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대표 오익근닫기오익근기사 모아보기)은 지난 18일 건설업종에 관해 투자의견 ‘비중 확대’(Overweight)를 제시했다. 국내 주택시장 침체가 관측되면서 건설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한 상황이지만, 업종 내에서도 옥석을 가려 대형주 중심의 선별적 투자를 시행한다면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단 분석이다.
이태환 대신증권 투자분석가(Analyst)는 이날 건설업 관련 보고서를 통해 “연일 대중매체를 통해 주택 가격 하락, 단기자금시장 경색 관련 보도가 쏟아지면서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건설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한다는 점에 의문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커버리지를 개시한 대형 건설사 5곳의 경우엔 추가 하락보다는 저점 형성 뒤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 판단했다.
반등 이유론 △견조한 수익성 전망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 환경 개선 △신사업 가치에 따른 중장기 가치 성장(Value-up) 기대 등을 언급했다.
이어 “전 세계 시장의 긴축 국면이 종료되는 시점을 변곡점으로 국내외 건설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건설업종 내 옥석 가리기는 꼭 필요하다”며 “상대적으로 우발채무 리스크(Risk·위험)가 적고 매출처가 다변화된 대형주 중심 투자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대형 건설사들의 주가 랠리(Rally·강세 전환)가 나타난 시점을 근거로 볼 때 건설사들의 기업가치는 수주산업 특성상 당장의 실적보다는 미래 실적을 결정하는 수주 규모와 연동되는 경향을 보였다. 아울러 국내 건설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특성으로 인해 해외 수주 비중이 높을수록 건설사로서 상대적인 경쟁력 및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받아왔다.
그는 “업체별 해외 수주 및 신사업 경쟁력이 본격적으로 부각될 시기”라며 “국내 주택시장 하강기에도 실적 방어력을 증명할 경우, 만성적 저평가 해소 기회가 될 것”이라 평했다. 그러면서 “대신증권은 이번 커버리지 대상 대형 건설사들이 시장 환경 변화에 충분히 대비돼있는 기업들이라고 판단한다”며 “현재 밸류 구간에서는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최선호주는 삼성엔지니어링, 차선호주는 현대건설을 꼽았다. 국내 주택시장 내림세가 뚜렷하고 아직 시장 회복 단계를 논하기 이르다는 점에서 국내 주택 기반 매출은 낮으면서 해외 플랜트(Plant·생산용 기계장치) 시장 또는 특정 공사 종류에서 강점을 보이는 업체가 업종 내에서 아웃퍼폼(Outperform·실적 상회)할 것이라 본 것이다. 업체별 신사업 부문도 관심 있게 살펴야 할 부분은 맞지만, 절대 이익 기여 규모로 볼 때 아직 완전히 무르익지 않았다는 점에서 단기 투자 선호도를 높여줄 요인은 아니라 판단했다.
최선호주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주택시장 경기 하강으로부터 자유로우면서도 해외 화공 발주시장 확대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순수 설계·조달·시공(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회사라는 점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이태환 투자분석가는 “삼성엔지니어링에 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3만7000원을 제시한다”며 “순수 EPC 회사로서 국내 주택시장 익스포저(Exposure·위험 노출)가 전혀 없기에 9월부터 다른 건설 업체들의 주가 동반 하락이 나타나는 와중에도 높은 주가 방어력을 보이면서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레고랜드 발 프로젝트 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 우발채무 관련 공포가 최악의 구간을 벗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해당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투자 안전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추가로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Middle East+North Africa), 걸프협력회의(GCC·Gulf Cooperation Council) 국가들의 고유가에 따른 재정 여력 증대로 가스·석유화학 발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화공 분야 강점이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 영업환경이 상당히 우호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내년까지 자원 투입 50%, 현장 업무 50%, 공기 30%를 각각 줄여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 혁신을 달성하는 프로젝트 ‘5·5·3 수행 혁신’으로 이미 글로벌(Global·전 세계) 동종업계 EPC 회사들보다 굉장히 안정적인 실적을 시현 중”이라며 “향후 혁신 기술을 도입한 현장 숫자를 늘려가면서 차별화된 수익성도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차선호주로는 엔지니어링 전문 업체인 현대엔지니어링(HEC‧대표 홍현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현대건설을 선정했다. 목표주가는 5만4000원이다. 다른 종합건설사들이 2010년대 초반 수주한 해외 사업에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국내 주택 중심으로 매출 비중을 크게 높이는 전략을 취한 것과 달리 매출액과 수주금액 모두 해외 비중을 30% 내외로 꾸준히 유지했다는 점이 좋게 평가됐다.
이 투자분석가는 “해외 비중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오일·가스, 토목, 인프라(Infrastructure·사회적 생산 기반) 사업 등 다양한 공사 종류 사업 경험이 계속 누적됐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기대할 수 있는 수주 폭도 넓어졌다”며 “사우디 아람코(Aramco‧대표 아민 나세르)의 ‘나맛’(Namaat) 프로그램에 삼성엔지니어링과 함께 NEC(National EPC Champion) 협력사에 선정된 것도 긍정적으로, 향후 아람코에서 발주하는 주요 사업에 대해 수의 계약 또는 입찰 인센티브(Incentive·성과 보상)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중인 사우디 ‘네옴’(NEOM) 시티 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점을 높이 샀다. 현대건설은 해당 프로젝트 가운데 ‘더 라인’(The Line) 레인 터널 사업을 이미 수주해 착공하고 있다. ‘옥사곤’(Oxagon) 항만 사업 역시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이태환 투자분석가는 “현대건설은 국내에서 꼽히고 있는 네옴시티 관련주 중 가장 가시화된 성과를 보이는 업체”라며 “전 세계적으로 다시 원자력발전소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큰 것 역시 현대건설에 우호적”이라 평했다.
그러면서 “현대건설은 ‘팀코리아’ 일원으로 참여해 국내 최초 해외 원전 수출 사례인 아랍에미리트(UAE·United Arab Emirates) 바라카 원전을 시공한 경험이 있다”며 “최근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상호 독점적 협력 및 EPC 우선 참여 협상권이 포함된 전략적 협약까지 체결하면서 원전 시공 기회가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에서 ‘최선호주’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0.78%(200원) 상승한 2만5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거래량은 89만여 주로 전 거래일보다 20%가량 줄었다. 연초인 올해 1월 3일 2만2900원과 비교했을 땐 12.45%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9.05% 내린 데 비해 주가 상승이 돋보인다. 차선호주로 꼽힌 현대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2.68%(1100원) 3만9950원에 장을 마쳤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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