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창업주인 고 신춘호 농심 명예회장은 1965년 농심 모태가 되는 ‘롯데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라면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업 초기엔 라면 사업이 잘 되지 않았지만 끊임 없는 개발을 통해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였다.
농심은 수많은 히트 상품을 바탕으로 1985년 이후 줄곧 국내 라면 시장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심상치 않다. 농심이 40여년 가까이 지켜온 ‘라면 1위 왕자’ 자리가 점차 위태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 인스턴트라면 시장 점유율은 농심 53.4%, 오뚜기 23.5%, 삼양식품 11%였다. 한때 80% 점유율에 육박하는 등 농심 독주체제가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50% 선을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오뚜기와 삼양, 팔도 점유율은 같은 기간 1~3%포인트씩 늘었다.
문제는 농심의 라면 사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농심의 전체 매출 중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79%에 달한다. 식품 사업을 시작한지 60여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도 라면에 사업이 치우쳐 있다.
농심은 24년만의 영업손실 이유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해 원가부담이 심화됐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원재료값 상승만이 원인은 아니다.
농심은 라면 매출 가운데 내수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농심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신라면’ 단일 제품 매출 비중이 약 40% 안팎에 이를 정도로 상품 집중 현상이 심하다. 사실상 ‘신라면’이 농심을 이끌고 가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문제는 신라면 인기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라면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내리막을 기록해 지난해엔 11%까지 떨어졌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1020세대들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등 경쟁사 제품을 선호하면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더 맵고 자극적 제품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신라면은 그에 비해 더 이상 인상적인 제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농심은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며 1020세대 공략에 나섰다. 먼저 지난해 10월 제페토 내에 ‘신라면 분식점을 개설하고 소비자와 함께 신제품 콘셉트를 정하는 ‘천하제일 라면 끓이기 대회’ 이벤트를 진행했다. 농심 관계자는 “컵라면을 즐겨 찾으며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는 1020세대와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신제품을 결정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농심은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조합을 적용한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기존 신라면 큰사발보다 3배 더 매운맛을 자랑한다.
‘신라면 분식점’이 흥행하자 서울 성수동에 ‘신라면 카페테리아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다.
농심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소비자와 더욱 친밀하게 소통하기 위해 이번 팝업스토어를 기획했다”라며 “가상현실에서의 경험을 실제로 옮겨 만든 공간인 만큼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재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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