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실적은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일부 지역의 코로나 봉쇄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SK하이닉스가 13조원대 분기 매출을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까지 분기 최대 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록한 1조3766억 원이었다.
2분기 D램 제품 가격이 하락했지만, 낸드 가격이 상승하며 실적 하락을 만회했다. 전체적인 반도체 판매량도 증가했고, 지난해 편입된 솔리다임(인텔 낸드사업부)의 실적이 더해진 것도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만에 영업이익 4조원대, 영업이익률 30%대를 회복했다. 회사 관계자는 “주력제품인 10나노급 4세대(1a) D램과 176단 4D 낸드의 수율이 개선되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메모리 수요 위축 전망…"투자 계획 신중하게 검토"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호실적을 거둔 SK하이닉스는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가 들어가는 PC, 스마트폰 등의 출하량이 당초 예측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에 공급되는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고객들이 재고를 우선 소진하면서 둔화될 가능성이 있고, 비용 감축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우선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제품 재고 수준을 지켜보면서 내년 투자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전 분기보다 약 1주가량 증가한 상태다.
노 사장은 “현재 재고 수준이 메모리 업계와 고객 단에서 기존의 평균보다 높아지는 경향”이라며 “현재 몇 가지의 시나리오를 두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준비 중”이라며 “상당 폭 CAPEX가 감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메모리 관련 수요는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6개월까진 어렵지만 향후 3개월 정도는 예상 가능한 범위”라며 “기존에는 10월에 내년도 관련 의사를 결정했다면 이제는 8월 말에서 9월 초에 내년도 투자 관련 의사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 사장은 미국의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세계 최초 232단 낸드 양산 발표에 대해 “SK하이닉스는 238단 낸드플래시의 연내 시험 생산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라며 “각자만의 템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메모리 시장은 누가 먼저 개발했느냐 보다는 얼마나 고객 친화적으로 딜리버리하고 빗그로스(비트당 출하량 증가율), 매출, 수익을 달성하느냐 등 비즈니스가 더 중요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제품 전략 지속…내년부터 DDR5 본격 전환"
이날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프리미엄 제품 전략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 전략은 고용량 제품 확대 및 차별적 제품을 확대하는 두 가지”라며 “고용량 제품의 경우 내년 1a(4세대) D램이 본격 확대되고, 서버 분야의 고용량 제품 내에서 저희의 지배력이 높다고 보이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D램인 DDR5와 관련해선 “내년 1~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고사양 컴퓨팅에 필요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DDR5 수요 성장은 높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노 사장은 향후 메모리 시장이 이전과 같이 안정화된 구조를 되찾을 것으로 봤다.
그는 “돌이켜보면 지난 10여년간 메모리 산업은 매우 안정화되어 가고 있고, 최근에는 공급 측면에서 유연성을 가져가기 어려워져 수요 대응이 어려웠다”며 “그럼에도 공급 측면에서 유연성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전체 시장이 정상화된다면, 예전과 같은 형태로 메모리가 안정적인 구조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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