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있을 금융당국의 ‘국내 최초’ 토큰 증권 발행 허용 방안 발표를 앞두고 블록체인(Blockchain·공공 거래 장부)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블록체인 관련 사업 전담 조직인 블록체인부를 출범시키는 등 디지털 자산 경쟁력 강화에 꾸준히 힘써왔다.
현재 합자 법인 ‘에이판다파트너스’(대표 최현욱)와 함께 추진한 STO 플랫폼 서비스가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로부터 ‘혁신 금융 서비스’에 지정된 상태라 김상태 대표의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은 올해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금융위가 운영하는 금융 규제 샌드박스 제도 ‘혁신 금융 서비스’에 지정되면 규제가 일시적으로 완화돼 관련 서비스 개발·출시가 원활해진다.
현재 증권가는 토큰 증권을 새로운 먹거리라 생각하고 정책 방향을 주목한다. 가상 자산 업계 역시 생존이 걸린 문제라 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서 이어가는 중이다. 이미 KB증권(대표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박정림)과 키움증권(대표 황현순) 등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에 힘써온 주요 증권사들은 STO 플랫폼 출시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다.
자본시장 업계는 STO 민간 협의체가 금융당국과의 소통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실제로 국내 5대 가상 자산 거래소 공동 협의체인 ‘DAXA’(Digital Asset eXchange Alliance·의장 두나무 대표 이석우)는 최근까지 당국과 계속해서 STO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DAXA 내 거래 지원 분과를 통해 토큰 증권 발행과 관련한 각 거래소 의견을 취합한 뒤 이달 9일까지 1차 의견과 질의를 금융위에 전달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를 정리한 다음 늦어도 다음 달 전 가상 자산 거래소 대상 설명회를 개최하려 한다.
금융위는 안전한 유통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토큰 증권을 전자 증권 법상 증권의 디지털화 방식으로 수용함을 의미한다. 현재는 실물 증권, 전자 증권만 권리 추정력 및 제3자 대항력 등이 인정됐는데 앞으론 토큰 증권도 인정되게 된다.
증권 투자자들의 재산권이 법적으로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일정 요건을 갖추면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토큰 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이렇게 발행된 토큰 증권들이 투자자 보호장치가 갖춰진 안전한 장외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투자계약증권·수익증권의 장외 유통 플랫폼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담았다.
‘증권성 판단 원칙’도 제시한다. 새로운 증권 발행 형태인 토큰 증권에 대한 자본시장법 적용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새로운 규율체계를 마련하는 것인 만큼 ▲가이드라인 제시 ▲‘규제 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 테스트 ▲정식 제도화 등의 단계를 거친다. 지난해 4월 발표한 ‘조각 투자 가이드라인(Guide-line‧안내 지침서)’과 원칙은 같게 적용할 방침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싱가포르 등은 토큰 증권에 공모 규제 등 기존 증권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증권 법에 따른 발행도 허용한다.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의 사이버 유닛(Crypto Assets and Cyber Unit)은 2017년 설립 이후 2022년 5월까지 증권형 토큰 가운데 증권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불공정거래가 적발된 80건 사례에 관해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 지난 2017년 정부의 가상 자산 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 금지 방침에 따라 STO 역시 금지됐었다. 하지만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정부는 투자자 보호 장치가 마련된 ‘자본시장법’ 규율체계에 따라 토큰 증권을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도 이러한 내용을 담았다.
다만, 아직은 일부 조각 투자 사업자가 규제 샌드박스를 이용해 수익증권을 토큰화해 발행하고 이를 분산원장 네트워크(Network·연결망)에 유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분산원장은 거래 정보를 기록한 원장을 특정 기관의 중앙화된 서버가 아닌 분산화된 네트워크에서 참여자들이 공동으로 기록 및 관리하는 기술을 뜻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업계 내에 제대로 된 STO 관련 네트워크(Network·연결망)가 없는 만큼 STO 업계 생태계 조성 차원에서 이번에 협의체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현재 협의체를 만들어서 관심 있는 사업자를 모으는 정도의 상황”이라 전했다. 이어 “신한금융그룹(회장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도 블록체인 등 디지털 선도 사업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어 이와 같은 방향이라 보면 된다”며 “향후 협의체가 만들어지면 STO 관련 개발 업체와 증권사 등 다양한 사업자들과 협의체를 통해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 덧붙였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고경모) 연구원은 STO 바람이 불고 있는 증권가를 두고 “기존 유동화가 어려운 자산을 위주로 토큰화가 가능해지면서 증권사 입장에선 새로운 사업모델(BM·Business Model)이 추가된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STO를 통한 자금 조달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어 리테일(Retail·개인영업) 기반 증권사가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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