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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역점…불공정거래 감시 과제 진행형 [윤석열 정부 1년 - 증권·자본시장]

기사입력 : 2023-05-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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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상장' 일반주주 보호·'깜깜이 배당' 개선
낮은 PBR 여전…'제2 하한가 사태' 방지책 중요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10일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자본시장 정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제약적인 규제를 재정비하는 데 역점을 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쪼개기 상장'에 제동을 걸고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때 일반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했다.

증시 '큰 손'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로 한국 증시 접근성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은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다.

아울러 주가조작 등 각종 불공정거래에 대한 엄단으로 자본시장 투명성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외인 투자자 접근성 높이고, '동학개미' 일반주주 보호하고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3년 5월 9일 코스피 지수가 2510.06에 마감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출범 1년 주가 수익률은 전년(2022년 5월 10일 종가 2596.56) 대비 3.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고(高)물가, 고(高)금리 경제 여건까지 투심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동산 경기 둔화 흐름 가운데 지난 연말 PF(프로젝트파이낸싱)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유동성 위기가 단기 자금시장을 얼어붙게 했던 게 컸다. 정부의 50조원+α(알파) 규모 유동성 대책이 다행히 시장에 적절한 신호가 되면서 정상 궤도로 회복했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에 포함됐던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를 취임 후 정책적으로 상당히 적극적으로 시행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동학개미' 개인투자자가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일반주주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들이 부각됐다.

2022년 말 물적분할 추진 때 투자자 보호가 제도적으로 보강됐다. 물적분할 추진 기업은 주주보호 방안 및 향후 상장 계획 등을 공시하고, 상장기업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되도록 했다.

1992년 도입 후 30여 년간 유지돼 온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도 외국인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조치로 주목된다.

'깜깜이 배당'으로 일컬어져 왔던 배당 제도 개선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대표 정책이다. 2024년(2023년 결산배당)부터 주식 투자자들은 배당액을 보고 기업에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금융위원회는 "배당투자 활성화로 기업의 배당성향이 제고되면 단기 매매차익 목적의 투자 대신 장기 배당투자가 활성화 돼 증시 변동성이 완화되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크게 기여하고 시장효율성도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대체거래소(ATS) 인가 절차 개시, 토큰증권(STO) 제도화 물꼬 등 새로운 투자지형과 다양한 투자상품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들이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

토큰증권 관련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법안을 2023년 상반기 제출하고, 이르면 2024년 말 시행하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ATS는 2013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설립 근거가 마련된 이후 처음으로 인가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마쳤으며, 이후 본인가 등을 거쳐 2024년 정식 출범 가능성이 예정돼 있다.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연구원은 15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패널토론 모습. / 사진= 한국금융신문(2022.09.15)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연구원은 15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패널토론 모습. / 사진= 한국금융신문(2022.09.15)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불법 공매도 엄단 의지도 보였다.

금융당국, 검찰, 한국거래소는 2022년 관계기관 합동으로 불법공매도 적발을 강화하고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대폭 확대, 개인투자자의 담보비율을 인하 등 공매도 대책을 내고 후속 조치를 마무리했다.

금융위는 2023년 2월 불법(무차입) 공매도 금지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법인명을 처음으로 실명 공개하기도 했다.

가뭄에 저수지를 고치듯 IPO(기업공개) '뻥튀기' 청약 제도 개선도 마무리했다. 금융투자협회는 2023년 4월 기관투자자의 허수성 청약을 근절하기 위해 주관회사의 주금납입능력을 확인하는 방법을 규정에 신설했다.

주식양수도 방식의 M&A(인수합병)를 통한 경영권 변경 때 일반주주도 지배주주와 동일한 가격에 보유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의무공개매수 제도' 부활도 법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금융위는 2023년 5월 공개매수 때 사전 자금확보 부담 완화, 비계열사 합병가액 산정 유연화 등을 포함한 '기업 M&A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은 2020년 폐지됐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재출범했다.

주가조작 의혹에 증시 투명성 '휘청'…사후약방문 속도
그럼에도 여전히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진행형 과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결산 재무제표를 반영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투자지표를 2023년 5월 2일 종가 기준으로 산출하니 코스피200 기업의 PBR이 0.9배로 집계됐다. PBR는 장부가치 대비 시가총액으로, 비율이 1배 미만이면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 됐다는 얘기다. 이는 23개 선진국의 평균 PBR(2.9배), 24개 신흥국 평균 PBR(1.6배)에 둘 다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코스피200의 이익 대비 주가수준을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도 11.3배로, 선진국 평균(17.9배), 신흥국 평균(12.5배)을 모두 하회했다.

특히 2023년 4월 24일 SG(소시에테 제네랄)증권 발(發) 매물 출회에 따른 코스피·코스닥 8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는 증시 투명성에 충격파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남부지검 합수단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주가조작 의혹 사태에 대해 공조 수사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과 27일 오전 9시30분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M&A 지원 세미나'를 개최했다. 패널토론 모습. / 사진= 한국금융신문(2023.03.27)이미지 확대보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과 27일 오전 9시30분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M&A 지원 세미나'를 개최했다. 패널토론 모습. / 사진= 한국금융신문(2023.03.27)
국민의힘과 정부는 2023년 5월 9일 당정 협의를 통해 "주가조작 범죄에 대한 처벌 제재 수준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기존 형사처벌 외에 부당이득의 최고 2배를 환수하는 과징금 체제를 신설하는 내용으로 자본시장법을 조속히 개정해 처리하기로 했다. 또 주가조작 적발 시 10년간 자본시장 거래를 제한하고 상장사 임원 선임을 제한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도 추진한다. '최소 30일 전' 매매목적과 가격, 수량, 매매 예정기간 등을 공시하도록 하는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도 속도를 낸다. 또 현재 파견 형태 임시직제인 합수단은 2023년 5월 중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합수부)'로 상설화해 정식직제로 전환시켜 운영하기로 했다.

미래를 위한 과제로 금융당국은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IB들의 자기자본은 2022년 77조원으로 지난 10년간 약 2.2배, 순영업수익은 6조9000억원으로 약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크게 성장했으나, 여전히 자기자본 등 규모 면에서도 아시아 10위권 내 회사가 전무한 상황이고, 해외 점포의 수익비중도 전체 수익의 약 4.3%로 글로벌 IB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2023년 금융위, 금투협, 자본시장연구원이 개최한 '제1차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서 금융위는 "우리 금융투자사들이 절대적인 자본규모나 업력에서 글로벌 IB들에 비해 부족하지만, 코리아디스카운트 요인들을 하나하나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는 것과 같이 이번 정부는 한국 금융투자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더 이상 공허한 구호로만 남겨놓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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