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출발이지만 이 사장은 지난 40년 간의 현장·기술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글로벌 건설기계 TOP5’ 도약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린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내기라는 타이틀을 얻은 그가 생애 첫 CEO로서 ‘명불허전(名不虛傳)’을 증명할지 주목된다.
1986년부터 37년간 건설기계 한우물
이동욱 사장이 건설기계업계에 뛰어든 것은 37년 전인 1986년이다. 당시 대우중공업 건설기계사업부에 입사해 연구개발제품전략 담당, 유럽법인장, 상품 기획 총괄 및 Heavy 제품 개발 총괄, 기술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두산인프라코어, 현대두산인프라코어까지 몸담고 있는 ‘원클럽맨’으로 활동 중이다.2012년 손동연 현대제뉴인 부회장이 두산인프라코어에 합류한 이후 이 사장의 성과는 본격적으로 발현됐다. 한국GM에서 두산인프라코어 기술본부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손 부회장은 이적하자마자 각 사업부의 R&D 조직을 하나로 통합한 기술본부를 출범시켰다.
통합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시킨 두산인프라코어는 당시 전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배기 규제인 Tier-4(Tier-3 대비 배출가스를 90%나 감축시킨 미국 환경청에서 시행 중인 배출가스 규제제도, 유럽서는 Euro6로 명칭)를 만족시키는 굴착기·엔진 라인업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이동욱 사장은 기술본부 전무로서 손동연 부회장을 보좌하며 두산인프라코어 기술개발을 이끌었다.
이동욱 사장은 이를 기술개발에 의한 성과라고 꼽는다. 이 사장은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굴착기부문에서 성과를 이룬 것은 2014년 DCV300(두산인프라코어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중형 굴착기용 메인컨트롤 밸브) 개발 등 다양한 기술 개발에 대한 제품 경쟁력 강화”라며 “DVC300이 의미하는 것은 연비와 제작원가 개선, 전자기술 등 새로운 기술과의 융합이 건설기계부분에서도 중요해지는 ‘스마트 건설기계’ 시대의 개막을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끌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선도자’ 도약 선언
굴착기 부문에서 성과를 이룬 이동욱 사장은 2019년 두산인프라코어 기술원장(부사장)에 임명되면서 기술개발에 의한 ‘스마트 건설기계 선도자(First Mover)’ 도약을 외쳤다. 그는 2010년대 후반 시작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두산인프라코어가 기존의 패스트팔로워(Fast Follwer)’ 전략을 버리고 기술개발을 통한 선도자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이 뜻하는 가장 큰 의미는 원가 절감·생산 효율화를 통한 가성비 제품을 내놓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동욱 사장은 이를 기술개발로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 사장은 기술원장 임명 직후 실시한 여러 언론 인터뷰들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은 전 제조업에서 원가 절감·생산 효율화를 통해 가성비가 탁월한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해당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이는 전 산업에서 연구개발 역량을 제고해 위험리스크가 적은 패스트팔로워 전략을 벗어나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는 선도자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주장대로 두산인프라코어는 2010년대 후반부터 5G 기술을 활용한 무인·자동화 건설기계 등을 선보였다. 2018년 12월 5G 원격 제어기술을 선보인 두산인프라코어는 2019년 4월 8500km 초장거리 원격 제어 기술과 작업 현장 넓이·깊이를 3차원으로 정밀 측정하는 기술까지 확보했다.
2019년 11월에는 시행하는 ‘종합 스마트 건설 솔루션’을 기술을 선보였다. 드론을 활용한 3D스캐닝 작업을 시작으로 영상 인식과 인지·제어 기술, 자율주행 기술 등 측면부터 건설 기계 운용까지 측량부터 건설기계까지 운용까지 전 과정을 무인·자동화로 선보인 곳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최초였다.
기술개발 강조를 외친 이 사장이 기술원장에 취임한 뒤 해당 투자도 최대 전체 매출의 5%를 넘었다. 2018년 전체 매출의 4.40%(1351억 원)이었던 두산인프라코어의 연구개발 비용은 2019년 4.80%(1494억 원), 2020년 5.02%(1367억 원), 2021년 3.75%(1358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비중이 줄었지만 1% 미만인 여타 기업들과 비교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의 연구 개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동욱 사장은 또 다른 관심사인 ‘인재 육성’ 행보 역시 펼쳤다. 기술개발과 연구 능력 향상 외에도 그는 항상 건설기계 전문 인력 육성을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자신의 동문들을 위한 강의도 펼쳤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3월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동문들을 위해 진행한 특강이다. 그뿐만 아니라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술원장 재직 시절 1000여명의 연구 인재를 채용해 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건설기계 TOP5 도약 시동
37년간 건설기계 기술분야 전문가로서 살아간 그가 첫 CEO를 맡은 2023년. 새내기 CEO 이동욱 사장은 이제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2025 글로벌 건설기계 TOP5 도약'이라는 목표에 도전한다. HD그룹은 지난 연말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동욱 사장을 조영철 현대제뉴인 사장과 함께 현대제뉴인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현대제뉴인은 현대오일뱅크 재무부문장, 현대중공업 CFO 출신 조영철 사장과 이동욱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로서 활동하게 된다. 지난 2015~2018년 굴착기 부문에서 성과를 이룬 현장경험과 기술 개발 노하우를 가진 이동욱 사장과 재무통인 조영철 사장의 시너지를 통해 2025년에 원하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미다.
HD현대 관계자는 연말 사장단 인사 발표 당시 “이동욱 사장은 건설기계 기술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대제뉴인 대표이사로 임명했다”며 “건설기계사업을 글로벌 톱5로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개발 총괄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He is...>
▲ 1961년생/ 인창고/ 서울대 기계설계 박사/ 1986년 대우중공업 건설기계사업부(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입사 /2005년 두산인프라코어(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건기 BG연구개발 연구개발 1팀장/ 2006년 두산인프라코어 유럽법인장 상무/ 2009년 두산인프라코어 건설기계 BG 품질경영팀 상무/ 2010년 두산인프라코어 건설기계 BG 품질경영팀 전무/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 기술본부 전무/ 2015년 두산인프라코어 Heavy BG Heavy 제품개발 전무/ 2019년 두산인프라코어 기술원장/ 2023년~ 현대제뉴인 대표이사 사장.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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