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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디지털·ESG, 시장서 ‘획기적’ 평가 나오게 만들 터”

기사입력 : 2022-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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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민영화 첫해 성과 집중…“자회사 본업 경쟁력 강화 지원”
“복합경제위기 대비”…적극적 리스크 관리로 안정 성장 만전

△ 1959년 광주 출생 / 1978년 전주고 졸업 / 1983년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 1986년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석사 / 1987년 한일은행 입행 / 2003년 우리은행 전략기획부장 / 2006년 우리은행 LA지점장 / 2010년 우리금융지주 상무 / 2012년 우리은행 관악동작영업본부장 / 2014년 우리은행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 2015년 우리은행 글로벌사업본부 부행장 / 2017년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 / 2017년 우리은행장 / 2019~현재 우리금융그룹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 1959년 광주 출생 / 1978년 전주고 졸업 / 1983년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 1986년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석사 / 1987년 한일은행 입행 / 2003년 우리은행 전략기획부장 / 2006년 우리은행 LA지점장 / 2010년 우리금융지주 상무 / 2012년 우리은행 관악동작영업본부장 / 2014년 우리은행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 2015년 우리은행 글로벌사업본부 부행장 / 2017년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 / 2017년 우리은행장 / 2019~현재 우리금융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3高(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 등에 따른 복합경제위기 가능성에 대비 적극적 리스크 관리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하반기 리스크·유동성 관리에 방점을 찍고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대내외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인 만큼 잠재 신용 리스크과 유동성 리스크가 전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완전 민영화를 이뤄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은행 전신인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에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지 23년 만이다. 손 회장은 2019년 1월 그룹 체제로 재출범한 우리금융의 초대 회장으로 오른 뒤 그룹 최대 숙원인 완전 민영화 과제까지 풀어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97.9% 늘어난 2조58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실적을 썼다.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순이익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자 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22.3% 증가한 8조3440억원에 달한다.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는 역대급 실적 등 기업가치 제고와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주가 부양 정책이 뒷받침됐다. 우리금융 기존 최대주주였던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12월 우리금융지주 지분 9.33%의 매각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지배구조와 경영 체제도 완전히 민간 구조로 바뀌었다.

손 회장은 1987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32년간 은행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 행장까지 오른 ‘정통 뱅커(Banker)’다. 우리은행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담당 상무, 글로벌사업본부 집행부행장, 글로벌그룹장을 포함한 요직을 거치며 우리은행 사정을 꿰뚫고 있는 ‘우리은행맨’이기도 하다.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손 회장은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석사 과정을 마치고 입행해 동기들보다 2, 3살 나이가 많았다. 지주 설립 때 실무를 담당한 공을 인정받아 2003년 44세의 나이로 우리은행의 전략기획부장이 됐다. 임원 승진 1순위인 전략기획부장 자리를 최연소 나이로 차지했다는 건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전략기획통으로 잔뼈가 굵은 손 회장은 글로벌 전문가이기도 하다. 미국 뉴욕지점과 LA지점장 등 해외지점 근무 및 글로벌사업본부장과 부행장, 글로벌부문장까지 글로벌 업무만 10여년 간 수행했다.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 합병, 미얀마 마이크로 파이낸스 인스티튜션(MFI)과 필리핀 저축은행 웰스뱅크 인수,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 인도 지점 개설 등이 손 행장이 이끈 성과다.

손 회장은 통역 없이 직접 해외 투자설명회(IR)에 나설 정도로 영어 실력이 수준급이다. 현재도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IR을 직접 진행하며 소통하고 있다.

손 회장은 2017년 전임 행장이 급작스럽게 사임하면서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행장에 오른 뒤 흔들리던 조직을 추스르는 동시에 체질을 바꾸며 사상 최대실적으로 성과를 드러냈다. 지주사 전환의 일등 공신이 된 손 회장은 2019년엔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장 겸임 초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지주 회장과 은행장직을 분리해 지주 설립 2년 차인 2020년 3월부터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비은행 수익 비중 30% 목표…“은행 수준 수익 창출”
우리금융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1조76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 대출 중심으로 자산이 늘고 기업투자금융(CIB) 역량 강화에 힘입어 IB 손익이 증가하는 등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균형 성장을 이뤘다.

