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를 찾아 시장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돌아온 답변이다. 처음 문을 열고 들어설 때부터 의아한 눈길을 보내더니, 기자임을 밝히자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이 사장님의 얼굴에 스쳐갔다.
마포구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호가를 2~3천만 원 정도 내린 매물들도 있는데, 이 정도 내려서는 소위 말하는 ‘입질’도 잘 안 온다”며, “3월 정도까지는 거의 개점휴업처럼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국부동산원 2월 2주(2.14일 기준) 아파트 매매동향에 따르면, 서울 25개구 중 중랑구·서초구·성동구 등 3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22개 지역의 집값이 모두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로 매수세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짙어진 결과였다. 특히 기자가 찾은 서대문구는 -0.08%의 낙폭을 보이며 서울에서도 가장 하락폭이 큰 지역 중 하나였다. 마포구 역시 -0.06%로 낙폭이 컸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자료에서도 분양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주산연에 따르면 전국 HSSI 전망치는 전월대비 4.7포인트(p) 하락한 71.5로 나타났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에 있는 단지의 분양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매달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분양경기가 긍정적으로 전망된다는 의미이고, 100을 넘지 못하면 그 반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으로도 지난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778건에서 올해 1월 974건(2월 18일 기준)까지 줄었다.
이 같은 판세는 3월 치러질 제 20대 대통령선거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양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국민의힘 후보는 각각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의 부동산 세제 완화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에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관망세를 보이며 시장 전체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대선 이후 다시 집값이 반등할 것이고, 조정국면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대선 후보들이 동시에 GTX 확장이나 재개발 규제 완화 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진단하는 한편, “최근의 집값 하락 추세는 급등했던 집값이 약간 덜어내지는 모습일 뿐 추세하락은 아니고, 대선 이후 다주택자 세제 일시적 완화 등이 실행될 경우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거래가 발생하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