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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이어 ‘테크 리더십’ 보여주는 정의선

기사입력 : 2022-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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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품질경영을 디자인으로 레벨업
“아이오닉6, 기술력까지 더해 호평”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현대자동차가 최초 독자생산 모델 ‘포니’ 본격 양산에 들어간지 50년 가까이 된다. 그때만 해도 현대차가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없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초창기 보잘 것 없는 디자인과 싸구려 취급을 받는 어려운 시절을 겪어 품질과 서비스 그리고 디자인과 기술에 이르기까지 하나씩 하나씩 글로벌 레벨로 올라가고 있다.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현대차 디자인 혁신은 이제 기술력 확보로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소비자 사로 잡은 MK 품질경영
현대자동차는 1986년 소형차 엑셀을 선보이며 미국 시장에 첫 진출했다. 중형차 이상에 들어가는 고급 사양을 넣고도 차량 가격은 경쟁사 보다 낮게 책정하는 판매 전략을 썼다.

그 결과 현대차는 미국 진출 첫 해 만에 16만여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미국에 처음 진출한 자동차 브랜드가 세운 최다 판매기록이었다. 다만 잔고장이 잦은 탓에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싸구려’라는 평가도 받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이 같은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품질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 결과물이 1999년 미국에 진출한 EF쏘나타다.

이와 함께 정 명예회장은 미국에서 10년·10만마일 무상 보증을 시행했다. 미국과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무상보증 기간을 3~5년 가량 제공하던 시기다. 신차 품질과 애프터서비스(AS) 경쟁력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자신감이 뒷받침된 것이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현대차는 더이상 가난한 사람이 타는 싸구려는 아니다”며 “도요타나 혼다 이외의 선택지로 고려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후 현대차는 현지화 전략을 가속했다.

2005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가동하며 현지 생산에 박차를 가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는 차량 구입 이후 1년 이내에 실직했을 때 차량을 반납할 수 있는 정책이다.

자동차 회사도 판매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장기적인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노리겠다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정의선식 디자인 경영 ‘레벨업’
이 같은 노력에도 현대차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비해 시장 입지가 좁았다. 제조사는 현지 딜러회사에 판매장려금(인센티브)을 지급한다. 현대차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 탓에 경쟁사에 비해 더 많은 인센티브를 쥐어주고 차를 팔아야 했다.

정의선 회장은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이미 정 회장은 기아 사장 시절 ‘K-세단’ 시리즈 론칭에 성공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아우디 출신의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뛴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차 중형 전기세단 아이오닉6.이미지 확대보기
▲ 현대차 중형 전기세단 아이오닉6.
정 회장은 그룹 경영 전면에 선 이후 디자인 경영을 가속화했다. 스타 디자이너를 영입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혁신을 맡긴 것이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벤틀리 출신의 이상엽·루크 동커볼케가 이끌었고, 기아 디자인 수장에는 BMW·인피니티 출신 카림 하비브를 영입했다.

그 결과물로 현대차는 2019년 새로운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처음 적용한 8세대 쏘나타를 출시했다. 감각적이고 화려하다는 뜻으로 유려한 선을 통해 스포츠성을 강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같은 해 기아도 3세대 K5에 헤드램프와 그릴이 연결된 ‘호랑이 얼굴’ 디자인을 선보이며 호평받았다.

이듬해 제네시스는 3세대 G80에 제네시스 로고를 형상화한 브랜드 공통 디자인을 선보였다. 방패 모양의 크레스트 그릴에 ‘두 줄’ 쿼드램프가 날개를 펼치듯 자리잡고 있다.

아이오닉6, 디자인에 기술까지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핵심 경쟁력인 기술력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현대차 두 번째 전용전기차 아이오닉6는 공기저항 정도를 나타내는 공력계수 0.21을 달성했다.

이는 현대차 역대 최저 수치이며, 글로벌 전기차 가운데서도 최상위급이다. 아이오닉6는 현대차 전기차의 새로운 디자인 요소 ‘스트림라인’이 적용됐다. 100여년 전 항공기 디자이너들이 자동차 업계로 넘어가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실험적인 모델에 주로 쓰던 디자인이다.

이 덕에 아이오닉6는 아이오닉5와 비슷한 배터리를 쓰고도 1회 완충시 주행가능거리가 100km 가량 향상된 524km를 달성했다. 단순히 눈에 보기에 아름다운 것에 그치지 않고 기술적 요소를 접목한 사례라는 설명이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은 “전통적인 자동차 개발 방식은 디자인이 나온 다음 엔지니어들이 다양한 성능 실험을 한다”면서 “아이오닉6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들이 함께 참여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12월께 현대차는 자율주행 레벨3 수준의 기술이 탑재된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G90을 출시할 예정이다. 레벨3는 조건부 자율주행이라고 불리며,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놓아도 주행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을 말한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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