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임유진 기자] 자동차보험이 올해, 4년 만에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될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비자단체는 적자를 이유로 실손보험료를 인상한 만큼, 흑자를 낸 자동차보험에선 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손해보험업계는 손해율 인상 요인이 많고 그동안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일시적인 흑자로 보험료를 인하하기엔 어렵다는 입장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약 3000억원대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흑자는 지난 2017년 이후 4년만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흑자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손해율이 개선된 덕분이다. 주요 손보사의 11월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6.8~98.4%로 지난해 연간 집계된 81.9~107.7%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거리두기 등으로 자동차 운행, 병원 이용이 감소하면서 손해율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소비자단체는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소비자연맹(회장 조연행)은 손보사들이 실손보험료 적자가 심해 보험료를 16% 인상한 상황에서, 흑자가 예상되는 자동차보험료 인하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소비자연맹 측은 "손보사들이 손해율 급등을 핑계로 실손보험료를 인상하고, 자동차보험에서 사상 최대의 이익을 보아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며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등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제 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올해 인상되며, 실손보험 가입자 중 올해 갱신 대상 가입자들의 체감 인상률이 많게는 50%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자동차보험료까지 오를 경우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
반면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손해율이 뛰고 있고, 12월부터 정비업체의 공임비가 인상되는 등 원가 상승 요인인 있는 데다 지난 3년간 매년 1조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공임비가 12월에 4.5% 인상됐으며 11월에 손해율이 올랐고, 12월에도 계절적 영향 등 기저요인이 들어가 손해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누적된 적자도 업계엔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누적된 적자만 7조3727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의 합리적 보험료 결정을 강조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는 시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면서도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보험료 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코로나 19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과 주요 보험사들이 지난해 흑자를 낸 것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정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손해보험업계와 금융당국 간 자동차보험료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1월에 갱신주기가 도래하는 실손보험과 달리, 자동차보험은 인상주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품이기 때문에 보험사가 필요한 시기에 보험요율을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보험사가 당국의 입김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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