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이 금리 상승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성과급·퇴직금 등 '돈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고용 규모는 매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면서 오프라인 점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수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다만 직원과 점포 수가 줄면서 직원 1인당 생산성과 점포당 생산성은 크게 높아졌다.
5대 은행 중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KB국민은행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의 직원 수(기간제 근로자 포함)는 총 1만6978명으로, 2018년 말(1만8071명)과 비교하면 1093명 줄었다.
4년 간 직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1만5389명에서 1만3913명으로, 하나은행은 1만3229명에서 1만1753명으로 두 은행 모두 1476명씩 줄었다.
5대 은행의 직원 수는 줄었지만 임원 수는 총 142명으로 2018년 말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임원 수는 24명에서 39명으로 15명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30명에서 32명으로, 농협은행은 21명에서 23명으로 각각 2명씩 늘었다.
은행들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 확대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오프라인 점포와 ATM을 대폭 축소했다.
5대 은행의 국내 점포(지점·출장소·사무소)는 지난해 말 기준 4014개로 2018년 말(4732개) 대비 718개 줄었다.
지역 시군구 등에도 위치한 농협은행의 점포 수가 지난해 말 1114개로 5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 856개, 신한은행 738개, 우리은행 713개, 하나은행 593개 순이었다.
5대 은행의 ATM 수는 지난해 말 2만3730개로 2018년 말(3만1096개)에 비해 7366개 줄었다. 4년간 연평균 1842개가 사라졌다.
은행 직원과 점포 수는 줄어든 반면 금리 인상기 은행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리면서 직원 1인당 및 점포당 생산성은 크게 높아졌다.
5대 은행의 지난해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KB국민은행이 5조149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은 4조7201억원, 하나은행은 4조4675억원, 우리은행은 4조2369억원, 농협은행(농업지원사업비 부담전 기준)은 3조6865억원을 기록했다.
직원 1인당 생산성(충당금 적립 전 이익/직원 수)은 하나은행이 3억80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은행(3억4700만원), 우리은행(3억500만원), 국민은행(3억300만원), 농협은행(2억7300만원) 순이었다.
이들 은행의 2018년 직원 1인당 생산성은 신한은행 2억4200만원, 하나은행 2억1100만원, 농협은행 2억300만원, 국민은행 1억8400만원, 우리은행 1억6200만원 등으로 2억원 안팎이었다.
지난해 점포당 생산성(충당금 적립 전 이익/점포 수)도 하나은행이 75억34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신한은행(63억9600만원), 국민은행(60억1600만원), 우리은행(59억4200만원), 농협은행(33억9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의 경우 수익성이 낮은 지역 점포를 많이 유지하고 있는 특성상 생산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은행권은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대출과 기준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뒤 내부 임직원들의 성과급이나 퇴직금을 늘리고 주주 배당 확대에만 몰두해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총 36조9288억원으로 전년(30억3062억원) 대비 21.9%(6조6326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0년(27조309억원)과 비교하면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자이익 확대에 힘입어 이들 은행이 지난해 거둔 당기순이익은 12조6908억원(잠정치)으로 전년(10조7818억원) 대비 17.7%, 2020년(8조6745억원)에 비해서는 46.3%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고정급, 성과급, 퇴직급, 복리후생비 등 인건비는 총 10조7991억원으로 전년(10조2318억원)보다 5673억원 확대됐다. 이 중 고정급여가 5조4044억원, 성과급 1조9595억원, 퇴직금이 1조5152억원이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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