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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회장 후보들 핵심공약 ‘대체거래소’…각론에선 차이

기사입력 : 2022-11-21 00:00

“금융 투자업계 규모 키우려면 ATS 필요해”
ETF상품 취급 확대·가상자산 거래는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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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나재철닫기나재철기사 모아보기 금융투자협회장 후임 선정을 위한 차기 회장 후보자 공모가 시작된 가운데 주목해야 할 게 있다. 최근 금투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체거래소’(ATS·Alternative Trading System) 설립에 관한 후보자들의 생각이다.

금투협회장 선거 후보자들은 하나같이 ATS 설립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다. 대체거래소가 설립되면 거래소 간 공정한 경쟁을 통해 다양한 매매체결 서비스를 할 수 있어 투자자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데다 자본시장 규모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장기적인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다고 보면 된다.

다만, 올해 5월 터진 ‘루나(LUNA)·테라USD(UST)’에 이어 최근의 ‘FTX’(임시 대표 존 J. 레이 3세) 파산까지 가상 자산 업계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흔들리는 상황이라 ATS에 가상 자산을 도입할지는 후보자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

한편, 오는 30일 오전 10시까지 실시되는 금투협회장 후보자 공모에 누가 이름을 올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출마 의사를 밝힌 이들은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강면욱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Chief Investment Officer) 등 6명(출마 선언 순)으로 추려진다.

“자본시장 키우려면 ‘공정 경쟁’ 필요”
자본시장법상 ATS는 장내거래와 장외시장 등의 정규 증권거래소의 매매체결 기능을 대체하는 다양한 형태의 증권 거래 시스템을 말한다.

우리나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서는 ‘다자 간 매매체결회사’로 정의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MTF(Multilateral Trading Facility·다자 간 매매체결 시스템)로 불린다.

정규 거래소인 한국거래소와 달리 시장감시 기능이 제한적이고, 상장 심사 기능은 없다. 주식 매매 체결만 담당한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나 코스닥시장과 같이 한국거래소를 통한 매매가 아닌 별도로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장내거래소와 장외시장의 중간 형태라 할 수 있다.

차기 금투협회장 후보들이 하나같이 ‘ATS 설립 추진’에 찬성 목소리를 내는 이유도 여기 있다. 바로 ‘공정 경쟁’을 통한 자본시장 발전이다.

한국거래소는 1956년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대한증권거래소’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한국증권거래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등 이름을 바꿔가면서 오늘날까지 유지돼왔다. 67년간 이어진 증권 거래를 독점해온 것이다.

공정 경쟁을 통한 가장 큰 장점은 거래 수수료 인하 가능성이 꼽힌다. 투자자의 명시적 거래비용이 절감될 수 있단 말이다.

아울러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시스템 선진화로 매매체결 속도 향상도 기대된다. 거래비용과 속도 향상은 주식시장 전반의 거래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대체거래소와 한국거래소가 양립할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거래소에서 주식을 매입하고 비싼 거래소에 매도해 차익을 얻는 ‘아비트라지(Abitrage·재정거래)’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금융 투자업계 전체의 이익 증대도 그려진다. ATS 설립준비위원회가 지난해 3월 ATS 설립 타당성 조사를 의뢰한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는 ATS가 사업 5년 차에 시장 점유율 12%를 달성하고 약 360억원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거래량 규제 등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시장점유율에 제한을 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ATS 도입으로 긍정적 효과를 보고 있다.

미국에서 ATS를 통한 주식거래 비중은 40%, 유럽연합(EU·European Union)의 경우 30%에 달한다. 반면 아시아 지역은 1%대다.

미국은 지난 2007년 ATS를 설립해 뉴욕 증시 상장 종목 중 핵심 기술 종목 100개를 모아 만든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등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수수료 인하를 촉진했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의 전체 ATS 수는 58개, 정규거래소는 24개다. 미국 전체 주식 거래 가운데 ATS 거래가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

미국은 ATS 도입 이후 거래소 간 경쟁 체제 덕분에 주문 속도와 호가 스프레드(매매가격차이), 거래 비용이 줄어 시장 질이 향상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SEC에 따르면 대체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 비중은 2018년 기준 11.4%다.

일본은 1998년부터 사설 거래 시스템(PTS·Proprietary Trading System)을 통해 2개의 대체거래소를 운영 중이다.

PTS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규 거래소인 일본 거래소(JPX)보다 적극적으로 IT 분야에 투자해 주문 제도 편의성을 높인 상태다.

금융당국·업계 모두 발 빠르게 ATS 설립 추진
국내에서도 발 빠르게 ATS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와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은 ATS 설립으로 가는 첫걸음으로 오는 25일 ‘인가 설명회’를 연다. 설명회에선 ATS 인가 요건(인가 심사 안내 지침서)을 비롯해 인가 심사 방향을 소개하고 신청 일정 등 추진계획을 설명할 계획이다.

업계는 당국보다 좀 더 빠르게 움직였다. 금융투자협회(회장 나재철)를 중심으로 증권사, 증권 관련 기관,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기업 등 34개 민간 금융사 관계자들이 모여 대체거래소 설립을 위한 준비법인인 ‘넥스트레이드’(Nextrade)를 창립한 것이다. 넥스트레이드 초대 대표는 참석 주주의 만장일치로 김학수 전 금융결제원장이 맡기로 했다.

