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가운데 기본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으로, 연 4.80%의 이자를 준다. 우리은행 ‘원(WON)플러스예금’의 금리는 연 4.66%다. 케이뱅크 ‘코드K정기예금’과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은 연 4.60%의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0%에서 3.00%로 0.50%포인트 인상한 데 맞춰 시중은행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도 수신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일부터 정기예금 15종 및 적립식 예금 23개 상품 금리를 최고 0.6%포인트 인상했다. 하나은행도 같은날 29개 예·적금 상품 금리를 최고 0.9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5대 시중은행 모두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예·적금 금리를 높여 잡았다.
가장 먼저 인상에 나선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부터 19개의 정기예금과 27개의 적금 금리를 최고 1.0%포인트 올렸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14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각각 최고 0.8%포인트, 0.7%포인트 인상했다.
저축은행들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1년 만기 기준 최고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예금은 동양저축은행 ‘정기예금’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예금’·‘비대면회전정기예금’·‘인터넷정기예금’으로, 이자율이 연 6.50%에 달한다.
MS저축은행 ‘e-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6.45%다. 키움예스저축은행 ‘e-회전예스(yes)정기예금’과 ‘SB톡톡회전yes정기예금’, HB저축은행 ‘스마트회전정기예금’, ‘e-회전정기예금’은 연 6.30%의 이자를 준다.
가입 후 3개월 미만이라면 갈아타기 고려…예금담보대출 활용도
예·적금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예·적금을 새로 가입하거나 기존에 가입했던 상품을 갈아타는 전략을 고민하는 금융소비자도 늘었다. 은행권에서는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전망인 만큼 가입한 지 얼마 안 된 정기예금의 경우 해지 후 금리가 더 높은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현재 1년 정기예금 금리가 지난 7월과 비교해 1%포인트 이상 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입 후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예금은 중도 해지로 이자를 거의 받지 못하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더 높은 금리의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결과적으로 이득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만기가 3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면 기존 예금을 만기까지 유지하는 편이 낫다. 정기예금을 중도에 해지할 때 통상 납입 기간에 따라 기본 금리의 40~80%에 해당하는 이자만 받을 수 있어 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 이상 갈아타는 데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만기가 1~2개월 남은 상황에서 기존 예금보다 조건이 좋은 한정 특판 예금이 나왔다면 예금담보대출을 활용해볼 수 있다. 기존 예금을 담보로 대출받아 우선 고금리 특판에 가입한 뒤 기존 예금 만기가 됐을 때 그 돈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은행들은 예금금리에 1.25%포인트를 추가해 예금담보대출 금리를 적용하는데, 1년 전에 비해 예금금리가 1.25%포인트보다 더 올랐기 때문에 몇달 대출 이자를 내더라도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만기는 짧게 굴리기…회전식예금·파킹통장 주목
새로 예·적금 상품에 가입한다면 만기가 짧은 상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은이 내년 초까지는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앞으로 더 높은 금리의 상품이 출시될 가능성이 큰 만큼 자금을 짧게 굴려 쉽게 갈아탈 수 있는 단기 예금 등이 적합할 수 있다.적용 금리가 주기적으로 변동되는 회전식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미리 정해둔 일정한 주기로 금리가 바뀌면 이를 반영해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가입할 때 1~12개월 등 주기를 선택하고, 해당 기간이 지난 시점의 변동된 금리를 새로 적용받아 짧고 유연하게 목돈을 운용할 수 있다. 예금 상품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변동형’ 상품이다.
일반 정기예금의 경우 가입할 때 금리가 만기까지 고정된다. 만약 그사이에 금리가 올라 오른 금리를 적용받고 싶으면 해지 후 재가입해야 하는데 중도해지이율이 약정 금리보다 낮다.
회전식 예금은 지금과 같이 금리가 오를 때에는 다른 상품을 찾지 않아도 높아진 금리에 따라 이자를 더 얻을 수 있다. 금리는 일반 정기예금보다 낮은 편이지만 만기와 상관없이 회전 기간 단위로 해지가 자유롭고 선택에 따라 복리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회전식 정기예금은 회전 주기가 길수록 기본 금리가 높게 설계돼 있다. 당장 받을 수 있는 이자는 다른 상품에 비해 적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1년 만기 일반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했다가 만기가 끝나면 다시 금리가 높은 예금을 찾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이자를 챙길 수 있는 ‘파킹통장’도 눈여겨보자. 파킹통장은 차를 잠시 주차하는 것처럼 돈을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이다. 일반 자유 입출금 예금보다 금리가 높으면서도 적금과 달리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해 여유 자금을 임시로 보관해뒀다가 투자 등에 활용하기 좋다.
자금을 일정 기간 묶어두고 싶지 않고 필요할 때 쉽게 돈을 빼면서 정기예금 수준의 이자를 얻길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예치금 한도에 맞게 여러 파킹통장을 개설하고 자금을 쪼개서 예치하기도 한다.
시중은행 VS 저축은행 고민이라면…예치 목적·금액 따져 가입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중 어느 곳에서 예금에 가입할지 고민하는 금융소비자라면 돈을 넣어두는 목적과 금액에 따라 가입 전략을 짜는 게 좋다.일반적으로 정기예금은 만기를 채우지 않고 중도에 해지할 경우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된다. 예컨대 수협은행의 헤이정기예금의 경우 1년 만기 기본 금리가 연 4.80%지만 가입 후 3개월 이내에 해지하면 이율은 연 0.1%로 떨어진다.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중도해지이율은 0.6%에 불과하다.
1년 만기 금리가 연 4.66%인 우리은행 원플러스예금도 3개월 이내에 해지 시 이율은 연 0.1%다. 다른 은행 상품도 마찬가지로 만기를 채우지 않고 중도 해지하면 금리가 크게 떨어진다.
목돈을 묶어두면서도 투자 기회가 생기면 중도 해지할 생각도 있는 경우엔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OK저축은행의 ‘OK e-플러스정기예금’은 중도 해지를 하더라도 기본 금리 연 3.0%를 받을 수 있다. 이 은행의 ‘중도해지OK정기예금369′는 연 4.10% 금리가 적용된다. 중도 해지에 따른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
하나저축은행의 ‘내맘대로 중도해지 정기예금’은 2년 만기 상품이지만 중도 해지 시에도 연 4.20%의 기본 금리를 그대로 제공한다.
신용도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등을 고려해 1금융권을 선호하는 금융소비자는 지금과 같이 금리 차이가 미미한 시기엔 시중은행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단, 저축은행도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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