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에 세제 혜택 신청서를 제출하며 이 같은 중장기 투자 계획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두 금액을 합치면 1921억 달러로, 역대급 투자 규모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약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전했다. 계획대로 투자가 진행되면 일부 공장은 2034년 완공 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고, 나머지는 10년 내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공장 2곳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테일러시에도 170억 달러(약 22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신설을 확정지었다.
해당 세제 혜택은 올해 말 소멸된다. 텍사스주 내 기업들은 지난달까지만 인센티브 적용을 신청할 수 있었다. 세제 혜택 만료를 앞둔 삼성전자는 향후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미리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외에도 네덜란드 NXP와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챕터 313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텍사스주 감사관실은 전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미국 사업확장의 실행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중장기 구상일 뿐,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계획 발표는 미국 의회가 내놓은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 통과를 앞두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해당 법안은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약 65조원) 규모의 보조금 지원 ▲반도체 제조사에 25% 세금 공제 ▲공공 무선통신망 혁신 자금 15억 달러(약 2조원) 지원 ▲국제보안 통신프로그램 5억 달러(약 6500억 원) 제공 등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의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법안이다.
이에 기업들은 세제 지원 혜택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직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텔은 200억 달러 규모의 오하이오주 공장을 지난 6월 착공하기로 계획했지만, 최근 착공식을 연기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170억달러 규모의 테일러시 공장 착공식을 열 계획이었지만, 아직 일정을 확정 짓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법안에는 기업에 혜택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은 중국에 투자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28㎚(나노미터) 미만의 미세공정으로 생산되는 고사양 반도체가 대상이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 투자 제한에 대해 “인센티브는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더 많은 투자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가드레일(중국 투자 제한 조항)은 중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저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 법안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해당 법안에 중국 투자 금지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길 바라는 눈치다. 중국에서의 반도체 생산이 사실상 금지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경우 중국 내 반도체 관련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어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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