특히 비은행 부문이 실적 호조를 상당 부분 견인했다. 지주 설립 당시 10% 수준이었던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은 올 상반기 20% 수준까지 높아졌다.

손 회장은 하반기 중점 경영 전략으로 리스크·유동성 관리 외에도 디지털 혁신·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와 자회사 본업 경쟁력 강화 및 그룹 시너지 제고 등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22일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디지털 혁신과 ESG 경영은 시장에서 획기적이라고 평가할만하도록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은행 부문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과감한 지원에도 나선다. 손 회장은 “비은행 부문 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다”며 “각 자회사가 본업 경쟁력을 높이고 각자 비즈니스에서 한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 재출범 당시 우리은행,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 자회사를 두고 있었다. 이후 꾸준히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이익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재출범 첫해 국제자산신탁, 동양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해 각각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꿨다. 2020년에는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해 각각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올해 초엔 부실채권 투자 전문회사 우리금융F&I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말 완전 민영화 성공과 내부등급법 도입을 기반으로 올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중이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은 2019년 10.3%에서 2020년 15.0%, 2021년 17.2%, 올 상반기 18.5%로 상승했다.

손 회장은 “증권사와 보험사, 벤처캐피털 인수합병(M&A)을 통해 2023년까지 비은행부문 수익 비중을 3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며 “장기적으로 은행 수준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수익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비은행 인수합병(M&A) 최우선 순위는 증권사다.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SK증권이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현재 중형 증권사 정도는 무리 없이 인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벤처캐피털(VC) 역시 유력한 인수 후보다. VC 계열사를 직접 설립하는 방안도 있지만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M&A를 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보험사 인수도 노리고 있다.

MZ 플랫폼·간편결제 경쟁력 확보…해외 시장선 ‘선택과 집중’
손 회장은 올해부터 디지털 기반 종합 금융 그룹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로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초혁신 추진’을 목표 자회사들의 기존 플랫폼 서비스를 과감히 재편하고 그룹 차원에서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한 MZ(밀레니얼+Z)세대 특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 저변을 넓히기로 했다.

손 회장은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재창업한다는 각오로 모든 역량을 디지털 대전환에 쏟아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디지털 시대를 가장 앞서 열어나가는 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리금융의 MZ 특화 플랫폼은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다양한 자산에 대한 투자 트렌드를 반영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해당 플랫폼을 기존의 금융 플랫폼과 차별화된 새로운 시스템과 조직문화에 기반한 테크 회사로 육성하고 우리금융의 증권 부문 확대 계획과 연계해 투자지원 특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급성장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와 함께 자회사 간 시너지 제고를 위해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을 선보이기도 했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는 기존 우리페이 서비스를 고도화해 이번 플랫폼을 공동 구축했다.

우리은행 계좌나 우리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개인 고객도 이용할 수 있는 개방성뿐만 아니라 간편결제 편의성을 한층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향후 우리금융과 제휴한 기업별로 플랫폼을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손 회장은 전통적인 이자수익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동남아시아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와 질적 성장, 디지털 금융에 나서고 있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 글로벌부문 부행장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CEO가 된 뒤에도 기존에 담당했던 해외사업을 지속적으로 직접 챙겨온 바 있다.

