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엔데믹 시대가 본격화되자 성장세가 둔화된 이커머스 업계가 해외직구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직구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고환율 장기화로 해외직구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다양화된 직구 채널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는 게 업계 이야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해외 직구액은 2조7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 1조8000억원보다 50% 증가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해외직구 이용하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직구 비중이 39.9%에 달하는 미국에서 직구는 2019년 상반기 8681억원에서 2022년 상반기 1조665억원으로 22.9% 증가했다. 중국(101.4%), 유럽연합(46.2%) 등 같은 기간 한국 소비자의 다른 지역 직구도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동남아 해외직구 이커머스 업체인 큐텐 품에 안긴 티몬은 양사 간 시너지를 통해 해외직구 거래액이 확대됐다. 큐텐 인수 전인 6개월 전(2022년 9월)과 비교해 55.9% 성장했다. 특히 디지털기기 직구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큐텐의 글로벌 인프라가 큰 영향을 미쳤다. 큐텐의 해외셀러가 직접 상품을 등록해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아 기존 직구 상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또 11개국 19개 거점에 걸친 큐익스프레스의 글로벌 물류 기반으로 배송기간을 3일 이상 단축해 배송 경쟁력을 높였다.
쿠팡은 2017년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직구 서비스를 운영했다. 쿠팡글로벌LCC를 통해 캘리포니아에 물류센터를 마련해 2~3주간 걸리는 배송기간을 3~5일로 단숨에 줄였다. 이후 중국, 홍콩으로 시장을 확대했고 2020년 12월에는 쿠팡 상하이 무역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쿠팡은 해외직구에서도 빠른배송을 무기로 삼아 글로벌 비즈니스 영역을 빠르게 확대해나가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직구 시장에 뛰어들었다. 11번가를 통해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쉽게 구매하고, 빨리 배송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차별화로 작용했다. 특히 라이브방송이나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큰 폭의 할인율을 제공함으로써 가격 경쟁력도 높였다.
쿠팡은 지난해 10월부터 대만에서 로켓직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만 소비자들은 한국에서 판매 중인 수백 만가지 로켓배송 상품 대부분을 한국과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에 관련 수요가 높아지면서 중소 제조사들 역시 쿠팡을 통해 대만 진출을 꾀하고 있다.
SSG닷컴 역시 지마켓과 손잡고 해외 역직구 사업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몰과 신세계의 패션, 뷰티, 가공식품 위주로 역직구 플랫폼인 지마켓 글로벌에 입점했다. 입점 상품 수는 총 965만 개에 달한다. 이 상품들은 지마켓 글로벌샵의 영업망이 깔린 미국 등 80여 개 나라에 판매된다.
이처럼 직구와 역직구 사업은 이커머스 업계의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다.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졌음에도 비대면 소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하고 있어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품질이 해외직구의 주요 경쟁력이 될 것 같다”며 “해외직구가 환율이나 외부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배송이나 혜택 등 서비스 자체에 대한 차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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