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종합 자산관리 계좌(CMA·Cash Management Account)가 ‘일 복리 효과’ 등으로 다시금 큰 관심을 받는 가운데 카카오페이증권(대표 이승효)도 CMA 인기에 올라탔다.
CMA가 인기를 끌자 은행권에서도 ‘이자 선지급 경쟁’이 불꽃 튀게 됐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중심으로 ‘수시입출금 통장’(파킹 통장)이 자금 이동 방어에 나섰다. 토스뱅크(대표 홍민택닫기홍민택기사 모아보기)에 이어 케이뱅크(대표 서호성닫기서호성기사 모아보기), Sh수협은행(행장 강신숙닫기강신숙기사 모아보기)까지 파킹 통장을 통한 ‘이자 선지급’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거기다 최근엔 예금 이자까지 먼저 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시장금리 하락기 속 먼저 이자를 받으려는 금융 소비자들의 수요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증권사 CMA, 하루만 예치해도 이자가
증권사의 CMA 계좌는 단기자금 예치용으로 유용하다. 투자자 예탁금을 활용해 국공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Certificate of Deposit), 단기 회사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특성상 예치 기간에 제한이 없다. 하루만 예치해도 이자가 붙는다. 입출금도 자유로워 단기자금을 굴리기 좋다. 다만, 예금자 보호가 적용되진 않아 유의가 필요하다.
카카오페이증권의 ‘매일 이자 받기’ 역시 CMA 예탁금 이자를 날마다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CMA 계좌 이용 시 기존 제공되는 ‘최대 5% 예탁금 이자’ 혜택과 더불어 일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매일 원할 때마다 ‘이자 바로 받기’를 누르면 보유한 CMA 예탁금에 대한 이자가 지급된다. 매일 이자를 받지 않을 경우, 매주 월요일에 전 주 잔액 평균을 기준으로 이자가 들어온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현재 예탁금 이자 관리를 위한 다양한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내가 받는 이자’ 탭에선 사용자가 지금까지 받은 이자와 한 달 치 예상 이자를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 혜택 미리 보기를 통해 종합계좌의 예탁금 구간별로 받을 수 있는 혜택도 미리 파악할 수 있으며, 원하는 금액만큼 잔액이 채워지도록 예약 충전도 설정해 최대 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
올 3월부터는 모회사인 카카오페이(대표 신원근닫기신원근기사 모아보기)와 손잡고 최대 연 5% 예탁금 이자를 지급하는 ‘채울수록 불어나는 계좌 혜택’ 이벤트(Event·행사)를 운영 중이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카카오페이증권 종합계좌 예탁금 30만원에 연 5%, 30만원~100만원에 연 2.5% 예탁금 이자를 제공한다. 카카오페이증권 종합계좌 사용자는 예탁금 이자와 함께 송금 전면 무료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매일 이자 받기’ 서비스로 매일 예탁금 이자 혜택을 누림과 동시에 종합계좌 잔액에 따른 혜택을 확인하고 잔액을 관리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담았다”며 “사용자들이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주식 투자부터 자산관리까지 다양한 투자 영역에서 최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CMA에 응수 놓은 은행… 파킹 통장 통한 ‘이자 선지급’
은행권은 증권사 CMA에 ‘이자 선지급’ 서비스로 응수를 놓고 있다.
지난해 3월 국내 금융사 최초로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를 시행한 토스뱅크는 최근 한층 더 진화된 형태의 이자 서비스를 내놨다. 올 3월, 예금 가입과 동시에 예금 이자를 먼저 제공하는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토스뱅크 측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일 평균 303억원씩 유입돼 출시 33일 만에 판매액 1조원을 넘어섰다.
현재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의 경우엔 출시 1년 만에 이용자 298만명, 이용 횟수 1억5000만회라는 실적을 쌓았다. 토스뱅크 전체 이용자가 이 서비스로 받은 이자 규모는 약 2670억원에 달한다.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이자 선지급’ 경쟁에 뛰어들었다. 케이뱅크는 지난 1월부터 파킹 통장 ‘플러스 박스’에 바로 이자를 받는 게 가능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카카오뱅크 오는 24일 ‘바로 이자 받기’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얼마 전 파킹 통장 ‘세이프 박스’ 특약도 개정했다.
