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 달밖에 안 남았지만 각자 원안 고수가 강경해서 그나마 대주주 기준에서 절충점을 찾을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와 상관없이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 이상 소득을 벌면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매기는 게 핵심이다. 현재는 상장 주식을 종목당 10억원(또는 지분율 1~4%, 기타 주주 지분 포함) 이상 보유한 대주주가 주식 양도세를 내고 있다.
금투세가 오는 2023년 1월로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정부는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지난 7월 금투세 도입을 오는 2025년까지 2년 유예하는 세법개정안을 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건부 수용안을 제시했다. 금투세 시행에 맞춰 현행 0.23%인 증권거래세율을 0.20%로 낮춘다는 정부안에서 나아가 0.15%까지 세율 인하를 하고, 주식양도소득세 납부 대상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대폭 상향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철회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하지만 정부는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앞서 추경호닫기추경호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월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권거래세를 0.23%에서 0.20%로 인하하면 세수가 8000억원 감소하지만, 0.15%로 낮추면 총 1조9000억원 줄어 세수가 1조1000억원 더 줄어든다"며 "세수가 줄어드는 것도 재정 운용 과정에서 문제가 된다"고 답한 바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증권거래세는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대주주 기준이 대안 성격으로 언급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절충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당장 한 달 뒤인 내년 1월부터 예정대로 금투세 과세가 시행되는 만큼 당정과 야당의 합의 도달이 중요해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1월 28일 금투세 도입 유예를 둘러싼 정치권 논의에 대해 "당정이 적극 협력해 이 문제에 대응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12월 1일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예산안 쟁점 부수법안으로 금투세 등을 테이블에 올렸으나 이견차가 팽팽해 공전했다. 오는 6일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가 열린다.
금투세 입법 불확실성으로 금투업계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1월 17일 금융위원회는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7개 주요 증권사 등과 금투세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자본시장 동향 업계 간담회를 열고 지원사격했다. 주식시장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투세 전면도입은 시장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반기 별 원천징수 및 확정신고 등 세금납부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수적 납세협력비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비롯, 투자자의 장기투자를 유도할 수 있도록 혜택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도 나왔다.
특히 이번 세제가 도입될 경우 이른바 '채권 개미'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기존 비과세에서 채권 양도차익을 거둔 투자자는 과세 대상이 된다. 채권의 기본공제는 250만원 이상부터 20%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주식(펀드) 대비해서도 세제 부담을 크게 느낄 수 있다. 올해는 급격한 금리인상기에 개인들의 증권사 리테일 소매채권 투자는 활황을 보인 바 있다.
아울러 사모전문 자산운용사들도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세법 개정안에 금투세가 시행되면 펀드 분배금(수익금)은 금융투자소득이 아닌 배당소득으로 과세되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금투세는 분리과세지만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 합산 대상이 돼서 사모펀드 주요 고객인 자산가들에게 최대 49.5%의 세금 폭탄이 매겨지게 된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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