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을 다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베테랑’들에게 힘을 실은 것이다. 이현승닫기이현승기사 모아보기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신한자산운용의 대체투자 부문 각자대표 이사인 김희송 사장 등이 연임했다. 또 임기 중인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도 유임됐다.
또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뿐만 아니라, 대체투자 부문에서 딜소싱(투자처 발굴) 능력을 키우고 수익성을 높이는 임무가 주어졌다.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 계열 자산운용사에서는 안정형 수장 체제를 갖췄다.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경영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을 실었다. 유가증권, 대체투자 부문에서 균형 성장을 견인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현승 대표는 KB자산운용의 “미래 10년 먹거리” 신(新)성장 동력으로 ‘다이렉트 인덱싱(Direct Indexing)’을 겨누고 있다. 기성화된 ETF 시장에서 개인 맞춤형 상품에 집중하는 것이다.
KB자산운용은 올해 2023년 상반기 중 개인고객 대상으로 다이렉트 인덱싱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채권형 ETF도 전진배치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009년 국내 최초로 ‘KBSTAR 국고채3년 ETF’를 선보이며 채권 ETF 시장을 개척한 바 있으며, 현재 가장 많은 채권형 ETF를 라인업하고 있다.
작년에 통합 원년을 보낸 신한자산운용은 2023년에도 ‘투톱 체제’가 가동된다. 대체자산 부문의 김희송 신한자산운용 대표(1966년생)가 이번에 연임되면서 전통자산 부문 조재민닫기조재민기사 모아보기 신한자산운용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이어간다.
종합운용사의 한 축인 대체투자 부문 각자대표로 김희송 대표는 ‘대체투자 백화점’을 지향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에서 탈피해 개인 투자자 풀(pool)을 넓혀 대체투자 리테일 상품군을 확대하고, 해외투자도 폭넓게 아우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월배당 ETF’라는 히트 상품을 내걸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2022년 6월 국내 최초로 ‘SOL 미국S&P500을 월배당 ETF’를 상장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고 추가적으로 라인업을 확장해 오고 있다.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1967년생)의 경우에도 경영 첫 해를 보내고 유임돼 사령탑을 이어간다. 임기는 오는 2024년 12월까지로 남아 있다.
삼성자산운용 ETF는 향후 20년을 내다보는 주요 성장 전략으로 글로벌을 키워드로 삼고 있다. 골드만삭스 한국대표 역임 등 ‘해외통’ 경력을 보유한 서봉균 대표뿐만 아니라, 새로운 ETF 관련 외부 인력들이 수혈되면서 글로벌 ETF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22년 4월 미국 특화형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Amplify) 지분 인수를 단행했고, 글로벌 ETF 라인업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2023년 계묘년을 맞이해 주목해야 할 투자 키워드로 ‘R.A.B.B.I.T.(토끼)’를 선정했다. 구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인공지능(AI)’, ‘채권(Bond)’, ‘일상회복(중국)(Beyond Covid-19)’, ‘인컴창출(Income generation)’, ‘기정학(Tech-politics)’의 총 여섯 개 투자 분야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주요 대형 자산운용사 사령탑들도 첫 임기였다는 점에서 재신임 가능성이 열려 있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부동산부문 총괄인 최창훈 부회장(1969년)과 혁신/마케팅부문 총괄인 이병성 부사장(1967년)이 사령탑이다.
앞서 오너인 박현주닫기박현주기사 모아보기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CEO 선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고, 작년 11월 치러진 미래에셋그룹 인사에서 고위 임원 변경 인사가 없던 만큼 재신임 가능성이 있다.
2003년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홍콩법인을 설립해 첫 발을 뗐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로 해외진출 20주년을 맞이해 글로벌 성과가 부각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2022년 말 기준 국내·외 총 운용자산(AUM)은 248조원이며, 이 중 40%에 달하는 103조원은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다.
‘Global X Australia(글로벌엑스 오스트레일리아)’는 해외 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만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한 국내 첫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올해 2023년 인도 진출 15주년을 맞이했다. 미래에셋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며 인도 내 9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1961년생)도 첫 임기다. 재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배재규 대표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수장으로 첫 해 ETF 브랜드명을 ‘ACE(에이스)’로 전격 교체하며 새 바람을 불어넣는 데 주력했다. 그는 앞서 삼성자산운용에 있던 2002년 당시 국내에 ETF를 처음 도입한 바 있는 ‘ETF통’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성장을 주목하며 해외 영토 확장도 꾀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최대 규모 베트남 펀드인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 유일하게 ETF로 베트남에 투자할 수 있는 ‘ACE 베트남VN30 ETF’와 ‘ACE 베트남VN30선물블룸버그레버리지 ETF’를 라인업하고 있다.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대표(1965년생)도 지난 2021년 7월 사령탑을 맡은 이래 올 3월 정기 주총에서 재신임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한 대표는 한화자산운용이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최종 승인에서 미래에셋, 삼성에 이어 종합 3위 약진한 성과가 부각된다. 1~2차 승인 과정에서 ‘한화 라이프플러스 TDF’가 모든 빈티지에서 통과되기도 했다.
한화자산운용은 2023년 마수걸이로 국내 방위산업 성장성에 투자할 수 있는 국내 최초 ETF인 ‘ARIRANG K방산Fn ETF’를 상장했다. 방위산업은 정부가 국가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ETF는 국내 굴지의 방산기업인 한화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모았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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