시중은행 가운데는 Sh수협은행이 지난달 27일 관련 서비스를 내놨다. 파킹 통장 ‘Sh매일 받는통장’에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를 넣은 것이다. 파킹통장 가입자가 이자 받기를 신청하면 전날까지 통장의 거치 금액에 해당하는 이자를 즉시 받을 수 있다.
‘주차’(Parking)와 ‘통장’의 합성어인 파킹 통장은 차를 잠시 주차하듯 언제든 돈을 넣었다 뺄 수 있어 이목을 끈다. 1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정기 예·적금과 달리 단기 예치만으로 고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주로 인터넷 은행과 제2금융권에 속하는 저축은행이 해당 상품을 운용 중이다. 일 이자가 아닌 ‘월 이자’ 지급이긴 하지만, IBK기업은행(행장 김성태닫기김성태기사 모아보기)의 IBK중기근로자급여파킹통장이나 SC제일은행(행장 박종복닫기박종복기사 모아보기)의 제일EZ통장 등 최근에도 파킹 통장 출시는 계속되고 있다.
다만, 시장금리가 떨어지며 파킹 통장 금리도 다소 낮아졌다. 현재 최고금리를 기준으로 ▲OK저축은행(대표 정길호닫기정길호기사 모아보기) 연 4.5% ▲토스뱅크 연 3.3% ▲Sh수협은행 연 3.0% ▲케이뱅크 연 2.6% ▲카카오뱅크 연 2.4% 금리가 파킹 통장에서 제공된다.
CMA VS 파킹 통장… 관건은 시장금리 향방?
비슷하지만 다른 CMA와 파킹 통장 경쟁의 관건은 시장금리 향방이 될 전망이다. 현재는 시장금리 하락이 예상되며 증권사 CMA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지만, 시장금리가 다시 높아지면 주식시장이 다시 시들해짐과 동시에 파킹 통장 인기가 재부상할 수 있어서다.
일단 최근 수익률 면에선 CMA가 앞선다. 증권사들의 CMA는 은행권 파킹 통장에 비해 비교적 금리가 높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1% 초반이었던 증권사들의 이자율은 연 3% 중반까지 올라왔다.
7일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의 발행 어음형 ‘CMA’가 3.60%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서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이만열) 발행 어음형 ‘미래에셋증권CMA’ 3.55% △미래에셋증구건 환매조건부 채권(RP‧Repurchase Agreements)형 ‘CMA RP_네이버통장’ 3.55% △SK증권(대표 김신닫기김신기사 모아보기·전우종) RP형 ‘행복나눔CMA’ 3.50% △다올투자증권(대표 이병철·황준호) RP형 ‘CMA’ 3.45% △KB증권(대표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박정림) 발행 어음형 ‘KB able CMA’ 3.40% △IBK투자증권(대표 서정학) RP형 ‘IBK투자증권 CMA’ 3.40% △현대차증권(대표 최병철) RP형 ‘The H CMA’ 3.40% 등 대다수 증권사 CMA 금리가 3%를 웃돈다.
높은 수익률 덕분에 올해 봄부터 CMA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CMA 계좌 잔액은 67조89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57조5036억원) 대비 16% 늘어난 수준이다.
CMA는 아니지만, 메리츠증권(부회장 최희문)의 ‘슈퍼 365 계좌’도 눈여겨볼 만하다. 예탁 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하지 않아도 보유 현금에 별도 신청 없이 일 복리 이자 수익을 제공하는 RP 자동 투자 서비스를 비롯해 국내 주식, 해외 주식, 펀드, 채권 등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업계 최저 수준 수수료로 거래하는 게 가능한 슈퍼 365 계좌는 지난달 초 예탁 자산 300억원을 돌파했다.
한 금융 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금리 하락 추세가 예상되는 만큼 금융 소비자들이 높은 이자를 먼저 받으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CMA 매력이 부각되는 가운데 선지급 이자 서비스를 앞세워 대응하는 인터넷 은행 등의 움직임도 주목되는 상황”이라 평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금리 하락기가 예상되면서 CMA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실제로 금리 하락기가 될지는 알 수 없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 움직임을 주시해 자금을 놔둘 계좌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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