친 편입 종목을 선별한다.

한 금융 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하에 산업이 성장하고, 그로 인해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국내 우주‧방산 산업을 주도하는 한화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만큼 관련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한화자산운용은 우주‧항공 분야 외 ETF 상품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4종 ETF 중 13개를 ‘최초’ 타이틀(Tittle‧명칭)로 세상 밖에 내보냈는데, 전년(1조6544억원) 대비 23.8%(3944억원) 늘어난 2조488억원의 순자산액을 기록 중이다.

과연 하반기에도 긍정적 신호탄을 이어갈 수 있을까?

김성훈 ETF 사업본부 본부장은 하반기 유망한 투자 섹터(Sector‧분야)로 해외 빅 테크(Big tech‧대형 정보기술 기업) 및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업종을 제시한 상태다. 올 상반기 한 걸음 일찍 움직여 시장을 선도한 만큼 한화자산운용의 내일도 주목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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