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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금)

새해 첫날부터 내려앉은 미국 시장… 테슬라 12.2% 폭락 [뉴욕 증시]

기사입력 : 2023-01-04 09:54

(최종수정 2023-01-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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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중심 나스닥, 0.76% 내린 채 마감

애플‧테슬라 주가 하락하자 지수 전반 흔들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46.2… ‘경기 침체’

전문가들 “지난해보다 힘든 상황 이어진다”

현지 시각 2023년 1월 3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New York Stock Exchange)에서 뉴욕 증시 상장 종목 중 핵심 기술 종목 100개를 모아 만든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을 포함한 주요 3대 지수는 새해 첫 거래일부터 일제히 하락했다./그래픽=〈한국금융신문〉이미지 확대보기
현지 시각 2023년 1월 3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New York Stock Exchange)에서 뉴욕 증시 상장 종목 중 핵심 기술 종목 100개를 모아 만든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을 포함한 주요 3대 지수는 새해 첫 거래일부터 일제히 하락했다./그래픽=〈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미국 시장이 2023년 첫 거래일부터 내려앉고 말았다.

지난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낙폭이 심했던 한 해를 보냈기에 반등할 거란 기대가 컸지만, 시장은 투자자 마음과 다르게 흘러갔다.

특히 전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Tesla‧대표 일론 머스크) 주가가 12% 이상 폭락했고, 시가총액 1위인 애플(Apple‧대표 팀 쿡) 주가도 4% 가까이 떨어지면서 시총 2조달러(2489조원)가 무너졌다.

테슬라 실적 기대 못 미쳐… 애플 시총은 2조달러 무너져

현지 시각 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New York Stock Exchange)에서 뉴욕 증시 상장 종목 중 핵심 기술 종목 100개를 모아 만든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6%(79.50포인트) 감소한 1만386.99에 마감했다.

이어서 대형 기업 주식 500개를 포함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S&P500·Standard & Poor's 500 index)의 경우, 0.40%(15.36포인트) 낮아진 3824.14를 나타냈으며, 미국 30개 대표 종목 주가를 산술평균한 다우 존스 공업평균 지수(DJIA·Dow Jones Industrial Average)는 0.03%(10.88포인트) 내린 3만3136.37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Russell) 2000 지수 역시 0.59%(10.36포인트) 하락한 1750.89로 집계됐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23%(31.12포인트) 떨어진 2500.99에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 내림세는 테슬라와 애플이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독일의 소비자물가지수(CPI‧consumer price index)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인 9.1%를 밑도는 8.6%로 나타나는 등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 정점론에 힘이 실리며 1% 안팎 반등을 시도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과 애플 등 빅 테크(Big tech‧대형 정보기술 기업) 내림세는 지수를 끝내 하락으로 이끌었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기차 인도 실적이 목표치에 못 미쳤다고 드러나며 주가가 12.24%(15.08달러) 급락한 108.10달러(13만8324.76원)에 마감했다. 어느덧 100달러까지 위협받고 있다. 장중엔 14% 넘게 추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65% 주가가 하락했던 테슬라는 새해부터 매도 주문이 쏟아지며 지난 2020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상태를 기록 중이다.

기대에 못 미친 작년 전기차 인도 실적이 수요 둔화 우려를 키웠다고 분석된다.

테슬라의 지난해 인도 대수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131만대였지만, 연간 50%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회사 목표치에 미달했다. 작년 4분기 인도량만 놓고 봤을 때도 미국 뉴욕 맨해튼 섬 남쪽 끝에 있는 금융 밀집 구역 ‘월가’(Wall Street) 예상치인 43만1117대를 밑도는 40만5278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테슬라가 전기차 인도 현황을 발표하자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대표 제이미 다이먼)는 테슬라 마진 축소를 예상했다. 목표주가는 125달러(15만9875원)로 낮췄다. 이 밖에도 월가 투자 기관들은 줄줄이 테슬라 목표주가와 향후 수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월가에서 대표적인 테슬라 강세론자로 알려진 미국 투자은행 웨드부시(Wedbush Securities)의 댄 아이브스(Dan Ives) 투자분석가(Analyst)는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에서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회사 성장 핵심 지역인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가격을 조정하거나 인하해야 할 것”이라 전했다.

