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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칩4’ 동맹에 난감해진 국내 반도체 업계…최대 수출국 中 눈치

기사입력 : 2022-07-21 16:42

(최종수정 2022-07-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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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美 동맹 제안에 참여 검토
미국과 동맹 통해 앞선 기술력 확보할 수 있어
반도체 수출 60%가 중국…최대 수출국 잃을까 우려

▲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 일명 ‘칩4’(미국·한국·대만·일본) 참여를 국내 정부가 검토하면서 대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은 오는 8월 ‘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네트워크’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엔 ‘칩4 동맹’에 참여 여부를 8월 말까지 결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한국·미국·일본·대만의 반도체 동맹인 ‘칩4’ 참여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칩4 동맹은 설계에 강점을 가진 미국, 생산에 강점을 가진 한국·대만, 소재·부품·장비에 강점을 가진 일본으로 구성됐다. 반도체의 영향력이 커지자 동맹을 결성해 자국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중국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목적이다.

일본과 대만은 칩4 동맹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다만 우리 정부는 참여를 고심하고 있다. 미국에는 글로벌 고객사가 즐비하고 있어 동맹이 필수적이지만, 중국은 최대 수출국이다 보니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1280억달러(약 167조원)이다. 이중 중국이 502달러로 약 39%를 차지한다. 홍콩을 포함하면 약 60%에 달한다. 절반 이상을 중국 시장에 수출하는 셈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다수의 반도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자국 기술 통제로 외국의 반도체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국의 반도체 동맹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는 최악의 경우 반도체 생산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들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전체 매출의 30%가 중국에서 발생한다. 또 중국 현지에서 D램·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이다 보니 자칫하다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업계에선 만일 칩4 동맹에 참여하게 될 경우 과거 사드(THAAD) 배치 때와 같이 중국 정부 차원의 보복 가능성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현지 생산라인 가동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국의 칩4 동맹 참여에 대해 중국의 견제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이 칩4에 참여하게 되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고객사를 잃어 타격이 클 것이라는 시각이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21일자 공동사설을 통해 “칩4 동맹 참여 여부는 한국의 이익과 연관되기 때문에 미국 압박에 대해 한국은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 1280억 달러 가운데 중국과 홍콩에 대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이렇게 큰 시장과 단절하는 것은 상업적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최대 시장이자 전 세계 최대 시장”이라며 “미국이 한국에 던지는 질문은 ‘한미 기술 동맹을 강화하겠느냐’가 아니라 ‘미국의 지정학 정치 광풍을 위해 자기희생을 감내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8일자 사설에서도 “미국의 정치 압박 속에서 한국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불분명하지만, 한국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한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이 분명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칩4 동맹 구성에 반대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자유무역 원칙을 표방하면서 국가 역량을 남용해 과학기술과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하고 있다”며 “미국은 협박 외교를 벌이고 인위적인 산업 이전,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시도한다. 이는 국제무역 규칙을 파괴하고 글로벌 시장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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