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을 중심으로 자동차 시장이 포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차만 팔아서는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이 가운데 PBV는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시간 동안 탑승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이동수단이다.
또는 배달이나 화물운송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정 회장은 “PBV는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해 사회에 활기를 불어 넣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과 3일 열린 현대차와 기아의 ‘2022 CEO 인베스터데이’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PBV 개발 전략이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전동화 플랫폼 ‘eS’를 도입한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이란 문자 그대로 스케이트보드처럼 생긴 차량 하부 뼈대를 의미한다.
샤시 프레임을 늘리고나 줄일 수 있어 소형차부터 대형차까지 제작이 가능하고, 배터리·모터 등 전기차 핵심부품 공용화 비율을 높여 제작원가를 줄이도록 개발된다.
이 같은 플랫폼 위에 용도에 맞게 제작된 차체를 얹을 수 있어 다양한 형태의 차량을 맞춤제작하는 PBV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현재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공간성을 더욱 극대화해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PBV 사업엔 기아가 적극 나선다. 기아는 올해 소규모 배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레이 1인승 밴을 출시했다. 레이 1인승은 소규모 운송이 필요한 1인 사업자나 홀로 여행을 즐기는 수요를 노리고 개발됐다.
가장 큰 특징은 적재 공간이 늘었다는 점이다. 기존 2인승 밴 모델에 동승석 시트를 제거하고 하단에 별도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동승석 발판에도 운전자 개인짐을 보관할 수 있는 추가 적재공간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최대 화물 적재용량은 약 30% 증가한 1628L로 경차 밴 모델 가운데 최대치를 자랑한다. 적재 가능 무게 역시 26% 향상된 315kg다. 적재 바닥의 최대 세로 길이는 191.3cm로 성인 1명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송호성닫기송호성기사 모아보기 기아 사장은 “2030년 글로벌 PBV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PBV 사업은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완성차기업이 내놓고 있는 미래차 전략과 차별화한 포인트다. 단순히 전기차 판매 규모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사업에 진출해 기업가치를 키우겠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는 작년 5.7%인 영업이익률을 2026년 8%, 2030년에는 10%로 끌어올리겠다고 자신했다.
기아도 영업이익률을 지난해 7.3%에서 2026년 8.3%까지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기아는 “2030년 시가총액 10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현재 시총 28조원 보다 3.5배 수준이다. 전기차 판매량 목표는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다.
현대차는 연간 전기차 판매목표를 2026년 84만대, 2030년 187만대로 계획하고 있다. 기아는 2026년 81만대를 기록한 뒤 2030년 120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2026년 165만대, 2030년 307만대다. 2030년 글로벌 점유율은 12%에 이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재작년 현대차그룹은 2025년에 전기차 10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새로운 목표치와 비교하면 판매량은 100만대에서 165만대로 크게 늘었다. 다만 10% 초반대인 점유율 목표는 큰 차이가 없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각 국의 전기차 육성 정책으로 시장 성장세를 고려해 판매 목표치를 수정한 것으로 이해된다.
최근 전기차 목표를 공격적으로 잡고 미국 완성차기업들과 비교된다.
포드는 지난 3일 2026년까지 연간 200만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는 포드는 목표 달성을 위해 약 60조원을 전기차 사업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작년말 GM도 2025년까지 전기차 생산능력 200만대 이상을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기업 규모가 큰 미국 자동차기업들이 정부의 지원까지 더해져 막대한 투자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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