ATS 설립이 인가받게 되면 이는 ATS 설립 근거가 도입된 2013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최초’ 사례가 된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국거래소(KRX·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가 공공기관에서 해제돼 민간기업으로 전환하는 등 제도적 기반도 2015년에 마련됐지만, 거래량 규제와 그에 따른 수익성 우려 등으로 한 발 더 나아가지 못하게 됐다. ATS 거래량 한도를 시장 전체 거래량의 5%, 개별 종목 거래량의 10% 이내로 규제하면서 사업성을 의심받게 된 것이다.

이에 당국은 2016년 ATS 설립·운영 요건을 완화해 거래량 한도를 시장 전체의 15% 개별 종목 거래량의 30%까지 3배씩 확대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이 한국거래소 주식 90%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주주 가치가 희석된다’는 우려와 한국거래소 본사가 위치해 있는 부산지역 주민 반대 등 복잡한 이해관계 속 대체거래소 설립은 번번이 무산되고 말았다.

그렇게 ATS 설립이 좌절되나 싶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증시가 반등하고, ‘개미 투자자(개인 투자자)’가 대거 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됐고, 설립 논의는 더욱 활발해졌다.

업계는 지난 2019년 3월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이만열) 등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ATS설립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켜 인가를 위한 사전 준비를 진행해왔다.

그러다 올해 신한금융투자(대표 이영창)가 합류했고, 이달 들어 중소형 증권사, 관련 기관, IT 기업 등 출자 기관 34곳이 넥스트레이드를 창립한 것이다.

현재 금융당국도 ATS의 원활한 설립과 효율적 운영을 위한 감독방안을 강구하고 면밀한 심사를 위한 인가 심사 가이드라인(Guid-line·안내 지침서) 마련에 힘쓰고 있다.

ATS가 설립되더라도 상장 심사나 청산, 결제, 시장감시 등의 기능은 정규 거래소인 한국거래소가 그대로 수행하는 데 금융당국은 이번에 ATS 도입이 완료되면 시장 상황을 본 뒤 ATS 업무 기능을 확대하려 한다. 최종 인가까지는 2년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김학수 초대 대표이사는 “넥스트레이드가 ATS로 인가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며 “향후 시장에서 요청하는 다양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높은 안정성이 갖춰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사 등 시장 관계 기관과의 원활한 협조체계를 만들어 인가 뒤 넥스트레이드가 국내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Infrastructure·사회적 생산 기반)로 기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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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S 통한 ‘이 비즈니스’ 자본시장 먹거리 될까?
“지금부터라도 미래 먹거리라 생각하고, 이 비즈니스(Business·사업)를 들여다보게 해주는 게 좋죠.”

이번에 금투협회장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가 미래 먹거리로 본 ‘이 비즈니스’는 가상 자산이다. 서 전 대표는 “가상 자산 업계가 10년, 20년 뒤에 세상을 지배할 수도 있다”며 “우리는 자본시장법에 있는 금융 투자 범주에 들어가는 것만 얘기하고 있는데 증권형 토큰 말고도 대체거래소(ATS)에 가상 자산을 들어오게 해주는 등 시장을 열어주면 새로운 사업이 무궁무진하게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피력했다.

실제로 금투협은 최근 전 세계에서 가상 자산 거래량이 3번째로 많던 미국 가상 자산 거래소 ‘FTX’(임시 대표 존 J. 레이 3세) 파산 소식을 보면서 가상 자산 공공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그 결과 ATS에서 증권형 토큰 이외에 비트코인(BTC·Bitcoin) 등 비증권형 코인까지 편입 범위를 넓히려 한다.

가상 자산 거래소가 현재 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사장 이명호닫기이명호기사 모아보기), 한국증권금융(사장 윤창호) 역할을 모두 하는 데다가 FTX와 같이 발행 재단 역할도 해 사업 분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비 증권형 코인을 규제하는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 이후 ATS를 통해 제도권 내에서 가상 자산을 거래하도록 하면 투자자 보호에 더 힘쓸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차기 금투협회장 후보들도 ATS가 운용하는 상품이 다양해진다는 측면에서 동의하고 있다. 다만, 속도는 약간씩 차이 난다.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ATS가 생겨 투자자 선택권이 늘고 거래 시간이 확대되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토큰형 상품이나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다루는 블록체인(Blockchain·공공거래장부) 기반 암호화폐 등 투자 대상이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이게 ATS의 실질적 효과라 보지만, 시장안정과 투자자 보호 방안을 찾아 금융당국과 논의하는 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서유석닫기서유석기사 모아보기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역시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 등 대체거래소가 취급하는 상품 범위가 넓어지고 거래가 많이 되고 활성화되면 정말 좋다”며 “건물이나 그림을 대상으로 조각 투자를 하는 것도 토큰으로 ATS에서 거래되게 하면 또 하나의 시장이 크게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상 자산도 거래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미국 시장에서도 정리가 다 안 된 상태라 섣부르게 다가가는 것보단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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