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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 제왕’의 귀환…풀체인지 그랜저 11월 나온다

기사입력 : 2022-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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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그랜저’ 재해석한 뉴트로 디자인
연간15만대 신기록 IG 뛰어 넘을까

‘세단 제왕’의 귀환…풀체인지 그랜저 11월 나온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국내 최다 판매 차종 그랜저가 다음 달 신모델로 출시된다. 신형 그랜저는 30여년 전 디자인 유산을 미래지향적으로 재해석한 또 다른 파격적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사장 장재훈)는 그랜저 7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오는 11월경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인기 차종답게 신차 정보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았는데도 기대감이 대단하다. 딜러를 통해 예약자 수 만명이 몰리는 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세대 그랜저 디자인 특징은 과거 그랜저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뉴+레트로)’로 알려졌다. 신형 그랜저 디자인 영감은 1986년 출시된 1세대 그랜저에서 받았다. 당대 상류층이 주로 타는 고급차 대명사로서 직선적 디자인을 선택해 ‘각 그랜저’로 더 잘 알려진 모델이다.

여기에 스타리아 등 최근 나온 현대차 모델에 반영된 수평 램프 디자인으로 미래 지향적인 느낌을 가미했다.

앞서 현대차는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 디자인을 1975년 출시된 한국 최초 수출차 포니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신형 그랜저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개발되는 셈이다. 50년 넘게 자동차를 만들어 온 역사를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말 현대차가 공개한 ‘헤리티지(유산) 시리즈 그랜저’에서도 이 같은 디자인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현대차 내장 디자인팀이 제작한 이 차량은 1세대 그랜저의 고급스러운 내부 디자인을 재해석한 콘셉트 모델이다. 당시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가 이렇게 나오는 게 아니라 디자인 영감을 얻기 위한 콘셉트 모델로 보면 된다”고 했다.

7세대 그랜저는 기존 모델보다 한층 커진 차체도 특징이다.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의 전장x전폭x전고는 5025x1880x1465mm이며 휠베이스는 2895mm다. 현재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전장이 4990mm인 것과 비교하면 35mm 가량 증가한 수치다. 경쟁차라고 할 수 있는 기아 K8이 이름을 바꿔 달며 전장 5015mm로 커졌는데 이에 대응하는 조치로 그랜저 크기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엔진은 K8와 마찬가지로 가솔린2.5, 가솔린3.5, LPi3.5, 하이브리드1.6터보 등 4가지로 개편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성공의 상징’ 될까
그랜저는 36년간 국내 시장에서 20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 셀링카다.

1세대 그랜저(1986~1992년)는 전체 형상뿐만 아니라 그릴, 램프 등 세부 디자인도 각진 형태로 무장했다.

요즘 고급차가 스포티함을 강조한 것과는 다른 중후한 매력을 가졌다. 실내는 당대 최신 사양으로 무장해 고급차임을 강조했다.

당시 오디오 시스템이 대부분 카세트였지만 1세대 그랜저는 드물게 CD플레이어를 동시에 탑재했다.

2세대 그랜저(1992~1998년)는 본격적으로 곡선형 디자인이 곳곳에 추가해 멋을 내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준다. 고급 모델의 경우 1세대 3000cc에서 3500cc로 배기량을 키웠다.

당시 국산차 최고 배기량을 달고 나왔던 대우차 아카디아(3200cc)를 능가하는 최고급차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조치다.

3세대 그랜저(XG, 1998~2005년)는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초 그랜저다.

이전 세대 모델은 일본 미츠비시로부터 기술협력을 받은 합작품이다. 이 시기에 현대차는 플래그십 세단 에쿠스를 새롭게 내놓으며 그랜저는 본격적으로 30·40대 젊은층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각진 디자인은 에쿠스에 넘겨주고, 그랜저는 곡선의 세련된 모습을 지향했다. 비록 플래그십이라는 지위는 잃었으나 2차례나 부분변경을 거치며 총 31만1251대가 판매됐다.

이는 2세대 그랜저 16만4927대와 비교하면 약 2배 더 많이 팔린 수치다. 그랜저 최초로 수출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도 판매량에 일부 기여했다. 주목할 만한 신기술은 급격하게 발달한 이동통신 기술을 반영해 현대차그룹 최초로 커넥티카 서비스 ‘모젠’을 탑재한 점이다.

4세대 그랜저(TG, 2005~2011년)는 전반적으로는 곡선형을 유지하면서도 램프 등에 직각 형태로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으로 호평받았다.

현재 차량에 당연하듯 들어가는 터치스크린, 블루투스, USB 등이 이 시기 처음으로 탑재됐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는 광고로 유명하다. ‘그랜저를 타는 것이 성공이다’는 자신감을 직접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5세대 그랜저(HG, 2011~2016년)는 2010년대 현대차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가 반영된 모델이다.

이는 ‘유체처럼 흐르는 조각’이라는 뜻으로 곡선형 디테일을 곳곳에 적용해 차량 역동성을 강조했다.

사양면에서는 차량 스스로 앞차 거리를 인식해 정차하거나 출발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들어갔다. 내부 조작버튼도 운전자가 사용하기 편하도록 배치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라는 개념도 적용했다.

6세대 그랜저(IG, 2016~2022년)는 60만대 판매를 돌파한 가장 성공한 그랜저다. 특히 2019년 10월 부분변경된 그랜저IG는 이듬해 14만5463대가 팔렸다. 이는 연간 국내 최다 판매 기록에 해당한다. 그랜저IG 부분변경이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디자인 혁신에 있다. 그릴과 해드램프가 합쳐진 통합형 디자인을 통해 미래지향적 느낌을 줬다. 이전 모델까지 어느 정도 공통점을 유지했던 것과 달리 파격적 변신이었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많이 팔리는데 굳이 디자인을 바꿀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더욱 젊은 감각으로 사는 새로운 40대 취향을 만족시키지 않고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세단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동시에 있었다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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