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근 메타비트(METABEAT) 대표가 2월 1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본사에서 <한국금융신문>과의 대면 인터뷰(Interview·면담)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음악 콘텐츠(Contents·제작물) 대체 불가능 토큰(NFT·Non-Fungible Token) 플랫폼 기업으로서 최근 불거진 ‘위법성’ 논란에 관한 입장을 표하는 한편, 성장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에 관해 정대근 대표는 “작년 4월 조각 투자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증권형 구분이 더 명확해졌다”며 “메타비트는 조각을 판 적이 없기에 가이드라인 검토 대상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상 자산 사업자 라이선스(License·자격)를 취득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토큰 증권과 관련해선 새로운 서비스 모델로 할 수 있는 게 없는지 금융당국의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이 구체적으로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타비트, 아티스트와 팬 이어주는 ‘탈 중앙화’ 플랫폼”
조각 투자가 아닌 팬덤을 판다는 메타비트, 과연 어떤 곳일까?
정대근 대표는 메타비트를 “중앙화 서비스에 지친 사람들이 ‘탈 중앙화’를 바탕으로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표현하면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라 규정했다. 팬들이 단순히 소비자로 그치는 게 아니라 참여와 보상을 통해 함께 파트너(Partner·협력자)로 성장한다는 설명이다.
메타비트 이름에도 그러한 의미를 담았다.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 세계)와 비트(Beat·리듬)의 뜻을 섞어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넘어 ‘신나게 덕질하자’는 방향성이 내포돼있다.
지향점은 ‘팬 참여형 F2E(Fan-to-Earn) 플랫폼’이다.
‘탈 중앙화’와 ‘개인의 콘텐츠 소유’를 주요 가치관으로 두고, 블록체인(Blockchain·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NFT 경매와 거래, 토큰 스테이킹(Staking·암호화폐 일정량 지분 고정) 및 소셜 서비스를 제공한다. K팝 팬들은 플랫폼 활동으로 거버넌스 토큰(Governance Token·탈 중앙화 이용자 중심 토큰)인 ‘비트’(BEAT)를 획득해 다양한 팬들과 교류한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로 디지털 자산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 토큰(Token)이다.
메타비트 F2E 플랫폼은 ▲드롭(Drops) ▲밍글(Mingle) ▲샤라웃(Shout-Out) ▲마켓 플레이스(Market Place)로 구성돼있다.
드롭의 경우, 데뷔 전 아티스트(Artist·예술인)나 기존 아티스트의 신규 앨범 등 다양한 활동이 NFT로 만들어진다. 경매로 직접 구매할 수도 있고, 메타비트가 독자적으로 만든 맞춤형 지수 ‘패너먼스 인덱스’(FANomance Index)에 의해 보상으로 받는 것도 가능하다.
밍글은 일정 토큰을 맡기는 방식이다. 자신이 응원하는 아티스트 활동을 지지하고 그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플랫폼 거버넌스 토큰인 ‘비트’를 획득한다.
플랫폼 내 소셜(Social·사회적) 활동인 샤라웃은 팬이 직접 아티스트 특장점을 공유하고 전파하면서 홍보와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이를 통해 얻어지는 팔로워(Follower·본인을 친구로 추가한 사람), 공유 수 등에 따라 보상이 부여돼 팬심과 토큰을 모두 취할 수 있다.
마켓 플레이스에선 자유롭게 NFT를 거래하면 된다. 메타비트가 최근 발행한 마마무 NFT 프레셜 컬렉션(Special Collection·특별 소장품)처럼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음원 NFT를 플랫폼 내부에서 서로 거래하고 소유하는 식이다.
