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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뛰면 상황 더 나빠져”…건설업계, 경쟁률 반토막에도 눈물의 ‘밀어내기’ 분양

기사입력 : 2022-11-0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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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약 6만여가구 분양 예정…"비수기 12월, 11월이 사실상 마지막"
지난해 대비 반토막 나버린 청약경쟁률, 시장상황 악화 불 보듯

연도별 11월 아파트 분양 및 분양예정 물량 추이 / 자료제공=부동산R114이미지 확대보기
연도별 11월 아파트 분양 및 분양예정 물량 추이 / 자료제공=부동산R114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자이언트 스탭(0.75%p 인상)에 이어 우리나라 기준금리 추가인상도 불가피해진 가운데, 분양시장의 분위기도 당분간 빙하기를 유지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지방은 물론 수도권, 나아가 서울 집값까지도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가는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일부 인기단지를 제외한 대다수의 단지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분양시장 분위기는 이미 냉각된 상태다. 특히 인천과 경기의 경우 입주물량이 발생하며 매매가격과 분양경쟁률 모두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1월 분양을 앞둔 물량이 전국 약 6만여 가구로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어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더욱 어두워질 전망이다.

◇ 9월까지 실제 분양물량 예정치의 절반 수준인데…11월 전년대비 2배수준 분양 예정

부동산R114에 따르면 11월 분양예정 아파트는 전국 89곳, 총 6만1312가구(임대 포함)로 조사됐다. 계획대로 분양한다면 2015년 이후 동월 대비 가장 많은 분양 물량이며, 작년 동기 실적인 3만413가구와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부동산R114는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고, 미분양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공급주체들이 예정된 물량을 모두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들어 고금리 여파와 집값 하향세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건설사들이 분양속도를 조절하면서 물량이 계속해서 이월되고 있다. 서울 정비사업 단지를 포함해 10월 계획물량 중 11월로 연기된 물량이 3만3,894가구에 달한다. 최근 경기 안성시와 양주시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지방에 이어 수도권 아파트도 미분양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이 매달 발표하는 분양예정물량 데이터에 따르면, 9월까지 예정된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총 26만180가구였다. 그러나 이 중 실제로 분양된 물량은 13만2962가구로 공급실적률은 약 51%에 그쳤다.

특히 9월은 월간 4만791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정됐으나, 실제 분양에 나선 물량은 1만3357가구에 그쳤다. 공급실적률은 33%로 올해 가장 낮은 수치를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4월에 기록된 41%로, 2만3446가구가 예정됐으나 9512가구만이 실제 분양에 나섰다. 이는 올해 가장 적은 월간 분양물량 수치기도 하다.

또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9대 1로, 2021년 경쟁률(19대 1)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요새는 하려던 공사도 멈추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그렇다고 공사를 아예 안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이 11월 2일(현지시각)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Federal Reserve 유튜브 채널 갈무리(한국시각 2022.11.03)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이 11월 2일(현지시각)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Federal Reserve 유튜브 채널 갈무리(한국시각 2022.11.03)


◇ 미 연준 “당분간 금리인상 중단 없을 것”…시장 악화 우려에 눈물의 밀어내기 분양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이 11월에 물량을 쏟아내는 이유는 내년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Fed)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한 것에 이어 내년에도 한동안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무게를 얻으면서, 국내 기준금리도 이에 발맞춘 인상이 불가피해진 상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아직 갈 길이 남아있다, 한동안 지금과 같은 제한적인 입장을 지속해야 한다"며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을 나타내는 피벗(정책전환)은 시기상조임을 명확히 했다.

국내 기준금리까지 올라갈 경우 분양 주체인 건설사와 시행사 등이 감당해야 할 금융부담도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다. 금리가 오르면 건설사들의 공사에 필요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부담도 커지고, 수요층이 대출을 받지 못해 분양을 포기하며 미분양이 발생하면 건설사들의 자금회수에도 지장이 생긴다. 이른바 ‘돈맥경화’가 발생하면서 자금 자체가 시장에서 돌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12월은 연말 특수로 인해 분양이 원활히 이뤄지기 어려운 시기라 11월이 사실상의 올해 물량 소화의 마지막 기회라고 보면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풀리긴커녕 점점 안좋아지고 있어서 이마저도 연기될까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분양업계 관계자는 “연내 분양을 앞두고 있던 대형 사업장들이 각자의 이유로 분양을 미뤘는데, 결과적으로 그 모든 것들이 독으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주 일부의 인기 단지를 제외하면 흥행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자니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명확해졌기 때문에 ‘지금이 제일 싸게 먹힐 때’라는 심정으로 일단 분양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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