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전화 많이들 받아보셨을 겁니다. 암보험 관련 전화도 많죠. ‘암 진단만 받아도 초기 5000만원 보장’이라는 식이죠. 이른바 텔레마케팅(TM)인데요, 보험업계는 대면영업을 하는 설계사뿐만 아니라 TM이나 CM(온라인 판매채널)으로 영업활동을 많이 합니다. 설계사의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대면보다는 더 많은 잠재적 고객들에게 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연간 무조건 들어야 하기 때문에 가입자들은 CM으로 가장 저렴한 보험을 찾기도 합니다.
벽지는 어떤지, 주방 구조는 얼마나 잘 나왔는지, 거실이나 입구 팬트리는 수납력이 좋은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9년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고 이듬해, 건설사들은 코로나 대응을 위해 사이버 견본주택에 집중했습니다.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인원제한 때문에 실제 견본주택 관람은 예약제로 받고, 온라인을 강화한 것이죠.
그런데 요즘에는 전화로 분양을 안내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필자도 최근 분양 전화를 받았는데요, 하나는 지역번호 031, 하나는 033이었습니다. 앞에는 경기도, 뒤는 강원도죠.
“00건설에서 분양하는 00브랜드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는데 혹시 관심이 있으시면 한 번 와보시면 어떨까요? 시행사 물량이라 할인도 있습니다.”라는 전화였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올해 들어 청약 접수를 진행한 전국 11개 아파트 단지 중 1·2순위를 합쳐 경쟁률이 1대1을 넘은 단지는 단 3곳에 불과했습니다.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할인분양, 중도금 무이자, 거실 무상 확장, 시스템 에어컨 무상 시공 등 여러 조건을 내걸고 있지만 청약시장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도권이나 지방이나 똑같습니다. 인천, 경기도 양주·파주, 충남 서산, 전북 익산 등 다양한 지역에서 흥행 참패 소식이 들립니다. 그래서 청약 일정이나 계약률을 공개하지 않는 단지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분양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완공을 해도 손해가 빤하기 때문이죠. 2~3월 지방 중소도시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5903가구입니다. 작년 같은 기간 9847가구에서 크게 줄었습니다.
지방 건설사 중에는 올해 예정 분양 물량이 0건인 곳도 있습니다.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요즘 건설 홍보 대행사에서 보내는 보도자료도 현저히 줄었습니다. 분양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 건설사 홍보팀은 그룹 홍보팀으로 변화된다는 소문도 들립니다. 일이 없으니 그룹 전체 홍보를 하면서 분양이 있으면 건설 홍보를 병행한다는 소식입니다.
지난해 1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칸타빌 수유팰리스’ 미분양분을 매입, 임대하겠다고 나섰죠. 해당 단지는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이었습니다. 민간 건설사 미분양을 국민 혈세로 매입해줬다는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는 지역으로 대구가 손꼽히고 있습니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미분양 관리지역을 살펴보면, 달성군을 포함해 대구 8개 지역구 중 ▲중구 ▲남구 ▲수성구가 지정됐습니다. 전국 10개 신규 미분양 관리지역 중 세 곳이 대구입니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지역 기업 78곳을 대상으로 미분양 아파트 증가에 따른 지원정책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미분양 매입보다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 세제혜택과 전매제한 완화 등이 더욱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이라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또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조정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부여도 원했습니다.
건설업계는 긴축경영과 함께 비용절감을 통한 분양가 인하, 긴축경영, 사업부문 조정, 신규사업 발굴 등을 대응방안으로 꼽았습니다.
미분양뿐만 아니라 레고랜드 사태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 대출 집행은 보수적인 상황이고, 원자잿값 폭등과 인건비 상승으로 건설업계는 보릿고개입니다. 문제는 올해 상황이 더 좋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죠.
미분양 매입이 능사가 아닙니다. 건설사들은 경쟁력을 키워야하고, 정부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적절한 규제완화로 주택 구입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합니다. 부동산시장 연착륙, 민관(民官)이 힘을 합칠 때입니다.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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