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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내 집 마련’ 꿈 더 멀어졌다…주택구매력 역대 ‘최저’

기사입력 : 2022-03-0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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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가처분소득 높이는 방안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전국과 서울 주택구매력지수(HAI, Housing affordability index) 표. / 자료제공=KB부동산이미지 확대보기
전국과 서울 주택구매력지수(HAI, Housing affordability index) 표. / 자료제공=KB부동산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중산층이 내 집을 마련하기가 역사상 가장 어려워졌다. 지난해 집값 급등과 금리 인상 등으로 전국에서 주택구매력이 역대 최저점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에서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 가격대 집을 사려면 20년 넘게 월급을 모아야 한다.

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주택구매력지수(HAI, Housing affordability index)는 80.9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가장 낮다. 서울에서도 HAI(40.4)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HAI는 우리나라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 정도의 주택을 구매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의 소득으로 대출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 것이다. 쉽게 말해 대출을 받아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을 말한다.

HAI는 100보다 클수록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중간가격 정도의 주택을 큰 무리 없이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며, HAI가 상승하면 주택구매력이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HAI가 높을 경우에는 집값이 저평가돼 있고, 반대로 낮으면 집값이 고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전국 HAI는 2015년 3월 최고점(136.3)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에도 100을 웃돌았지만 작년 3월(99.1) 100 아래로 떨어진 후 ▲9월 97.8 ▲10월 84.9 ▲11월 82.3 ▲12월 80.9로 대폭 하락했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48.9를 찍은 후 ▲10월 42.3 ▲11월 41.1 ▲12월 40.4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위소득 가구가 은행 대출을 끼고 살 수 있는 집 비율인 KB주택구입잠재력지수(KB-HOI)도 서울에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서울 KB-HOI는 직전 분기보다 0.3포인트 하락한 3.5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도시 근로자 3분위 가구(월 소득 501만원)가 살 수 있는 집이 하위 3.5%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2015년 1분기(48.2)와 비교하면 중산층의 주택 구매력 약화 현상이 뚜렷하다.

업계에서는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가운데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맞물린 영향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강북지역(한강 이북 14개 구)과 강남지역(한강 이남 11개 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각각 10억487만원, 15억1210만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10억원과 15억원을 넘어섰다.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6891만원이다.

올해 1월부터는 2억원 이상 대출을 받은 차주를 대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됐다. 이는 대출자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의 일정 비율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대출자가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가 연 소득의 40%(2금융권 50%)를 넘지 못하는 것이다. 오는 7월부터는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한 대출자로 확대된다.

여기에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한국은행의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더해졌다. 최고금리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6%,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5% 돌파가 유력하다.

그렇다면 중산층이 서울에서 중간 가격대 집을 사려면 몇 년 모아야 할까. 연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무려 20년 1개월이다.

서진형 부동산학회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다 보니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는 집값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로자의 가처분소득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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