덴마크 투자은행인 삭소방크(Saxo Bank)의 피터 가닌(Peter Garnry) 증권 전략 책임자 또한 “4분기 실망이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 우려를 더할 것”이라며 “올해는 이익 마진 압력과 경쟁 심화로 테슬라에게 어려운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이날 3.74%(4.86달러) 하락한 125.07달러(15만9902원)에 문 닫은 애플은 주요 판매 상품인 에어팟, 애플워치 등에 대한 수요가 줄며 시가총액 2조달러가 깨졌다. 장중엔 124.17달러까지 밀려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날 “애플의 일부 납품 업체들이 올해 1분기 부품 생산을 줄일 것을 통보받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폰 시티’라 불릴 정도로 호실적을 내는 중국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부터 봉쇄령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경제‧금융 전문 TV 채널 CNBC(Consumer News and Business Channel)는 “애플의 아이폰 출하가 지난해 4‧4분기 22% 감소했다”고 전했다.

애플 시총이 2조달러(2550조4000억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전 세계 증시가 휘청거린 지난해에도 애플은 시장 가치 2조달러를 유지한 유일한 기업이었다. 현재 시총은 1조9900억달러(2538조6430억원)다.

지난해 수익률도 내림세를 잘 보여준다.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S&P500지수가 지난해 18% 하락한 데 반해 애플은 27% 가까이 낮아졌다.

한편, 이날 증시에선 애플 외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대표 사티아 나델라)와 엔비디아(NVIDIA‧대표 젠센 황) 등도 주가가 소폭 내리면서 투자자들을 불안케 했다.

시장을 지배한 ‘경기 침체’ 우려

빅 테크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새해에도 지속되는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의 금리 인상 기조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서다. 이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는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장 초반 나온 경제 지표 역시 경기 위축 국면을 나타냈다.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Purchasing Managers Index)는 전월 기록한 47.7보다 낮은 46.2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5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준점인 50 이하는 제조업 경기가 위축 상태임을 의미한다.

월가는 경기 침체 공포감에 휩싸였다.

미국 종합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The Wall Street Journal)이 전날 발표한 23개 대형은행 경제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70%에 해당하는 16개 금융사가 “미국이 올해 침체를 겪을 것”이라 답했다. 대부분 경제전문가는 실업률이 올해 5% 이상 상승할 것이라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총재는 CBS 방송에 출연해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 경고했다. 그는 “올해 세계 경제 3분의 1이 경제 침체에 직면할 것”이라며 “미국, 유럽연합(EU‧European Union), 중국 등 빅 3가 동시에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 중개 업체 오안다(Oanda)의 에드워드 모야(Edward Moya) 선임 시장분석가는 “침체 두려움이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남아 상승장을 유지할 수 없었다”며 “연준의 피봇(Pivot‧통화 긴축에서 완화로의 전환)에 투자금을 걸기엔 아직 너무 일러서 당분간 증시 환경은 어려워질 것”이라 분석했다.

현재 시장은 오는 4일 열릴 연방 공개시장 위원회(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회의록과 6일 발표되는 12월 고용 보고서를 주목하고 있다.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하자 금, 달러 등 안전자산 가격은 오르는 추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Commodity Exchange, Inc.)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선물인 2월 인도분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트레인 온스당 1.1% 증가한 1846.10달러로 마감했다. 국제 금값은 지난해 6월 16일 이후 최고가 수준이다.

주요 6개 통화(유럽 유로‧일본 엔‧영국 파운드‧캐나다 달러‧스웨덴 크로네‧스위스 프랑에)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Dollar Index‧달러화 지수) 역시 1.0% 오른 104.52선에서 움직였다.

반면, 수요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 원유 가격은 새해 첫 거래일부터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New York Mercantile Exchange)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West Texas Intermediate) 내년 2월 물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4.20%(3.33달러) 급락한 76.93달러(9만8201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0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날 미국 장보다 빨리 마감하는 유럽 주요국 증시는 긍정적 결과를 보였다.

영국 런던증권 거래소(LSE‧London Stock Exchange)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의 우량 주식으로 구성된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FTSE·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1.37%(102.35포인트) 높아진 7554.09에 종료했다.

이어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각각 0.80%, 0.44%씩 올랐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스톡스(Stoxx) 50 지수 역시 0.68%(26.20p) 증가한 3882.29에 거래를 끝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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