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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금)

디지털 자산 스타트업, 전통 금융 지원받아 업계 경계 허문다

기사입력 : 2022-11-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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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관점 허물고 디지털 자산 가능성 엿봐

빅 블러 시대 발맞춰 ‘디지털 경쟁력 제고’ 행보

업루트컴퍼니 ‘비트세이빙’, 삼성증권과 전진

웨이브릿지, KB금융 지원받아 ‘글로벌 진출’ 포문

양종회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 부회장(왼쪽)과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이사가 2022년 11월 2일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는 모습./사진=KB금융이미지 확대보기
양종회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 부회장(왼쪽)과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이사가 2022년 11월 2일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는 모습./사진=KB금융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디지털 자산 스타트업이 전통 금융업계와의 벽을 허물어뜨리고 있다. ‘스타트업(Start-up‧신생 창업기업) 지원’을 다각도에서 받으면서 전통 금융과 인연을 맺고 컨버전스(Convergence‧융합) 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진 ‘빅 블러’(Big-blur) 시대에 발맞춰 보이는 변화다. 보수적인 금융 관련 규제와 전통 금융업계 분위기에도 디지털 자산 시장이 가진 ‘미래 지향적 가능성’이 만든 결과라 할 수 있다.

과거엔 가상 자산을 단순히 투자 자산 정도로 분류했다. 하지만 최근엔 다르다. 해외에선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대표 데이비드 솔로몬),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대표 제프 브로드스키) 등 유명 투자 은행들이 가상 자산을 투자자산 이상으로 높이 평가하면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해외 투자 업계의 관심이 커졌다.

이런 흐름은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를 중심으로 ‘가상 자산 서비스 진출 허용’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자 금융당국에서도 투자자 보호 조처와 함께 산업 진흥을 위한 규제 완화 움직임도 조금씩 나타나는 추세다.

실제로 9일 신한금융그룹(회장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경영진과 고객, 투자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한 디지털데이’에서도 ‘빅 블러’는 언급됐으며, 금융당국도 이에 부응하는 목소리를 냈다. 조용병 회장은 “빅 블러 시대에서 업종 간 경계가 낮아졌고 온라인, 오프라인 구분도 사라져가고 있으며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조 연설을 맡은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금융권은 생존 전략으로 혁신해야 하고 정부는 이를 충실히 뒷받침하겠다”며 디지털금융 정책 방향으로 ▲디지털 규제 혁신 가속화 ▲디지털 자산 제도화 모색 ▲디지털금융 생태계 구축 등을 소개했다.

디지털 자산 업계와 전통 금융 업계의 ‘인연’… 과연 잘 지속될 수 있을까?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 협업 통로를 열어가는 두 업계의 모습에 시선이 주목된다.

업루트컴퍼니, 삼성증권 ‘스타트업 랠리업’ 프로그램 선정

디지털 자산 적립식 구매 설루션(Solution‧문제 해결 시스템) ‘비트세이빙’(Bitsaving) 운영사인 업루트컴퍼니(대표 이장우)는 지난 9월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이 개방형 혁신(Open Inovation) 전문 기관인 더인벤션랩(대표 김진영)과 운영하는 스타트업 협업 및 지원 프로그램 ‘스타트업 랠리업’에 최종 선정됐다. 디지털 자산 설루션 기업으로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대표 서비스 ‘비트세이빙’이 주요했다. 비트세이빙은 최소 3000원 이상 일정 금액으로 매일 디지털 자산을 구매해 적립하는 서비스다. 일종의 은행 적금과 같다.

블록체인(Blockchain‧공공 거래 장부) 상에서 이뤄지는 모든 움직임을 데이터화한 ‘온체인(on-chain) 데이터 알고리즘(Algorism‧공식)’을 활용해 비트코인(BTC‧Bitcoin)과 이더리움(ETH‧Ethereum) 등을 수익률과 관계없이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금액만큼 투자할 수 있다. 지난 9월 선보인 ‘스마트 저금통’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 지표에 따라 구매 금액을 자동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서 활용되는 적립식 구매 기법(DCA·Dollar-Cost Averaging)은 변동성은 크지만, 장기간 우 상향하는 자산에 투자할 때 효과적이다. 리스크(Risk‧위험)를 줄일 수 있어 안정적인 디지털 자산 투자를 원하는 경우 적합하다고 보면 된다. 비트세이빙은 오는 2024년까지 사용자 수 8만명, 월 저금 금액 24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루트컴퍼니는 현재 비트 세이빙 외에도 대체 불가능 토큰(NFT·Non-Fungible Token) 사업 설계를 컨설팅(Consulting·상담)하는 ‘NFT 창작소’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엔 NH농협은행(은행장 권준학닫기권준학기사 모아보기)이 참여한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Custody·수탁) 전문 기업 ‘카르도’(CARDO·대표 손경환)와, 이번 달엔 베트남 디지털 자산 투자 플랫폼 ‘엑스뱅크’(XBank)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루트컴퍼니 관계자는 “이번에 삼성증권의 스타트업 랠리 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실제 사업에 필요한 기술 검증(PoC‧Proof of Concept)과 제휴 추진은 물론이고 별도의 맞춤형 멘토링 등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됐다”며 “향후 삼성증권과 신규 금융 서비스 개발을 넘어 공동 수익 창출을 이뤄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루트컴퍼니(대표 이장우)의 디지털 자산 적립식 구매 설루션(Solution‧문제 해결 시스템) ‘비트세이빙’(Bitsaving) 개요./자료=업루트컴퍼니이미지 확대보기
업루트컴퍼니(대표 이장우)의 디지털 자산 적립식 구매 설루션(Solution‧문제 해결 시스템) ‘비트세이빙’(Bitsaving) 개요./자료=업루트컴퍼니