정대근 대표는 “2000년대 중반엔 한류가 일회성 아닐까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산업 성장이 보였다”며 “이제는 고객이 직접 콘텐츠와 스토리(Story·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전 세계 유저(User·사용자)와 소통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페이스북(Facebook)이나 유튜브(YouTube), 인스타그램(Instagram) 등은 모두 고객이 만든 콘텐츠로 성장한 기업”이라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2021년 메타버스 설립을 준비할 당시 고객이 놀 수 있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가져갈 수 있도록 메타버스 철학인 ‘탈 중앙화’와 ‘고객 가치 극대화’ ‘고객이 직접 만드는 서비스’ 등을 나아갈 방향으로 잡았다”며 “우선 K팝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K-콘텐츠 초상권이나 캐릭터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대표는 공연 이벤트(Event·행사)에 있어 암표가 거래되는 현재 문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앞장 서려 한다. 그는 “암표 거래를 막으려면 메타비트와 같은 ‘블록체인 기반 사업구조’가 필요하다”며 “현재 블랙핑크 공연의 경우, 자동 클릭으로 대량 티켓(Ticket·입장권)을 구매해 해외에 10~20배 뛴 가격으로 파는 행위가 지속해서 나오는데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BW 손잡고 ‘OSMU’ ‘글로벌’… “코인 장사 안 한다”
현재 메타비트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RBW(대표 김도훈·김진우)와 손잡고 음원 지적 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을 미래 자산으로 여기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오락) 회사와 블록체인 업체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트렌드(Trend·최신 경향)에 부합하는 행보다. 음악 저작권을 활용한 NFT는 ▲몇십 년에 걸친 수익 창출 효과의 영속성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지속성 ▲국경을 넘나드는 확장성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메타비트는 DSP미디어와 WM엔터테인먼트 등 엔터사를 인수하며 마마무, 원어스, 오마이걸, 카라 등 탄탄한 아티스르 라인업을 갖춘 RBW와 파트너십(Partnership·협력관계)을 맺고 있다. 자연스럽게 7400여 곡의 음원 IP를 확보한 셈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NFT 상품을 만들고 유통한다. 지난해 연말 자체 플랫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마마무, 원어스, 케이윌 NFT를 발행했다. 현재 RBW 외에도 제이스톰(Jstom‧대표 최종신), 콘텐츠엑스(대표 송동훈‧정원정), 비츠엔터테인먼트(대표 키겐) 등 8개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한 상태다.
국내 벤처캐피털(VC·Venture Capital) 쪽에서 투자 제안이 여러 번 왔지만, 대부분 거절했다. 상업적 자본으로 인해 사업이 좌우될 경우, 메타비트가 지향하는 ‘탈 중앙화’
‘고객 지향’ 가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대근 대표는 RBW와 협력을 맺은 이유에 관해 “RBW는 IP를 ‘탑(TOP·상위) 3’ 안에 들 정도로 많이 갖고 있다”며 “특히 자체 프로듀싱(Producing·제작) 능력을 갖춘 데다 스타 매니지먼트(Star management·연예인 관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사소통) 등의 그룹도 따로 두고 있어 어떤 엔터테인먼트 회사보다 기능이 뛰어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RBW 측도 생각하는 게 IP 재생산이나 팬덤 강화 등”이라며 “음원 IP도 그렇고 모든 사업을 ‘원 소스 멀티 유즈’(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으로 잡고 있다”고 전했다. OSMU는 하나의 소재를 서로 다른 여러 장르에 적용해 파급 효과를 노리는 전략을 일컫는다.
정 대표는 ‘신뢰’ 측면에서 법적·회계적 문제가 절대로 없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메타비트는 법률 검토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9월 글로벌 거래소인 크립토닷컴에 마마무 NFT 스페셜 컬렉션(Special Collection·특별 소장품)을 판매할 당시엔 2~3달가량 법률 검토에 임했다. 일주일에 3번씩 변호사 고문을 만났다.
정대근 대표는 “디지털 자산 기업은 신뢰에 기반해 사업이 운영되기에 절대로 법이나 회계 문제가 있으면 안 된다”며 “NFT 등 수많은 디지털 자산 관련 기업이 시장에 생기고 있지만, 어느 시점 이후엔 누가 법적 문제에 있어 자유로운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 피력했다. 이어서 “이른 시일 내에 상장사 외부감사 수준으로 회계감사 보고서와 법률 감사 보고서, 기술 감사 보고서도 투명하게 공시할 계획”이라 덧붙였다.
