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부회장은 2012년 대상 입사 이후 2014년 청정원 브랜드 대규모 리뉴얼, 2016년 ‘안주야(夜)’ 브랜드 출시, 2017년 국내 식품 대기업 최초 온라인 전문 브랜드 ‘집으로ON’ 공개 등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그런데 대상그룹 창립 65주년을 맞아 임 부회장이 중역을 맡은 후 속도감 있게 변화하고 있다. 대상홀딩스 관계자는 지난해 임 부회장 승진 당시 “시장 변화에 대한 정확한 정보 습득과 실행, 그룹 차원의 중장기 방향에 대한 일관된 추진을 위해 임 부회장을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임 부회장은 고강도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 사업에 진출하고, 육류 관련 회사를 사들이거나 분할해 회사를 설립하는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그룹 중장기 계획을 그려나가고 있다.
육류 사업으로 식품 포트폴리오 확대
대상그룹은 현재 ‘대상’을 있게 한 미원을 비롯해 1996년 도입한 종합 식품 브랜드 ‘청정원’과 1등 포장김치 브랜드 ‘종가집’을 중심으로 식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육류사업 인수·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기조 강화로 대체육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함에 따라 동물 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들어내는 배양육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대상은 지난해 6월 배양육 배지 전문 기업 엑셀라퓨틱스, 지난 8월엔 배양육 기업 스페이스에프와 업무협약을 맺고 배양육 연구에 착수했다.
같은 달 기존 육가공 사업부를 분할하고 자본금 265억 원을 출자해 ‘대상델리하임’을 설립해 가공육 사업에도 나섰다. 간편 가정식 시장 성장세에 맞춰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가공육을 낙점하고 대상델리하임을 설립했다.
자회사 대상네트웍스는 반경 3㎞내 정육점 고기를 1시간 안에 배송해주는 정육 온·오프라인연계(O2O) 플랫폼 ‘고기나우’ 서비스를 지난해 11월 선보이기도 했다. 고기 상태를 확인하고 가격을 비교한 뒤 원하는 날짜에 배송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대상 관계자는 “대상그룹은 종합식품기업으로서 향후 미래 먹거리 산업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유심히 살피고 미리 대비하고 있다”며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 봤을 때 육류소비는 성장성이 크고 실제로 상당히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에 비해 관련 서비스 성장은 더딘 부분이 있어 관련 사업을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이오·소재 중심 비식품 비중 높여
대상그룹은 비식품 사업 강화를 위해 바이오·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상홀딩스는 지난해 7월 자본금 25억 원을 투자해 의료소재 사업 진출을 위한 ‘대상셀진’을 신규 설립했다. 대상셀진은 녹조류에 속하는 단세포 생물 클로렐라 형질 변경을 기반으로 한 의료용 소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대상셀진은 의료소재 사업 발굴을 위한 포석으로 생명공학을 이용한 화장품·의약품 제조판매업, 식품 및 건강보조식품 제조와 판매 등을 중심으로 한다.
바이오 사업 영역도 넓히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국 라이신 생산 판매 업체 청푸그룹 지분 32.87%를 265억 원에 취득했다. 대상은 2018년 라이신 사업 확장을 위해 이 회사와 100억 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라이신은 닭, 돼지 등 가축 성장과 발육에 도움이 되는 사료에 첨가하는 필수 아미노산이다. 대상은 청푸그룹 지분 취득을 통해 중국 내 제조기반을 마련하고 아미노산 사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화이트 바이오(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제조) 사업도 확대를 꾀하고 있다. 대상은 지난해 11월 400억 원을 투자해 SKC, LX인터내셔널과 고강도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 생산?판매 합작회사 ‘에코밴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대상이 PBAT 사업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코밴스는 국내에 연산 7만 톤 규모 생산시설을 세울 계획으로 상업화를 시작하면 세계 2번째 규모 PBAT 제조사가 된다. 글로벌 친환경 정책에 따라 세계 PBAT 시장 규모는 약 25만 톤에서 2024년 약 50만 톤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상은 미원 조미료로 쌓아온 발효 역량을 활용해 PBAT 주요 원료(스판덱스·폴리우레탄 등의 제조원료인 부탄디올)를 바이오매스 유래 원료로 공급해 친환경성을 높일 계획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시장은 대부분 단일 사업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워 미래 성장동력을 계속 찾아나가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식품 사업에서 연계한 화학·바이오 사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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