웨이브릿지, KB금융과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 협약

금융‧디지털 자산, 금융상품 및 설루션을 제공하는 ‘웨이브릿지’(대표 오종욱)는 최근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과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의 스타트업 해외 지원 프로그램 ‘KB 글로벌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랩’에서 ‘KB 스타터스 싱가포르’로 선정된 뒤 2개월 만이다.

협약을 통해 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은 웨이브릿지의 디지털 자산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투자 분석 플랫폼 ‘KB DAM(Digtal Asset Management)’을 개선하고 디지털 자산 (Infrastructure·사회적 생산 기반) 개발에 나선다.

KB증권(대표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박정림)과 KB자산운용(대표 이현승닫기이현승기사 모아보기)도 디지털 자산과의 연결 고리를 잇는다. KB증권의 경우, 알고리즘(Algorism‧공식) 주식거래(Trading) 전략을 활용한 ▲고객 자산관리 모델 개발 ▲가상 자산 지수 기반의 상품 개발 ▲가상 자산에 대한 평가 보고서 발행 등을 추진한다.

KB자산운용은 웨이브릿지가 미국 현지에 설립한 네오스 인베스트먼트(NEOS Investments LLC)와 같이 KB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 상품의 해외 상장을 검토하고 가상 자산 관련 글로벌 상품을 개발한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업무 협약은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과 안전한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웨이브릿지는 퀀트(Quant‧계량 투자) 기술 기반의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설루션을 개발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데이터 처리 및 퀀트 알고리즘 개발 기술력을 통해 가상 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종합 투자 설루션 기업으로의 가치를 내걸고 더욱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투자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 퀀트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가상 자산 시장 움직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덱스(Index‧지수)를 제공 중이다. 업비트(Upbit‧두나무 대표 이석우닫기이석우기사 모아보기), 빗썸(Bithumb‧대표 이재원), 코인원(Coinone‧대표 차명훈), 코빗(Korbit‧대표 오세진) 등 국내 가상 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산출하기 때문에 한국을 대표하는 가상 자산 지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이 지수는 가상 자산 투자 상품 기초지수로도 사용되며, 특히 세계적인 금융 정보 단말기인 블롬버그 터미널(Bloomberg Terminal) 등에 웨이브릿지 인덱스가 공표돼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웨이브릿지가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법인‧기관 전용 가상 자산 중개 플랫폼 ‘돌핀’(Dolfin)은 여러 가상 자산 거래소와 블록체인 지갑(Wallet)을 연결해 투자자들의 통합 자산관리와 거래 편의성을 제공한다.

거래소들의 오더 북(Order book‧호가 창)을 실시간으로 합친 돌핀의 원스톱(One stop‧한 번에) 오더 북과 스마트 알고리즘 거래 시스템을 통해 대량 거래를 최적의 조건으로 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블록오디세이, 신한은행 ‘신한 퓨처스랩 8기 뱅크플러스’ 선발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블록오디세이’(대표 김기영)는 지난 8월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이 진행하는 ‘신한 퓨처스랩 8기 뱅크플러스’에 선발됐다.

신한 퓨처스랩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육성·인프라 프로그램이다. 8기엔 블록오디세이를 포함해 8개 혁신 금융 스타트업이 뽑혔다. 신한은행은 선발된 기업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쏠’(SOL) 개발, 자체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 세계) 플랫폼 구축, 생활금융 콘텐츠 플랫폼 고도화 등 하반기 중점 사업에서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신한은행으로부터 지원받게 된 블록오디세이는 블록체인 기반 유통 이력 관리와 디지털 자산화를 주력으로 한다. 특히 물류 설루션 ‘스캐너스’와 NFT 설루션 ‘레비츄’를 바탕으로 실물 자산 NFT 기술에 강점이 있다.

이 밖에 디지털 자산 시장을 향한 전통 금융업계의 구애는 ‘가상 자산 수탁업’ 형태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1월 커스터디 전문 기업인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대표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홍)과 미국의 디지털 자산 금융 서비스 기업 ‘비트고’(BitGo‧대표 마이크 벨시)는 신한은행과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 제공 및 설루션 개발 양해각서(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를 체결했다.

농협은행도 지난해 9월 국내 핀테크 업체들과 가상 자산 수탁 업무 관련 법인인 ‘카르도’(Cardo)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실시하며 가상 자산 스터디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증권 ‘스타트업 랠리업’ 프로그램에 선정된 업루트컴퍼니 역시 앞서 언급한 대로 지난 8월 카르도와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 협약을 맺었다.

이장우 업루트컴퍼니 대표는 “디지털 자산은 중요도가 갈수록 커지면서 금융 자산의 필수 구성 요소가 되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에 대한 금융 서비스 이용자들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전통 금융사들은 업루트컴퍼니와 같은 디지털 자산 관련 전문 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업무 제휴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신사업을 확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불안정한 디지털 자산 투자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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