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건설사들의 행보는 기존 시공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부동산 기획부터 설계, 시공, 사후 운영 관리까지 디벨로퍼로서 역량을 쌓기 위해서다.
한미글로벌(회장 김종훈)은 리츠를 통해 부동산의 전 생애주기를 책임진다는 방침이다. 이달 한미글로벌의 한미글로벌투자운용은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AMC(자산관리회사) 본인가를 획득했다.
한미글로벌투자운용은 코어 자산을 매입 후 매각하는 기존 리츠의 운용 방식뿐만 아니라 비(非)코어 자산의 밸류업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으로 금융 전문가, 투자 분석사 등 자산운용 전문 인력을 지속 확충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조기에 시장 안착에 주력한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리츠 시장 진출을 통해 한미글로벌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부동산 산업의 A부터 Z까지를 총망라하는 종합 부동산 그룹사로 발돋움하게 됐다”며 “한미글로벌투자운용에서 부동산 가치를 판단하고 딜 소싱을 하면 계열사에서 부동산 개발, 설계, 건설사업관리, 시공, 운용, 매각 등 부동산의 전 생애 주기를 책임지는 부동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 해 HDC현대산업개발(대표 유병규)은 HDC자산운용의 인가를 받았다. 리츠를 활용한 금융 구조화 비즈니스 플랫폼 론칭 등 종합금융부동산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입장이다.
투게더투자운용은 2019년 대우건설(대표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 정항기)이 리츠 AMC로 설립한 회사다. 당시 대우건설은 건설과 금융이 결합된 국내 최고의 종합 디벨로퍼로 발돋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25년까지 리츠 20개 이상, 자산운용규모 4조원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운용리츠는 ▲대림 AMC 3개(수탁규모 4239억원) ▲HDC자산운용 3개(5635억원) ▲투게더투자운용 2개(1364억원)다.
호반건설(대표 박철희)도 리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2020년 호반 AMC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리츠 사업을 통해 보유 자산을 유동화하고 확보한 자금을 다양한 사업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리츠는 디벨로퍼로 성장을 꾀하고 있는 건설사들에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이다. 단순히 건물만 짓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지 매입, 기획, 시공 이후의 운영 등 폭넓은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건설사들은 리츠를 통해 모인 자금으로 부동산을 개발, 운영하기 때문에 공사비 일부를 충당할 수 있다. 차입금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도 막을 수 있다. 사업 다각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저유가,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한 주택 사업의 위축 대비도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리츠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국내 리츠 총자산이 사상 첫 70조원을 돌파하며 리츠 도입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리츠협회(회장 정병윤)에 따르면 지난해 리츠 시가총액은 전년 보다 71% 증가한 7조3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4개 AMC가 신규 등록돼 전년 대비 32.5% 늘어났다. AMC는 총 52개다.
이달 현재 공모를 통해 18개 종목이 코스피에 상장돼 있다. 상장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주가 변동과 상관없이 이익의 90%를 반드시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 배당성향의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평가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건설업 자체가 경기에 민감한 산업이다. 건설사들의 사업 다각화 노력은 필요하다”며 “몇몇 건설사들은 단순 시공 말고 개발사업까지 진행해 보자는 맥락으로 디벨로퍼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리츠를 통해 건설사의 소요 자금 조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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