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제 도입을 위한 역대급 실험이 최근 영국에서 시작됐다. 핵심은 급여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이다. 단, 기존 생산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래서 세계 각국이 영국의 이번 실험을 주목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들은 근무시간을 1)주 4일, 32시간(또는 그 이하)으로 하되 급여를 줄이지 않거나 2)주 4일, 35시간(또는 그 이하)으로 하되 급여를 줄이지 않는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한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번 프로그램은 이른바 '100-80-100' 모델에 대한 실험이다. 생산성을 100% 유지하는 대신 근로시간을 기존의 80%로 줄이고 임금은 100% 지급하는 모델이다. 4데이위크글로벌은 "앞으로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근로시간을 줄이는 게 기업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주 4일제 실험을 실시했다. 현재까지 나온 주된 결과는 일주일에 나흘만 일해도 생산성 저하가 없었고 직원들 만족감, 행복감은 크게 향상됐다는 것이다. 주 4일제 실험은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에서 특히 좋은 성과를 냈다.
다만 모든 실험이 다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진행된 주 4일제 실험에서 근로자들은 줄어든 근로시간으로 인해 주어진 업무를 완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문에 휴식 시간이나 동료들과 교류하는 시간 등을 줄여야 했다.
특히 관리직 임원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실적 평가, 생산성 압박 등과 같은 스트레스를 더 받았다고 한다. 주4일제가 반드시 모든 직장인들의 행복도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임원들이 아니라 주 4일제를 바라보는 직원들 입장이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HRM)에 따르면 점점 더 많은 구직자들이 비슷한 임금 조건이라면 주 4일제 도입 기업으로 옮기고 있다. SHRM 관계자는 "주 4일제가 맞지 않은 기업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세는 주 4일제로 가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떤가? 지금 일 하는 시간을 80%로 줄여도 업무에 지장이 없다고 보는가? 만일 그렇다면 일단 주 4일제 도입을 위한 필요 조건은 충족한 셈이다. 문제는 생산성이다. 누군가는 '닷새 일해야 할 일을 나흘만에 끝낼 수 있다면 지금 일을 덜 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 4일제 도입에 앞서 먼저 이 시각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최용성 기자 cys@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