그 결과 우리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현재 24개국 487개의 네트워크로 늘었다. 이를 통해 특정 국가나 지역의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다른 국가나 지역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전체 글로벌 사업은 계속 우상향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은 ‘선택과 집중’, 진출국별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경제 성장률이 높고, 금융 수요가 높은 동남아 신흥개발국의 경우 고성장, 고수익 리테일 영업 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유럽, 미주, 홍콩, 싱가폴 등 선진국에서는 CIB(기업투자금융) 비즈니스에 중점을 두고 우량 신디케이션 딜, 인프라, 항공기·선박 금융 등 IB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최근 가장 활발하게 해외사업을 펼치고 있는 지역은 동남아시아다. 오랜 기간 공 들여온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3대 법인은 매년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1992년 진출 이후 2014년 한국계 지상사 영업의 한계 극복을 위해 현지 리테일 은행인 소다라를 인수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베트남에서는 1997년 하노이지점으로 출발해 베트남 전역 영업기반 구축을 위해 2017년 법인으로 출범했다. 올 6월 말 기준 16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하반기 하노이와 호치민 지역 리테일 영업 확대를 위해 각 2개씩 총 4개 네트워크를 추가 신설할 예정이다.

캄보디아법인은 3단계 상업은행 진출 전략을 추진 중이다. 1단계로 2014년 소액여신금융사를 인수했고, 2단계로 저축은행을 인수합병했다. 마지막 3단계로 올 1월 상업은행 출범을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ESG-경영전략 연계 강화…실질 성과 창출
손 회장은 올해 ESG 경영을 한층 고도화하고, 경영 전략과의 연계성을 강화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해 초 그룹 중장기전략 및 경영 계획에 ‘ESG경영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포함시키고 ESG 경영 강화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지주와 은행에 ESG경영부와 ESG기획부를 신설하는 등 ESG 전담부서를 뒀고 그룹 ESG 경영에 대한 효율적 의사결정 및 실행력 강화를 위해 그룹사 CEO들을 위원으로 하는 ‘그룹ESG경영협의회’도 설치했다. 이사회 내에는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해 그룹 ESG경영 전반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도 마련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환경경영 핵심 키워드로 ‘순환경제’와 ‘생물다양성’을 설정해 관련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 1월 생태계 회복을 위한 국제적 연대와 자연과 관련된 기업의 정보공개기준(framework)을 수립하는 TNFD(자연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에 국내기업 최초로 참여했다.

3월부턴 WWF와 플라스틱 오염방지 및 순환경제 달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캠페인, 교육, 컨퍼런스 개최 등을 진행하고 있다. Barclays, BNP Paribas, ABN Amro 등과 함께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UNEP FI 순환경제 워킹그룹에도 참여 중이다.

지난 5월엔 산림청과 탄소중립 및 ESG 경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달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서 열린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제15차 당사국총회에서 전 세계 최초로 ‘Business for Land(B4L)’ 이니셔티브 출범을 지지하며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달성과 ESG경영 실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손 회장은 최근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과 그룹의 주요 전략인 ESG 경영을 실행하기 위해 전 그룹사가 200억원을 출연해 우리금융미래재단도 설립했다. 15개 전 그룹사가 마련한 출연금을 재원으로 취약계층 자립지원, 미래세대 성장지원, 일자리 창출 지원, 친환경 지원, 문화·예술·학술 지원 등 다각적인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저소득 소상공인들의 생계지원과 상권회복 프로젝트, 장기적인 치료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 취약계층의 의료비 지원 등을 실시한다. 앞으로 매년 그룹사별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추가 출연해 그룹 공동 사회공헌사업을 규모감 있게 장기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손 회장은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통한 주가 부양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권리확정 기준일(6월 30일)을 명시토록 정관을 변경해 배당 관련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당 150원의 중간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손 회장은 지난 5월 싱가포르에 이어 뉴욕, 보스턴 등 미주 지역에서 IR을 진행하는 등 국내외 투자자 저변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자사주를 잇달아 매입하며 기업가치 제고 의지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손 회장의 현재 보유 자사주는 11만8127주다. 손 회장은 2017년 12월 우리은행장에 취임한 이래 총 19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여 현재 국내 금융그룹 회장 중 가장 많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매입 규모는 11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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