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대표 이은형닫기이은형기사 모아보기)은 16일 관련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로 갈수록 기대감이 높아진다”며 셀트리온(대표 기우성)‧유한양행(대표 조욱제)‧HK이노엔(곽달원) 등을 최선호주(Top-picks)로 꼽았다.
박 투자분석가는 “내년에 새롭게 열리는 바이오시밀러 타깃(Target‧목표) 시장은 332억달러(44조995억6000만원)로, 이는 2013년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개화한 이후 가장 큰 규모”라며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Inflation Reduction Act)을 비롯한 규제 상황 또한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에 약가 인하 내용이 담겨 있어 장기적인 바이오시밀러 산업엔 부정적 영향이 가해질 수 있지만 인하 시점이 2028년이기에 단기적으론 긍정적 요소가 더 크다는 얘기다. 인센티브(Incentive‧보상) 적용 및 미국 정부의 헬스케어(Healthcare‧건강 치유) 지출 완화 등은 바이오시밀러에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약품 위탁 생산사업(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시장은 우려에도 견조한 상태를 유지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임존종보)의 공급계약은 꾸준하고, 1~3공장은 모두 가동하고 있다.
내년 1월 바이오젠(Biogen‧대표 미셸 보나토스)의 알츠하이머(Alzheimer‧퇴행성 뇌질환) 항체 치료제 ‘레카네맙’(Lecanemab) 승인을 앞둔 점 역시 긍정적이다. 당장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보다 미미할 수 있지만,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 시대 개화에 대한 기대감은 커질 수 있다. 박 투자분석가는 “단기 수요 급증보다는 진행 방향에 따라 장기적인 수혜를 기대하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하반기 급등한 원‧달러 환율에 따라 상황은 뒤바뀔 수 있다. 얼마 전 1440원까지 상승했던 환율은 이달 1318원까지 하락했다. 환율 급등 구간에서 가장 큰 실적 수혜를 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제약 산업에 관해선 “내수 시장의 성장 여력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돌파구는 ‘신약’”이라고 전했다. 그런 면에서 유한양행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약 ‘레이저티닙’(Lazertinib)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레이저티닙은 다음 달 단독 임상 3상 결과를 비롯해 내년 임상 3상 결과 확인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직 국내에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저해제(EGFR TKI‧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tyrosine kinase inhibito)가 1차 치료제로 급여되지 않아 정확한 시장 규모를 확인할 순 없지만, 레어지티닙이 1차 치료제로 국내에서 적응증을 확대하면 1000억원 이상 매출이 관측된다.
또한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K-CAB)도 기대 주자다. 박 투자분석가는 케이캡이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시장 성장을 통해 안정적으로 국내 매출을 올리는 동시에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Global‧전 세계)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대기업들의 신약 개발 진출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했다. 올해 5월 롯데(회장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가 미국 제약회사인 브리스틀마이어스(Bristol-Myers Squibb Co.‧대표 지오반니 카포리오)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Contract Development & Manufacturing Orgainzation) 공장을 1억6000만달러(2127억3600만원)에 인수하면서 바이오의약품 CMO 분야에 진출했다.
이어서 10월엔 LG화학(대표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이 뉴욕 증시 상장 종목 중 핵심 기술 종목 100개를 모아 만든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에 상장돼있는 바이오텍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대표 마이클 P 베일리)를 5억6000만달러(7453억400만원)에 인수하는 빅딜(Big deal‧대규모 거래)을 체결했다.
박 투자분석가는 바이오텍을 산업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함께 했다. 최근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바이오텍 주가는 부진했다. 현재 제약·바이오 섹터(Sector·분야)가 유망한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한 장외 주식거래 시장 코스닥(KOSDAQ)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팬데믹 발생 이전 수준인 24.4%까지 내렸다. 지난 2020년 코로나 발발 이후 공급된 유동성 영향으로 34.5%까지 상승한 것에 비하면 많이 빠진 상태다. 또한 현금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신규 자금 조달 허들(Hurdle‧벽)도 높아졌다.
하지만 산업에서의 바이오텍 수요는 꾸준한 상황이다. 유동성이 축소됐음에도 블록버스터들의 특허 만료는 계속되고 파이프라인(Pipeline‧신약 개발) 확보 수요는 꾸준할 수밖에 없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단 분석이다. 또한 주가가 내릴 만큼 내려 바닥에 가까워졌기에 투자 여력도 충분해졌다. 현재 나스닥 바이오테크 지수에 있는 기업 24%가 현금성 자산보다 시가총액이 낮은 상황이다. 지난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인 것이다.
산업에서 이뤄지는 바이오텍 투자는 크게 라이선스 딜과 인수‧합병(M&A‧Mergers and Acquisitions)으로 나뉜다. 라이선스 딜은 가장 초기인 발굴 단계에서부터 후기 단계인 임상 3상 및 승인까지 다양한 단계의 물질을 대상으로 한다. 개발 단계에 따라 중요도가 다르다. 후기 단계 기술 이전일수록 계약금 비중이 커진다. 가장 적극적인 투자 방식은 M&A다. 전체 딜 규모의 일부 금액만 지불하는 라이선스 딜과 달리 일시에 투자하는 금액이 가장 커 리스크(Risk‧위험)가 높은 대신 가져오는 이익도 많다.
올해 신약 개발 분야에서 체결된 10억달러(1조3310억원) 이상 M&A는 총 10건이었다. 개발 초기 단계의 신규 모달리티(Modality‧치료 수단의 분류)가 아닌 후기 임상과 미국 식품 의약국(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으로부터 승인받은 신약 보유 업체에 집중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라 평가된다.
박재경 투자분석가는 2023년 국내 신약 개발 키워드(keyword‧핵심 단어)로 ▲후기 단계 파이프라인에서의 성과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의 개념 입증 임상 결과 확보 ▲글로벌 수요가 높은 플랫폼 등을 제시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박 투자분석가가 꼽은 최선호주는 셀트리온과 유한양행, HK이노엔이다. 셀트리온은 내년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 수혜가 예상되며, 유한양행은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레이저티닙의 후기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둔 점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HK이노엔은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캐이캡 성장이 점쳐진다.
더불어 관심 종목으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이비엘바이오(대표 이상훈)가 언급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공장이 가동되면서 견조한 실적과 꾸준한 수주를 보여줄 것으로 보이고,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 항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알츠하이머 항생 치료제 승인이란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서 연구‧개발(R&D‧Research and Development) 결실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에 의하면 이날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4.52%(8500원) 하락한 17만9500원에 장을 마쳤으며, △유한양행 –0.51% △HK이노엔 –0.52% △삼성바이오로직스 –2.87% 등 제약·바이오 관련주는 전반적으로 국내 증시에서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에이비엘바이오만 전일 대비 1.92%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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