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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숨기면 채무조정 무효화…새출발기금 도덕적 해이 막는다

기사입력 : 2022-08-18 18:00

(최종수정 2022-08-19 00:53)

금융위, 금융업계 실무자 대상 새출발기금 설명회
자산보다 빚 많아야 원금 감면 최대 90%는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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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1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새출발기금 금융권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2022.08.18)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새출발기금’의 윤곽을 공개했다. 최대 90% 원금 감면율은 유지하되 자산보다 빚이 많은 경우에만 원금을 감면하는 등 채무조정 대상자와 채무 기준을 강화하고 엄격한 심사 및 사후 점검 절차를 마련해 도덕적 해이를 막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8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와 함께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권을 대상으로 새출발기금 설명회를 열고 세부 운용방향 초안을 소개했다.

새출발기금은 30조원 규모로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채권을 매입해 채무를 조정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기존 대출을 장기 분할 상환 대출로 전환하면서 대출금리를 낮춰주고, 연체 90일 이상 부실 차주에 대해서는 원금을 최대 90% 감면해준다. 대상은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권 만기 연장·이자 상환유예 지원을 받고 있거나 손실보상금 또는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을 수령한 개인사업자·소상공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새출발기금은 기존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제도를 기반으로 자영업자의 특성과 코로나19 피해의 특수성을 반영해 신청 자격과 금리, 원금 감면의 폭을 조정했다. 신복위 채무조정이 개인의 신용채무 위주인 반면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피해 개인사업자와 법인 소상공인도 지원 대상으로 한다. 대출 종류도 신용대출 외에 담보대출과 보증부대출까지 포함한다. 분할상환 기간은 10∼20년으로 신복위 채무조정(8∼20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개인 채무 중심인 현행 신복위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통한 자영업자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며 “차주의 부실을 단순 이연시킬 경우 부실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원 배경을 밝혔다.

금융위는 도덕적 해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새출발기금의 원금 감면 대상자와 대상채무를 엄격히 제한하는 등 원금 감면 조건을 좀 더 까다롭게 규정했다. 부실차주의 경우 차주별 총 채무액 대비 감면율을 0~90%로 설정했다. 단, 코로나19 피해를 입고 90일이 넘게 연체한 부실차주의 신용채무에 한해서만 원금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90일 초과 연체자에 한해 총부채의 0~80%를 감면해주되 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 중증장애인, 만 70세 이상 저소득 고령자 등 취약 차주에 한해 최대 90% 감면율을 적용한다.

연체 90일 미만 부실 우려 차주를 대상으로는 거치기간을 부여하고 장기분할 상환 지원, 고금리 부채의 금리 조정 등을 지원한다. 금리 감면 수준은 상환 기간에 비례한 저리로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연 3~5% 수준(연체 30~90일 기준)으로 낮춰주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권 국장은 “금리 부분은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균형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차주에 대해서는 원금을 감면하지 않기로 했다.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경우에만 순부채(부채-재산)의 60~80%를 감면해줄 방침이다. 담보가 있는 채무도 원금 감면 대상에서 제외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주택구입 목적이 아닌 대출 목적이 설비나 시설 자금인 경우는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의 연체를 막기 위해 부실 우려 차주 세부 기준은 공개하지 않고 소상공인 신청 시 지원 가능 여부를 통보해주기로 했다.

재산·소득 심사를 철저히 해 은닉재산 발견 시에는 채무조정을 무효화하기로 했다. 권 국장은 “국세청과 연계해 엄격하게 재산·소득 심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업상 사용되지 않는 승용차 구매대출, 고액 자산가의 소액채무 감면 신청 등은 거를 수 있는 심사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주기적 재산조사를 통해 은닉재산이 발견되면 채무조정을 무효로 처리한다. 고의적 연체를 통한 도덕적 해이 방지 차원에선 2년간 채무조정 이용 사실을 공공정보로 등록하고, 1~5년간 신용평가에 반영한다.

금융권의 요구도 일부 받아들였다. 자산 축소 우려와 관련해 금융사가 자체 채무조정을 할 수 있는 ‘동의형 채무조정’을 허용키로 했다. 부실 채권을 헐값에 매각해야 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복수의 회계법인을 선정해 시장가격에 기반한 공정가치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현재 37조~56조원으로 추정되는 소상공인 대출 잠재부실 가운데 새출발기금이 50~80% 수준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권 국장은 “새출발기금은 지난 20년간 운영한 현행 신복위 채무조정의 원칙과 제도의 틀을 유지했다”며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 특성에 맞게 금리나 원금 감면을 일부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9월 말부터 새출발기금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현장 접수를 통해 새출발기금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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