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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건희 회장 뜻 이어간 '안내견학교'…29년간 시각장애인 '눈' 대신했다

기사입력 : 2022-09-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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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안내견학교, '함께 내일로 걷다,' 행사 개최
안내견 8마리, 은퇴견 6마리 새로운 가족과 만나
93년 삼성 신경영 선언 이후 안내견학교 사업 진행
안내견 267마리 분양…안내견 인식 개선에 노력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훈련사가 안내견 보행 체험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이미지 확대보기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훈련사가 안내견 보행 체험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사회의 일원으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1993년 9월 고(故)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설립된 삼성화재안내견학교가 올해 설립 29주년을 맞았다. 당시 이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시각장애인 안내견 학교를 설립하는 등 ‘초일류 삼성’을 향한 변화의 첫 걸음을 사회 공헌으로 시작했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20일 새로운 안내견과 졸업한 안내견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함께 내일로 걷다’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퍼피워커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 ▲삼성화재안내견학교 훈련사 등 안내견의 생애와 함께 해 온 5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격려하며 안내견과 은퇴견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이번 행사의 테마는 ‘함께 내일로 걷다,’는 안내견 사업이 삼성뿐만 아니라 퍼피워커와 은퇴견 입양가족 등 다양한 자원봉사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우리 사회 모두의 노력과 애정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해 나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마지막 ‘,(콤마)’는 새로운 안내견과 시각장애인 파트너와의 동행이 시작되고, 은퇴견도 입양가족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등 이날 행사가 끝이 아닌 ‘시작’임을 강조했다.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이들과 함께 새롭게 안내견 활동을 시작하는 안내견, 퍼피워커(자원봉사자), 삼성화재안내견학교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이미지 확대보기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이들과 함께 새롭게 안내견 활동을 시작하는 안내견, 퍼피워커(자원봉사자), 삼성화재안내견학교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이날 행사는 ▲첫번째 가족 퍼피워커 ▲두번째 가족 시각장애 파트너 ▲세번째 가족 은퇴견 입양가정 순으로 진행됐다.

‘퍼피워킹’과 본격적인 안내견 훈련을 마치고 안내견 활동을 시작하는 안내견 8마리, 그리고 이들의 두 번째 가족이 되어 앞으로 함께 걷고 살아갈 시각장애인 파트너 8명은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안내견 후보 강아지를 위탁받아 1년여를 돌보며 사회화 훈련을 담당했던 ‘퍼피워커’ 자원봉사자들은 자신들이 키운 강아지가 당당한 안내견으로 성장한 것에 대한 감동과 떠나 보내야 하는 아쉬움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특히 6~8년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치고 반려견으로 삶의 2막을 시작하는 은퇴견도 주인공이었다.

퍼피워커, 시작장애인 파트너를 거쳐 세 번째 가족인 입양가족과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은퇴견 6마리 중 3마리는 강아지때부터 함께 했던 퍼피워킹 가족에 입양됐다. 헤어진지 6~8년 만에 다시 가족으로 재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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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은 서로의 삶에서 가장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보다 많은 시각장애인이 안내견을 만나 행복한 삶을 누리고, 안내견이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교는 1994년 안내견 바다분양을 시작으로 매년 12~15마리를 무상 분양하고 있다. 가장 최근 파트너와 맺어진 그루까지 포함하면 2022년 현재까지 총 267마리를 분양했고, 현재 70마리가 안내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안내견학교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교육하고, 시각장애인 파트너가 안내견을 스스로 관리하고 훌륭한 반려견 보호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내견학교에서는 약 한 달가량의 안내견 파트너 교육 과정이 진행되며, 24시간 일대일 케어를 통해 교육을 진행한다. 2주는 안내견 학교에 입소해 교육을 진행하고, 나머지 2주는 시각장애인의 거주지 근처에 숙소를 마련해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모든 생활을 같이 하면서 교육을 진행한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안내견 양성과 함께 안내견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안내견 사업이 갓 시작된 90년대 초반에는 안내견과 함께 식당을 찾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할 때 라는 이유로 거부를 당하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시각장애 체험’, 안내견과 함께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삼성은 매년 5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세계 안내견의 날로 정해 인식 개선에도 힘쓸 예정이다.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6년에서 8년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친 은퇴견들을 축하하며 꽃 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사진=삼성이미지 확대보기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6년에서 8년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친 은퇴견들을 축하하며 꽃 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사진=삼성
안내견학교 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의 숨은 조력자들의 노력도 있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보조견 조항 신설에 적극 나섰고, 수차례 개정을 통해 법률적 체계를 갖추는데 큰 역할을 했다.

국회에서도 안내견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법률적 보완을 위한 법안 제출을 진행해오고 있다. 최근에도 정부 및 지자체의 안내견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과 안내견 거부 사례 개선을 위한 법안 제출이 이어졌다.

강아지와 1년간 함께 생활하는 퍼피워킹자원봉사 가정들도 쉽지 않은 환경에서 강아지를 양육하고 있다. 대개 자원봉사 가족들은 퍼피워킹을 하면서 출입을 거부당하거나, 때로는 험한 소리에 상처를 받으면서 오로지 선한 목적을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퍼피워킹을 하고자 신청한 대기 가정은 110여 가정으로, 2년간 대기해야 할 정도로 자원봉사자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내견 육성과 훈련, 직원교육 등에서 세계안내견협회(IGDF)의 인증을 받은 검증된 전문기관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안내견과 파트너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열린 안내견 분양식 행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이미지 확대보기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열린 안내견 분양식 행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이날 평소 장애인 활동에 관심을 보여 온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해 감사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 의원은 “안내견은 시각장애인분들의 삶의 질을 바꾸는 중요한 동반자”라며 “안내견과 관련해 국가는 법적, 제도적 육성 방안을 마련하고, 민간은 지원 및 인식변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보조견 보급 확대뿐만 아니라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원학닫기홍원학기사 모아보기 삼성화재 대표는 “안내견 사업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으로 29년간 시각장애인의 더 나은 삶을 지원하고, 안내견에 대하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켜왔다”라며 “앞으로도 안내견과 파트너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사회적 환경과 인식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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