NFT ‘거품’ 논란에 관해선 “테슬라(Tesla·대표 일론 머스크) 차트(Chart·도표)만 보더라도 비트코인(BTC·BItcoin) 등락률보다 높다”며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신흥 시장)에 있는 종목은 늘 버블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디지털 자산은 유동성이 조금만 넘쳐도 엄청 크게 느껴지는데, 시장이 커질수록 유동성이 불어나면서 평준화할 것이란 설명이다.
인플루언서(Influencer·유명인)의 도덕적 해이 위험성에 대해서는 “인플루언서 선취 선매, 리딩방 이런 게 많은데 제도권 시장에서도 뒷광고 논란은 있었다”며 “정부도 나서고 있기에 제도권 내 디지털 자산이 투자자산으로 올바로 자리 잡는다면 자정 역할이 시장 안에서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대근 대표는 앞으로 글로벌 진출 확장 폭을 더욱 넓히려 한다. 지난해 11월엔 쿠코인에 ‘비트’를 상장했다.
정 대표는 “비트 상장을 통해 본격적인 시작점에 올라섰다”며 “향후 전 세계 이용자 생태계 유입을 위해 순차적으로 국내외 거래소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 인기 순위가 낮은 아이돌 그룹도 일본 등 해외에 가면 큰 인기를 끈다”며 “디지털 자산 업체가 제도권에 편입되면 국내엔 신규 고용을 창출하고, 해외에선 K-콘텐츠를 퍼뜨리는 등 분명히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 관측했다.
그는 향후 F2E 플랫폼에서 분산형 자율 조직(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으로 전환하겠단 목표도 갖고 있다. DAO는 블록체인상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자동화 계약)로 운영되는 공동 조직이다. 디지털 전환의 최종 종착점으로, ‘디지털 이주’를 의미한다.
정 대표는 “앞으로 NFT를 단순히 파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자체적인 사업 모델과 콘텐츠가 있어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메타비트는 법과 회계 규정을 준수하면서 K팝을 사랑하는 팬들이 아티스트와 더 단단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올해 선보이려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정대근 메타비트 대표는 2022년 야후(Yahoo)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온라인 디지털 시대가 열리는 과도기를 경험한 뒤 영화 제작업체인 싸이더스(대표 김범휴·이한대)를 거쳐 31살에 결제 설루션(Solution·문제 해결 시스템) ‘엔비레즈’(NBREDS)를 창업하면서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사업에 본격 진입했다.
메타비트를 설립한 건 지난해 9월이다. 블록체인 스타트업(Start-up·신생 창업기업)을 기획·육성하는 업체 ‘핀그램’(Fingram·대표 김민형) 프로젝트 중 하나로 메타비트 설립이 진행됐다.
정 대표의 좌우명은 ‘자만하지 말고 좀 듣자’다. 회사가 커지면서 직원과 소통 어려움을 겪자 이 말을 되새김질하게 됐다. 정 대표는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요즘 많이 배운다”며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게 조직에서 가장 하면 안 될 행동”이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NFT 투자자들을 향해선 “NFT는 투자적 관점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본인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콘텐츠 등을 수집하는 등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재미있게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정대근 대표는 “과거 PC방이 새로 생길 때나 정기 구독 모델이 처음 나올 때 사람들이 ‘이게 되겠냐?’며 의문을 표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게 됐다”며 “NFT도 지금은 시장 초기이지만, 추후 공간과 시간 제약을 뛰어넘어 본인을 표현하는 하나의 대표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전망했다.
정대근 메타비트 대표 약력
△ 2022~2006 야후(YAHOO!) 프로듀서(Proudcer) / 2006~2007 싸이더스(SIDUS Corp) 사업개발부(Businiess Development) / 2008~2021 엔비레즈(NBREDS) 대표(President) / 2021~ 핀그램(FINGRAM) 설립자(FOUNDER) / 2021~ 메타비트(METABEAT)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 겸 최고기술경영자(CTO·Chief Technology Officer)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