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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로 나온 ABL생명, 가치 변동 지켜봐야 하는 이유 [쏟아지는 보험 M&A 매물 분석 ①]

기사입력 : 2023-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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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조정·자본확충 성공
경상이익 회복 미완 숙제

▲ ABL생명 본사 전경.이미지 확대보기
▲ ABL생명 본사 전경.
[한국금융신문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일 기자] 오랫동안 침체됐던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비은행 강화를 노리는 금융지주나 지주사 설립을 앞둔 금융사가 관심을 보여서다. 다만 올해 신회계제도(IFRS17)·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되면서 매물 가치도 재평가될 전망이다. 〈편집자 주〉

외국계 보험사 ABL생명이 매물로 떠오른 가운데 신회계제도(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라 매각 가치가 변동될 태세다. 수익성은 물론 자본적정성에도 변화가

ABL생명의 전신은 1954년 설립된 제일생명으로 2017년 중국 안방보험이 300만달러(당시35억원)에 인수했다. 안방보험의 지분 100%는 다자보험이 보유 중이다.

대주주 다자보험 매각 추진
ABL생명의 대주주 중국 다자보험그룹은 ABL생명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최근 지분 100%를 인수할 복수의 원매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기에는 주요 금융지주와 사모펀드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자보험은 지난해 말 김앤장과 크레디트스위스을 각각 법률 자문사,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일단 거론되는 매각가는 3000억~4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ABL생명의 총자산은 연결기준 19조4562억원, 자본 총계는 854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최상위권의 자산운용수익률을 기록한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ABL생명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4.2%를 시현했으며 동기간 생보업계 평균은 3.64%로 나타났다.

이같은 ABL생명의 자산운용수익률은 균형잡힌 운용전략과 신속한 의사결정에서 비롯됐다.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높은 대체투자 비중을 2016년 6.8%에서 2022년 21.4%로 끌어올렸으며 지난해에는 2021년 3분기 중 보유 상장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아울러 신용등급이 국가 중 위험 대비 투자수익률이 우수한 국가와 투자처를 선별하고 있다.

포트조정·자본확충 ‘긍정적’
ABL생명은 보장성보험은 늘리고 저축성보험은 줄이는 등에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보장성보험 보유계약 잔액은 105조636억원으로 전년 동기 97조4775억원 대비 7.8% 증가했다. 저축성보험 잔액은 지난해 3분기 12조2858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조4184억원과 비교해 8.4% 줄었다.

특히 ABL생명은 보장보험 확대에 성공한 축에 속한다. 지난해 3분기 ABL생명의 보장보험 비중은 79.6%로 전년 77.4% 대비 2.2%p 상승했다. 동기간 생보업계 평균 보장보험 비중은 73.7%, 72.9%로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장보험은 IFRS17 체재 하 수익성 지표인 신계약서비스마진(CSM)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반면 저축보험은 부채로 인식됨에 따라 불리하다.

ABL생명 관계자는 “IFRS17 기준과 유사한 신계약가치를 핵심성과지표(KPI)로 정해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상품 판매를 통해 신계약가치 증대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며 “그 결과 신계약가치가 매년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ABL생명은 오는 14일 1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지난 2일 발행 규모를 700억~1500억원으로 공시하면서 일각에선 700억원 규모로 발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요가 많아지면서 확대 발행을 결정했다. ABL생명은 K-ICS 제고 강화 등 지속적인 재무건전성 확보 노력을 통해 검토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전략 수행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ABL생명이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K-ICS와 연동되는 구지급여력제도(RBC)비율도 제고될 예정이다. ABL생명은 앞서 7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했을 때 RBC비율 추정치는 225.51%로 지난해 3분기 215.11% 대비 10.4%p 가량 개선된다고 밝혔다. 이를 고려하면 발행 후 RBC비율은 244.23% 이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아울러 ABL생명은 보험부채를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변경하는 IFRS17이 도입됨에 따라 원수보험에 대해 전환일(올해 1월 1일) 기준 1년 수정소급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일각에선 소급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보험사는 자본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CSM이 감소할 수 있으나 금리 인상으로 중장기적인 투자손익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변동성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보험부채를 공정가치법 대신 수정소급법을 적용할 수 있는 전환 기준을 만들었으며 기준을 전환일 직전 3~5년 보험계약으로 정했다. 다만 이사회 의결을 거치면 이보다 짧은 기간으로 설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ABL생명 외에도 삼성생명, 교보생명, AIA생명 등도 수정소급법을 채택했다.

저조한 수익 회복은 과제
한국기업평가는 ABL생명에 대해 이익변동성이 내재해있다고 평가했다. 2020년에는 보험 부채 적정성 평가(LAT) 관련 환입 효과, 2021년에는 부동산 매각이익 등 일회성 요인으로 순익이 각각 875억원, 721억원을 기록했으나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지난해 3분기까지 60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100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는 낮은 수익성 원인으로 저조한 보험영업이익을 꼽았다.

2020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평균 위험손해율은 88%로 업계 평균 86.8% 대비 높은 상황이며 양호한 사망담보 손해율에도 수술진단담보에서 2006년 이전 판매분 중심으로 높은 손해율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마진이 높은 건강보험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나 물량 확보 속도와 초기 보장단계 등을 고려하면 손해율 하향 안정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탰다.

신용평가업계는 자본적정성과 관련해선 ABL생명의 신제도 대응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송미정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적정 수준의 자본비율 유지를 위해 부동산·고위험자산 매각, 일시납 취급 확대를 통한 잔존만기(듀레이션)갭 축소,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 등 다각적인 대응전략을 실행 중”이라며 “진행경과와 영향을 점검 중”이라고 했다.

김선영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K-ICS 도입과 관련해 업계 대비 영향과 대응 현황이 지속적인 모니터링 대상”이라며 “ABL생명은 공동재보험(보험·금리리스크 분산 상품)을 통한 부채구조 관리, 금리파생상품 등을 통한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위험자산 매각 등 다양한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규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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