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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금)

‘9조’ 현대·'7조' GS·‘5조’ 대우…불황 잊은 도시정비 '사상 최대실적' 비결은

기사입력 : 2022-12-2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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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 1조원 돌파…중견사 코오롱글로벌도 사상 최대 실적
리모델링·가로주택정비 등 확장 전략…전담조직 확충 등 내부 개편 효과도
금리상승·공사비 증가 등으로 악화된 시장환경…내년 '선별수주' 경쟁 전망

올해 도시정비 누적 수주 4조원을 넘어선 건설사들과 주요 사업, 수주액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도시정비 누적 수주 4조원을 넘어선 건설사들과 주요 사업, 수주액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금리 상승기와 공사비 상승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올해 건설사들은 도시정비 분야에서만큼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순풍을 탔다.

도시정비 연간 실적 ‘9조원이라는 신기원을 보여준 현대건설은 물론 대우건설이 5.2, DL이앤씨가 4.8, 포스코건설이 4.5, 롯데건설이 4.3, 중견사인 코오롱글로벌마저도 1.4조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GS건설은 2015년 이후 7년 만에 ‘7조 클럽에 복귀하는 쾌거를 거뒀으며, 이 밖에도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가 나란히 수주액 1조원을 넘기는 등 불황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호실적을 냈다.

◇ 리모델링·가로주택 등 ‘박리다매’도 적극적으로 나선 대형사들, 빅데이터도 적극 활용

건설사들이 불황에도 이 같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리모델링·가로주택정비 등 대형사들이 기존에 진입하지 않았던 시장을 새로 개척하기 시작한 것이 꼽힌다. 여기에 신규 택지발굴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지역의 도시정비 사업이 높은 효율을 나타낸다는 점도 건설사들의 도시정비 사업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소규모 사업장이라도 수주만 해두면 나중에 인근 사업장을 수주할 때도 도움이 되고, 특히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일단 일감을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대형 사업을 하고 싶어도 환경 자체가 따라주지 않으니 우선 박리다매라도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

현대건설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부동산 데이터 수집 플랫폼 구축으로 도시정비 사업에 힘을 더했다. 자체 개발된 데이터 크롤링(data crawling) 기술을 활용, 전국의 개별공시지가, 건축물대장, 토지이용계획, 구역별 추진단계 등 약 17억 건의 공공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기반으로 구역별 추진단계 및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지도를 기반으로 구역 내 상세정보 확인도 가능한 식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몇 년간 도시정비사업 분야를 강화하며 주택시장을 미리 예측하고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양질의 사업을 선별적으로 수주하기 위해 사전 모니터링 및 사업성을 검토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고. 최고급 하이엔드 주거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푸르지오(Prugio)’써밋(Summit)’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것도 수주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꼽았다.

중견사인 코오롱글로벌은 하이엔드 브랜드 없이 하늘채단일 브랜드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하는 저력을 보였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비슷한 도급순위 건설사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 아래 실적을 거둔 데 반해 당사는 올해 대형 사업장 수주로 수주금액이 크게 늘었다면서 서울 및 수도권 지속 수주로 브랜드 노출을 확대시키는 것과 더불어, 지방 핵심 지역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지를 발굴하고 공공, 신탁, 리츠 등 수주 방식 또한 다각화해 안정성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 기준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 추이 / 자료제공=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미지 확대보기
11월 기준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 추이 / 자료제공=한국건설산업연구원


◇ 극도로 침체되는 건설경기, 내년에는 ‘선별수주’ 한층 까다로워질 듯

문제는 날이 갈수록 빠르게 침체되는 건설 경기다.

당분간 미 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비롯해 건설업계의 자금 융통 환경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 원자재값 상승, 현장 인력 부족과 이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도 부담으로 작용하며 시장의 냉기류를 부추기고 있다.

금리 인상과 원자재값 상승, 레고랜드발 부동산PF 부실화 우려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며, 건설 체감경기는 12년여 만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한 상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이달 발표한 지난달(11)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52.5를 나타냈다. CBSI가 기준선(100)을 밑돌면 건설 경기 상황이 나쁘다고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폐업신고가 이뤄진 종합건설업체는 총 357곳으로, 2021305곳보다 50여곳 늘었다. 리먼 사태 여파가 미쳤던 2013(404)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레고랜드발 PF대출 부실우려 사태가 발생한 10월 이후 134건이 집중됐다.

최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2023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박선구 연구위원은 건자재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내년 건설투자는 0.4% 감소할 것이라며, “시중금리가 오르면 건설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의 지원을 기대해볼 순 있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중견·지방 건설업체들은 자금조달에 한계가 있다만약 건설업체가 도산하면 전문건설업체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내년 건설사들의 선별수주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먹고 살아야 하니까 수주를 아예 안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사업성이 충분히 검증된 곳이 아니라면 섣불리 들어가기 힘들 것이라며, “인건비에서 비롯된 현장 인력 부족 문제도 해결에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더더욱 조심스러운 경쟁이 펼쳐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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