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지금은 서울에 온갖 높은 빌딩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잠실에는 120층이 넘는 초고층 마천루인 롯데타워까지 들어섰지만, 불과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고 하면 63빌딩을 첫 손에 꼽았다.
◇ 서울 한복판에 서있는 거대한 금괴, 이중 반사유리로 만들어낸 황금빛 외관
지상 60층, 지하 3층의 이 거대한 건물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63빌딩은 미국의 설계 회사인 SOM(Skidmore, Owings and Merrill)사와 국내 건축가 박춘명 씨가 설계를 맡았고, 당시 대한생명 모기업이었던 신동아그룹에 의해 지난 1985년 완공됐다.
63빌딩은 전체 높이 274m, 구조물 높이 249m, 해발 264m의 건물로, 해발 265m인 남산의 정상보다 불과 해발 1m가 낮다.
건축의 기초는 ‘리버스 서큘레이션’ 공법이 활용됐다. 굴착토사와 안정액·물의 혼합물을 파이프 내부를 통해 역순환시켜 밖으로 배출하는 현장 타설 말뚝공법으로, 초고층 건물을 지을 때 주로 쓰이는 공법이다. 철골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시공됐고, 일부 기둥에 철골재의 박스컬럼이 사용돼 견고함을 높였다.
63빌딩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멀리서 봐도 황금빛으로 빛나는 비주얼이다. 전체 창문만 무려 1만3516장에 달하는 이 압도적인 창문은 이중 반사유리를 활용한 커튼월 공법을 차용했다. 63빌딩은 이를 통해 30%의 열에너지 절약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반사율 45%, 투과율 17~21%의 이 창문들은 태양의 각도에 따라 은색·노란색·황금색·적색으로 변화한다. 출근길에는 은빛의 건물을, 퇴근길에는 황금빛의 건물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전체가 철골구조물로 형성돼있고, 직경 4.5m의 대형 피어 243개가 지하 45m까지를 지탱하며 10만톤이 넘는 건물을 떠받치고 있다. 스마트 빌딩 자동관리 시스템이 탑재돼 건물 내의 이상이나 화재 발생 시에는 컴퓨터에 체크돼 중앙관제실과 방재 센터에서 통제하게 되는 점도 특징이다.
6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이다보니 엘리베이터의 중요성도 큰데, 층 구간별 엘리베이터를 나누는 방식이 주로 쓰이고 있다. 다만 전망대로 빠르게 올라가는 초고속 엘리베이터 2대는 따로 운영되고 있다.
◇ 63아트홀·아쿠아플라넷63 등 가족단위 나들이 장소로도 활용
63빌딩은 한화그룹의 품에 안긴 이후 이 건물은 한화생명을 비롯한 한화 계열사들의 본사로도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63스퀘어에는 한화그룹 사람들만이 아닌 일반인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63빌딩 60층에 위치한 초고층 전시 공간이자 전망대인 ‘63아트’다.
한화그룹은 2008년부터 63빌딩 60층 전망대 공간에 미술관을 개관해 서울의 전망뿐만 아니라 미술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서 재탄생시켰다. 오늘날 63아트는 서울에서 국내외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는 전시 공간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하 2층에 위치한 대형 수족관 ‘아쿠아플라넷 63’도 가볼만한 장소다. 1985년에 개장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국내 아쿠아리움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가족단위 관광객이나 서울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도 주로 찾게되는 장소다. 63스퀘어는 이곳과 63아트를 묶은 패키지 상품도 운영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개최하는 이색 이벤트 ‘63빌딩 계단 오르기 대회’도 빼놓을 수 없다. ‘63 계단오르기’는 63빌딩의 1251개 계단을 오르는 국내 최초의 수직 마라톤 행사로, 신청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특히 ‘이색복장’ 부문에서는 참가자가 원하는 재미있는 캐릭터로 분장해 계단을 오르는 이벤트도 개최되는 등 볼거리가 풍부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는 이 행사도 쉬어가고 있다.
끝으로, 한강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63빌딩의 존재감은 또 한 번 빛을 발한다.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이 이중 반사유리로 코팅된 63빌딩 표면에 번지며 운치있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다보니 각종 TV 프로그램에서도 63빌딩을 찾았다. MBC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도전한 63빌딩 외벽 청소 아르바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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