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호석유화학(대표이사 백종훈)은 박찬구닫기박찬구기사 모아보기 금호석화그룹 회장(사진)과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금호석화 이사회는 박찬구 회장의 손을 들어주며 해당 분쟁을 일단락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는 다음 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해에 이은 2차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박 전 상무는 지난 9일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주주제안을 발송했다. 해당 제안의 골자는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2명의 후임 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박 전 상무는 “선친인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M&A, R&D 투자 등에 관심을 가지고 기업을 경영해 왔다”며 “현재 금호석유화학이 사상 최대 호실적임도 불구하고 주가가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함과 더불어 선친의 뜻을 이어 금호석유화학의 경영을 보다 투명화, 합리화하여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이번에 주주제안을 발송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차후에 주주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일반 주주들에게 공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이뤄진 OCI(대표이사 백우석 등)와의 자사주 교환에 대한 제동도 걸었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OCI가 취득한 주식 17만1847주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 박 전 상무는 “OCI와의 자사주 교환은 경영권 방어 외 아무런 사업적 제휴가 없는 것”이라며 해당 신청 취지를 설명했다.
박철완 전 상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상무 지적대로 OCI와의 자사주 교환 등 방어 여력이 충분해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박 전 상무가 2차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지만 지난해보다 긴장감이 약화됐다”며 금호석화 이사회가 박찬구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5월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화 사내이사를 용퇴, 3세 경영을 시작한 것도 다음 달 금호석화 이사회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해 5월 금호석화 사내이사 자리를 내려놨다. 박 회장의 빈자리는 고영훈 중앙연구소장 부사장, 고영도 금호석화 최고 재무책임자(CFO, 전무)가 채웠다.
박 회장의 용퇴로 올해 본격적 경영을 시작할 박준경 부사장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올해 실적 둔화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쏠린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2조 4068억 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을 기록, 전년 7422억 원 대비 224.3% 급증했다. 매출액은 8조 4618억 원, 당기순익 1조9737억 원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금호석화가 주력 제품인 ‘NB라텍스’의 약세로 1조 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NB라텍스의 공급과잉으로 금호석화는 올해 영업이익이 급감할 것”이라며 “9000억 ~1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금호석화 이사회는 올해 정기 주총을 통해 정용선 전 코람코자산신탁 대표와 정진호 더웰스인베스트먼트(주)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금호석화 이사회는 지난해 정기 주총을 통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판결했던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을 영입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 설치 등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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