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2014년 이후 1·2위 자리를 9년 연속으로 유지해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이해하려면 시공능력평가의 평가 기준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토목건축 공사업 평가에 있어 국토부는 공사실적평가액·경영평가액·기술평가액·신인도평가액 등을 고려한다.
먼저 공사실적평가액은 최근 3년간 연차별 가중평균 공사실적을 고려한다. 경영평가액은 실질자본금에 입금의존도+이자보상비율+자기자본비율+매출순이익율+총자본회전율 등의 경영평가를 통해 매겨진다.
현대건설은 올해 평가에서 공사실적평가·기술능력평가액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삼성물산은 신인도평가액과 경영평가액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삼성물산은 이 중 경영평가액에서 13조8706억원으로 압도적인 평가액을 기록했다. 2위인 현대엔지니어링이 5조1437억원, 3위인 DL이앤씨가 4조9826억원, 4위 현대건설이 4조2795억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할 때 2~4위를 합친 정도의 경영평가액이 나온 것이다.
올해 삼성물산은 공사실적이나 기술능력평가액 분야에서도 1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상위권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평가에서의 압도적인 기록으로 인해 다른 부분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국토부는 향후 자본금 규모 등 경영능력평가의 비중을 줄이고, 수주 실적·안정성과 같은 요소를 더욱 적절히 반영하는 등의 관리체계 고도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시공능력평가에서는 경영평가액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었다. 2019년 36.1%였던 경영평가액 비중은 2020년 38.2%, 2021년 38.6%, 올해는 40.4%까지 늘어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적관리체계 고도화 등 시공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정확한 방법을 고안하기 위해 조달청에 입찰공고를 마친 상태다”라며 “구체적인 방향은 연구기관 선정 이후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업권에서는 항목별 합산 방식을 폐지하고 공사실적·기술능력 등을 각각 공시하는 방안과 기존 평가 방식에서 항목 배점 조정 등이 다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지난해 DL이앤씨는 기업분할로 기존 회사들과는 달리 경영평점을 1점으로 적용 받았다. 자본금도 다른 방식으로 평가 받았다. 기존법인은 감사보고상의 실질자본금(총자산-총부채)을 인정받지만, 신설법인은 건설업 기업진단지침에 따라 자본금을 재평가 받는다. 2020년 4조4782억원이던 자본금은 2021년 1조2990억원밖에 인정받지 못했다.
올해 DL이앤씨는 이 같은 경영평가 리스크를 떨치고 경영평가에서 4.9조원의 평가액을 받으며 다시 3위에 복귀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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