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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에·루·샤 한국 매출 3.2조원…과열된 명품 인기 언제까지?

기사입력 : 2022-04-19 08:01

(최종수정 2022-04-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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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으로 구매 경로 다양해져 국매 매출 상승률 둔화될 수도

서울 모 백화점에 위치한 샤넬 매장 모습./ 사진제공 = 홍지인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모 백화점에 위치한 샤넬 매장 모습./ 사진제공 = 홍지인 기자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가 지난해 한국에서 3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 여파와 수차례 가격을 인상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는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이 가까워짐에 따라 구매 경로가 다양해져 에루샤의 국내 매출 상승률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에루샤의 매출액은 전년(2조3952억원) 대비 34% 증가한 3조2193억원을 기록했다. 1년 새 8200억원에 가량 늘어났다.

가장 크게 매출이 증가한 브랜드는 루이비통이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4681억원으로 전년(1조468억원)보다 40% 급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301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어서 샤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2238억원으로 전년(9296억원) 대비 3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90억원으로 전년(1491억원) 대비 67% 늘어났다.

서울 모 백화점에 위치한 에르메스 매장 모습./ 사진제공 = 홍지인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모 백화점에 위치한 에르메스 매장 모습./ 사진제공 = 홍지인 기자
'명품 중의 명품'으로 통하는 에르메스도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에르메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5275억원, 영업이익 170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6%, 28% 늘었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해 가격인상을 많이 단행한 브랜드일수록 매출 증가율도 높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에루샤는 총 9번 가격인상을 진행했다. 루이비통은 5번, 샤넬은 3번, 에르메스는 1번이다.

루이비통은 알마BB 등 가방류 등의 가격을 최대 10% 이상 올렸고, 주요 제품 가격을 높게는 12.6%까지 조정했다. 샤넬은 스테디셀러인 클래식백 시리즈는 가장 작은 사이즈 제품이 1105만원으로 시리즈 제품 모두 1000만원을 넘어섰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인기 제품들이 품귀현상을 빚으며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났다.

에루샤뿐만 아니라 다른 명품 브랜드들의 실적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디올의 지난해 매출은 6139억원으로 전년보다 87%, 영업이익은 2115억원으로 102% 뛰었다. 보테가베네타의 지난해 매출은 2333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서울 모 백화점에 위치한 루이비통 매장 모습./ 사진제공 = 홍지인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모 백화점에 위치한 루이비통 매장 모습./ 사진제공 = 홍지인 기자
해외 명품 브랜드가 이처럼 호실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코로나19 보복소비 여파와 맞물려 명품 시장이 호황을 이뤘기 때문이다. 또한 연이은 가격인상에 매출과 함께 수익성 개선까지 이루며 큰 폭의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보복소비 심리가 극에 달하며 국내 명품 시장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며 “여기에 리셀, SNS 과시문화 등이 더해져 명품 브랜드가 이처럼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에도 해외 명품 브랜드의 높은 매출 상승률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엔데믹이 다가오며 명품 구매 경로가 다양해져 굳이 국내에서 줄을 서 구매할 필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엔데믹이 되면 해외여행을 나갈때 면세점이나 여행 현지에서 명품을 구매할 수 있게 돼 한국에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이전에 비해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올해와 같은 드라마틱한 매출 상승률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나친 명품 소비로 브랜드 희소성이 떨어졌다는 것도 명품 브랜드에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명품 구매자로 들어서면서 더이상 명품은 ‘돈이 있는 사람’이 사는 희소성 있는 제품이 아니게 됐다”며 “애초에 명품을 구매하는 특수성 자체가 떨어지다 보니 매력도도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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